Ⅰ. 서론
리츠(Real Estate Investment Trusts, REITs)는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이나 부동산 관련 지분에 투자하고, 운용수익·매각차익 등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부동산 간접투자상품’을 의미한다. 저금리·저성장·고령화 시대, 꾸준한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 인컴형(income) 투자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리츠는 일반 투자자에게 안정적이고 투명한 현금흐름을 제공하는 대체투자(alternative investment)로 각광받고 있으며, 부동산 서비스 부문의 효율적 성장을 자극하는 선도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주요국 금융감독기관들도 주택시장으로 집중되는 가계 유동성을 간접투자 시장으로 분산시키고, 기금 지원 및 세제 혜택, 자산 대형화·다각화 유도, 앵커(anchor) 투자자 참여 지원, 상장요건 기준 완화 등의 다양한 제도적 지원을 통해 리츠 시장의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그림 1>).1)
2020년 기준 글로벌 상장 리츠시장의 규모는 2조 달러(약 2,250조 원)를 넘어섰고, G7을 포함한 40여 개국 900여 개의 상장 리츠가 활발히 운용 중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충격이 있기 전까지 글로벌 리츠의 총수익률(자본 수익률+배당 수익률)은 연평균 13.8%(2009∼2020)에 달했고,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경기회복, 각국의 완화적 통화정책, 대체투자 시장의 성장을 위한 제도적 지원 등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성장세를 시현해 왔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가 심각한 경기침체와 봉쇄조치(lock down)를 야기하며 글로벌 주요 리츠의 배당 및 수익성을 크게 악화시키기도 했으나, 온라인 쇼핑/콘텐츠와 같은 비대면(untact) 수요가 확대되며 데이터 센터, 셀타워(통신탑), 유통물류 관련 리츠 섹터의 성장을 더욱 자극하기도 했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각국의 대규모 재정정책이 추진되고 있고, 글로벌 경기의 리플레이션(reflation) 전환과 저금리 추세 지속, 경제봉쇄 이후 축소되었던 배당금 회복 등이 예상되고 있어 향후 리츠 시장의 안정적 회복이 전망된다(<그림 1>, <그림 2>).2)
글로벌 리츠 시장은 미국이 주도하고 있다. 1960년대 처음 도입된 미국 리츠는 수익성과 안정성 면에서 대중적인 부동산 대체 투자자산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특히 2000년 이후 자본시장과 부동산 시장의 통합 과정에서 부동산 자산의 유동화 및 증권화 흐름에 맞춰 크게 성장한 바 있다. 감독당국은 엄격한 정보공개와 배당 의무 등 법적·제도적 장치를 통해 안정적인 투자 환경 제공에 집중하고 있으며, 자산 포트폴리오의 다양성 확보를 통해 꾸준한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한편, 미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들은 2000년 이후 리츠 제도를 도입하였으며, 일본, 호주, 싱가포르, 영국에서 꾸준한 성장을 보여주었다, 특히 싱가포르(S-REITs)의 경우, 2002년 리츠 제도를 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2020년 기준 상장 리츠의 시가 총액이 GDP 대비 17.4%, 자국 주식시장 시가총액 대비 리츠 비중이 21.0%에 달할 정도로 급격한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상장 리츠 중심의 성장 전략, 활발한 자산 매입과 M&A 추진, 투명한 정보제공 의무 등 장기간에 걸친 정부 지원과 제도 개편이 리츠 시장 활성화에 큰 역할을 담당했다는 평가다(신용상, 2021).
일본 리츠(J-REITs)는 외부 종합부동산회사가 앵커 역할을 수행하는 계열 리츠(captive REITs) 중심으로 성장했으며, 자산 운용, 수탁, 자금 조달, 행정 업무를 제 3자가 지원하는 특징적인 구조를 가진다. 아베 정부 이후 일본 중앙은행(BOJ)이 대규모 투자를 추진하며 성장했고, 최근 코로나19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M&A를 통한 포트폴리오 다각화 및 대형화 전략을 추진 중이다.3) 이 외에도 호주 리츠(A-REITs)는 초기 위탁관리 방식으로 운용되다가 미국식 자기관리형 리츠를 결합한 스테이플드 리츠(Stapled REITs)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홍콩 리츠(LINK REITs)는 최근 중국 본토 부동산 자산을 포트폴리오에 편입시키며 성장 잠재력을 키우고 있다.4)
반면 국내 리츠 시장은 2021년 3월 기준 13개 상장 리츠가 운용 중이며, 자산 총액은 6.1조 원 수준에 불과하다. 2001년 제도 도입 이후 외형적으로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지만, 시장의 규모와 영속성, 일반 투자자의 시장 접근성 면에서 선진국과 비교해 기대에 미치지 못한 수준이다. 공모 리츠와 사모 리츠 간 세제 혜택에 차이가 없어 상장을 통한 규모 성장 유인이 부족했고, 부동산펀드와 유사한 형태로 사업이 진행되면서 영속성이 약한 특징이 있었다. 또한 투자 유형이 주택, 오피스, 리테일 등 상업용 리츠에 집중(전체 리츠 자산 규모의 약 95%)되어 다양한 자산 포트폴리오 구성에 한계를 보이며 투자 매력도가 제한된 결과다.
이처럼 글로벌 리츠 시장은 시장 구조 및 성숙도, 제도적 지원 방향, 규모 및 범위의 경제 효과 여부 등에 따라 차별적으로 성장했다. 특히 법인수익의 대부분을 배당으로 지급하는 대체상품의 특성 상 배당금 지급 규정(payout rule), 레버리지 제한(leverage restriction), 세금 감면(tax exemption) 등의 제도가 리츠의 성장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자료포락분석(data envelopment analysis, DEA)을 기초로 글로벌 주요 상장 리츠의 운용성과(operational performance)를 정량적으로 평가하고, 규모, 제도, 배당, 자산 구성과 같은 주요 변수와의 연관성을 찾고자 하였다. 특히 개별 리츠의 성과를 독립적으로 평가하고 국가별, 자산 구성별, 규모별, 제도별 요인을 구분하여 국내 리츠 시장의 효율적 성장 방안에 대한 시사점을 찾는데 집중하였다.
이하 2장에서는 리츠의 운용효율성 추정과 관련된 선행연구를 정리하고, 3장에서는 성과 평가를 위한 분석모형을 소개, 4장에서는 실증분석 및 결과 해석, 5장에서는 결론 및 시사점을 도출한다.
Ⅱ. 선행연구
Anderson & Springer (2003), Anderson et al.(2004)은 리츠의 운용 효율성이 투자 포트폴리오의 수익성 향상과 리스크 관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주장했으며, 리츠의 운용성과를 적절히 평가(performance measurement)하고 비효율의 발생 원인을 찾아 보완하는 것이 리츠의 시장성을 유지하는 중요한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즉, 여타 금융기관과 동일하게 리츠 역시 특정 산출물(임대소득, 배당 등)을 생산하기 위해 생산요소(노동, 자본)를 투입하는 생산단위로 정의할 수 있으며, 운용 효율성 향상을 통해 리츠의 시장가치는 성장한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5)
이후 리츠의 운영 효율성(efficiency)을 평가하기 위한 많은 연구가 이어졌고, 대표적으로 Beracha et al.(2019)은 US 리츠의 비용 대비 수익 지표를 효율성 지수로 정의한 뒤, ROA, ROE, 신용 리스크, 배당(dividend) 등과의 관계를 분석한 바 있으며, 상대적으로 효율적인 리츠가 성과면에서도 우수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자산 포트폴리오의 다양성(지역, 투자 섹터 등)이 수익성 향상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으며, 리츠 간 효과적인 인수합병에 대한 실증적 증거를 제공했다는 것이 특징적이다. 이 밖에도 Anderson et al.(2002), Devaney & Weber(2005) 등도 리츠의 수익과 비용 지표를 이용한 효율성 산정 분석을 시도했으며, 리츠 시장에 존재하는 규모의 경제 효과와 기술적 비효율(technical inefficiency)에 대한 정의를 설명했다. 또한 Bikker & Haaf(2002), Bonin et al.(2005), Jacewitz & Kupiec(2012) 등은 비이자 지출(non-interest expense)을 수익 또는 순수익(net income)으로 나눈 값을 효율성 지표로 적용한 바 있고, 리츠뿐만 아니라 여타 금융기관의 효율성 산정 지표로 활용하는 것과 동일한 접근법을 설명했다. 한편, 리츠의 자본구조와 관련된 국내연구 신용상(2021)은 아태지역 8개국 총 570개 상장 리츠를 대상으로 스폰서(앵커)의 존재가 리츠의 레버리지(자금조달), 성장 가치(시장가치) 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으며, 강력한 스폰서가 외부로부터 공격적인 자금조달을 통해 성장 기회에 기여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Dogan et al.(2019)은 개별 국가가 가진 제도적 차이가 리츠의 자본구조(capital structure)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으며, 특히 배당 정책이 강한 국가의 리츠가 높은 부채비율을 보인다고 주장했다.
한편, 효율성 추정의 대표적인 방법론 중 하나인 자료포락분석을 통한 리츠 효율성 추정 연구도 상당히 진행되어 왔다. Charnes et al.(1978)에 의해 제안된 자료포락분석은 비모수적 접근방법(non-parametric approach)으로 생산가능집합(production possibility set) 내부에 위치한 특정 생산단위의 효율성 수치를 생산경계(production frontier)와의 거리로 측정한다. 특히 개별 의사결정단위(decision making units, DMUs)의 상대적 효율성(relative efficiency) 추정이 가능하고, 투입·산출 변수의 설정, 처분성 가정(disposability assumption), 잔여변수(slack variables)의 처리 등을 통해 다양한 효율지표를 고려할 수 있어 연구 범위가 꾸준히 확장되는 추세다(<표 1>).
투입물 | 산출물 | 연구대상 | |
---|---|---|---|
Anderson et al.(2002) |
운영비용 일반관리비용 이자비용 |
모기지 자산 자기자본 기타 자산 |
미국 1992~1996 |
Devaney & Weber(2005) |
장부가치 자산 판매관리비 |
평균 월별 수익률 총 분산 Beta risk |
미국 1995~2000 |
Zheng et al.(2011) |
자본 순자산가치, 인적자본(고용인원) 운영비용 |
수익 이윤 |
중국 2009 |
Chiang et al.(2016) |
자산운용지출 관리비용 |
총자산, 총이윤 |
싱가포르 2007~2015 |
Chuweni & Eves(2017) |
운영비용 일반관리비용 이자비용 |
총자산 |
말레이시아 2007~2015 |
Jreisat(2017) |
운영비용 일반관리비용 이자비용 |
총자산 기업가치 |
호주 20014~2011 |
Yilmaz et al.(2019) |
총부채, 자기자본, 운영비용, 마케팅 비용, 자금조달 비용, 이자비용, 실물 자산 및 재고 |
순자산가치, 순이윤, 총자산, 마케팅 비용, 시가총액, 연평균 수익률, 총이윤, 총부채, 실물자산 |
Turkey 2007~2016 |
Harun et al.(2012) |
운영비용 일반관리비용 등록비 및 이자비용 |
총자산 총이윤 순자산가치 |
말레이시아 2007~2009 |
대표적으로 Anderson et al.(2002)은 투입지향 거리함수(input-oriented measure)를 적용하여 1992~1996년 미국 리츠의 운용 효율성을 평가했고, 리츠 규모의 확대를 통해 규모의 경제효과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내부 경영(internal management)이 효율성 향상을 유도한 반면, 레버리지 증가는 효율성 하락과 연관된다는 실증적 증거를 제공한 바 있다. Chuweni & Eves(2017)는 2007~2015년 17개 말레이시아 리츠(M-REITs) 데이터를 활용하여 효율성의 동태적 변화(dynamic efficiency change)를 추정한 연구를 진행했다. Malmquist productivity index를 적용한 분석결과, 표본기간 M-REITs의 생산성은 평균 14.9% 하락했으며, 효율변화(efficiency change)가 전반적인 생산성 하락의 원인이라 주장했다. 이와 유사한 Jreisat(2017)은 투입 지향(input-oriented) Malmquist productivity index를 적용하여 2004~2011년 호주 10개 리츠(A-REITs)의 생산성 변화를 추정했으며, 표본기간 A-REITs의 총요소생산성(total factor productivity)이 2.4% 하락했으며, 규모 비효율(scale inefficiency)이 연평균 0.6% 발생하는 결과를 도출한 바 있다. 한편, Devaney & Weber(2005)은 효율성 산정에 있어 리스크와 같이 바람직하지 않은 산출물(undesirable output)을 고려할 수 있는 방향거리함수(directional distance function)을 적용하여 섹터별 비효율성을 추정했으며, 리스크를 고려한 효율성 산정의 중요성을 주장한 바 있다.
<표 1>에 정리된 바와 같이, 자료포락분석을 적용한 리츠 효율성 추정연구는 국가, 시기, 분석방법 등 다양한 관점에서 진행되어 왔다. 이는 리츠가 단순한 투자 상품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투입요소가 결합되어 나타난 생산활동의 결과이며, 투입요소 간 대체효과(substitution effect), 비효율의 발생 요인 등을 구체적으로 정의할 수 있는 의사결정단위로 정의한 것이다. 이에 본 연구는 산출 지향 거리함수(output-oriented measure)를 적용하여 2015∼2020년 글로벌 상장 리츠(총 1,496개)의 운용 효율성을 추정한다. 특히 국가별, 섹터별 리츠 효율성 수치를 비교하고 규모, 자산 유형, 수익성과 같은 내부 요인뿐 아니라, 배당 정책, 레버리지 제한 같은 법률적 차이에서 발생하는 격차를 계량적으로 분석하는 것이 주목적이다.
Ⅲ. 실증분석 모형 및 데이터
본 연구는 글로벌 상장 리츠의 운용 효율성을 추정하기 위해 <식 1,2>와 같은 선형 프로그래밍(linear programming)을 적용한다. 산출 지향 거리함수를 기준으로 <식 1>은 규모수익불변(constant retsurn to scale)을 가정한 최적화 문제이며, 주어진 투입물 벡터, xi = [xi1,...,xik], 산출물 벡터, yj = [yj1,...,yjk],로 형성된 생산경계 내에서 임의의 의사결정단위 q = [q1,...,qk]T 의 효율성을 평가한다. 여기서 λ = [λ1,...,λk]T는 효율적 생산경계를 형성하는 일종의 가중치(weights)로 특정 기준에 따라 컴퓨터 시뮬레이션 과정에서 자동으로 생성된다. 만약 특정 의사결정단위가 생산경계에 위치하는 효율적 단위일 경우 선형 프로그래밍을 통해 추정된 값 θq은 1의 값을 가지며, 이를 Farrell의 효율성 개념을 적용한 역수의 형태로 전환하여 0과 1사이의 값을 갖는 효율성 수치(δq)로 전환된다. 즉, 특정 의사결정단위의 δq 값이 1에 가까울수록 최적의 (기술)효율로 정의되며, 반대로 0에 가까울수록 (기술적으로) 비효율적인 생산단위로 구분된다.
언급한 바와 같이, <식 1>에 의해 정의된 기술효율(technical efficiency, TE)은 투입물의 증가 없이 산출물의 확대가 불가능할 때 효율적 상태로 정의한다. 여기서 기술효율은 다시 순수기술효율(pure technical efficiency, PTE)과 규모효율(scale efficiency, SE)로 구분될 수 있는데, 이를 수식으로 표현하면 TECRS=PTEVRS×SE이며, PTEVRS는 <식 2>와 같이 가중치 λ에 대한 가정을 변형하여 추정할 수 있다(Fare et al., 1994).6) 여기서 규모효율은 생산단위가 장기적으로 최적 생산규모(long-run optimal scale)에서 생산하지 못해 발생하는 비효율로 정의할 수 있다.
실증분석을 위한 변수는 앞서 언급된 선행연구를 기초로 3개 투입물(운영비용, 순영업비용, 이자지출)과 3개 산출물(총수익, 총이익, 순자산가치)을 적용했으며, 표본은 2015~2020년 글로벌 상장 리츠 중 데이터 결측치를 제외한 1,496개 리츠이다. Yilmaz et al.(2019)은 글로벌 리츠 데이터 추정에 있어 국가별 환율(exchange rate) 격차에 오는 오류 가능성을 지적했는데, 본 연구는 환율 왜곡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피하기 위해 각 변수를 개별 총자산(total asset)으로 나눈 값으로 실증분석을 진행했다.7) 운영비용은 리츠 운영상에 발생하는 모든 비용(인건비, 등록 및 관리비 등)을 포괄하며, 부동산 자산에서 발생하는 비용만을 의미하는 순영업비용(net operating expense)과 자산취득, M&A 등을 위한 부채조달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자비용(interest expense)을 고려했다. 산출변수는 임대수익 및 자본수익을 포괄하는 총이익(total earning)과 법인세 등 과세 항목을 제외한 순이익(net income) 변수를 포함했으며, 기업의 성장가치를 대리하는 순자산가치(=자산-부채, net asset value)를 추가적으로 고려했다(<그림 4>, <그림 5>).
Ⅳ. 분석결과 및 해석
<표 2>, <표 3>은 산출지향 거리함수로 추정한 국가별 리츠 효율성 수치이다.8) 먼저 글로벌 상장 리츠의 전체 평균 효율성 수치는 2015년(0.716) → 2016년(0.734) → 2017년(0.728) → 2018년(0.723) → 2019년(0.719) → 2020년(0.688)로 변화하고 있으며, 표본기간 평균 28.2%의 비효율이 존재했다. 특히 2020년 효율성 수치가 전반적으로 하락한 경향이 확인되는데, 코로나19 팬데믹 충격으로 글로벌 리츠 자산의 수익성이 둔화(자산가치 하락, 임대수익 감소)된 결과로 보인다.
국가별 효율성 수치를 비교해 보면, 태국(0.910), 싱가포르(0.831), 호주(0.821), 말레이시아(0.817) 리츠의 효율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반면, 스페인(0.555), 한국(0.563), 네덜란드(0.586), 홍콩(0.603) 등은 평균 이하의 효율성을 보였다. 특히 상장 리츠 시장이 상대적으로 활발한 국가 중 일본(0.750), 호주(0.821), 영국(0.766), 싱가포르(0.831) 등은 평균 이상의 효율성 수준을 보인 특징이 있다(<표 2>, <표 3>).9)
생산경계를 형성하는 효율적 리츠는 2016년 6개에서 2017년 16개로 증가했으나, 이후 2020년 11개까지 감소하는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국가별로는 미국(29개), 호주(12개), 일본(7개), 싱가포르(6개) 순서이며, 국가별 총 상장 리츠 대비 효율적 리츠 비율을 비교한다면, 호주(10.6%), 남아공(7.4%), 싱가포르(6.9%), 미국(4.1%) 순서로 분석됐다(<그림 6>,<그림 7>).10)
다음으로 리츠 섹터별 효율성 수치를 보면, 유통물류(0.820), 호텔(0.811), 창고(0.764) 리츠가 평균 이상의 효율성을 보인 반면, 모기지(0.655), 아파트(0.655) 등 주거(레지던스) 관련 리츠의 효율성은 상대적으로 낮은 특징을 보였다. 그러나 코로나19 충격이 반영된 2020년은 각국의 봉쇄조치와 경기침체가 겹치며, 호텔/쇼핑센터 관련 리츠의 효율성이 크게 둔화된 반면, 물류/오피스 리츠는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인 것으로 계측되었다. 언급한 바와 같이 비대면 문화 확산, e-Commerce 확대, 데이터 및 물류 센터 수요 증가 등 코로나19와 4차 산업혁명(5G, 클라우드 등)이 만들어낸 사회 전반적인 변화가 산업용 물류 리츠의 수익성 성장을 자극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주거(레지던스) 관련 모기지(0.655)/아파트(0.655) 리츠는 평균적인 낮은 효율성 수치를 보여주고 있는데, 코로나19 충격이 반영된 2020년의 효율성 하락폭도 큰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대부분의 주거용 리츠 자산이 대도시 내 다세대 주택인 상황에서 경기침체에 따른 임대료 하락, 인구밀도가 높은 대도시의 다세대 주택 기피 현상, 재택근무로 인한 도심 거주 유인 감소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그림 8>, <그림 9>).11)
다음으로 본 연구는 리츠 효율성 변화의 결정요인을 panel Tobit 모형을 통해 추가적으로 분석한다. 특히 국가별 레버리지 제한 규제와 배당 정책의 차이에서 오는 효율성 변화를 파악하고, 나아가 리츠의 규모 및 자산 구성에 따른 운영 성과의 변화를 분석해 보았다(<표 3>).12)
<표 4>에 정리된 바와 같이, 각국 감독기관은 리츠에 대한 레버리지 제한(leverage restriction)과 배당 의무 규정(payout rule)을 정의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 일본, 프랑스, 캐나다 등은 리츠의 레버리지 제한 규정이 없으며, 이들 국가 내 리츠는 수익의 대부분을 배당으로 지급하는 상황에서 M&A,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 등에 필요한 자금을 외부에서 조달하는데 더욱 적극적인 경영 전략을 보일 수 있다. 반면, 그 외의 국가들은 리츠의 외부 자금조달을 일정 수준 이하로 제한하며 안정적인 대체투자상품임을 더욱 강조하는 경향이 있어 재무적 리스크가 안정적으로 관리될 수 있다.
또한 배당금 지급 규정은 리츠의 수익을 정의하는 방식에 따라 약간의 차이만 있을뿐, 대부분의 국가에서 강제하고 있다(말레이시아, 호주, 캐나다 제외). 기업 수익을 내부 유보자금으로 남겨 향후 대체투자 및 사업운용에 활용할 수 있다면 중장기적으로 기업의 부채 조정, 사업 확대 및 안정성 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일반 투자자의 투자 매력도를 하락시켜 자산 성장을 제약한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본 연구는 레버리지 제한, 배당금 의무 규정 등 각국의 규제 차이가 리츠의 운용 효율에 미치는 영향을 추가적으로 분석해 보았다.
실증분석은 2015~2020년 총 1,496개 글로벌 상장 리츠를 대상으로 하며, 종속변수는 앞서 자료포락분석을 통해 추정한 효율성 지표를 그대로 적용한다. 독립변수는 규모(size), 수익(ROA), 레버리지 비율(L.Ratio)의 정량변수와 자산구성(Dtype), 레버리지 제한(DRestriction) 및 배당금 의무 규정(DPayout) 여부를 반영한 더미변수(dummy variables)를 포함하며 분석모형 및 분석결과는 다음과 같다.
우선 리츠 규모는 효율성과 양(+)의 관계를 보이며 유의수준 1%에서 강한 통계적 유의성을 보였다. 기업의 규모는 기업의 질을 대리하는 변수로 자주 활용되는데, 리츠의 경우 시가총액이 커질수록 보유한 실물 자산이 양질의 대규모 부동산인 경우가 많아 나타난 결과로 예상된다(Johnson, 2003). 또한 리츠도 규모가 커질수록 비용 절감, 거래비용 감소와 같은 규모의 경제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되며, 최근 해외 주요 리츠들이 공격적인 M&A를 통해 자산 규모를 확대하는 것이 운용 효율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다음으로 ROA는 주로 기업의 수익성을 대리하는 변수로, 예상과 같이 리츠의 운영효율성과 유의수준 1%에서 강한 양(+)의 관계를 보여주고 있다. 한편, 총자산 대비 총부채 비율로 정의한 레버리지 변수는 리츠 효율성과 음(−)의 관계를 보이며, 역시 유의수준 1%에서 강한 통계적 유의성을 보인다. 즉, 수익의 대부분을 배당금으로 지급해야 하는 리츠는 운용자금 조달에 관한 선택에 문제에 직면하는데, 레버리지 규제 하의 적절한 부채관리가 리츠의 효율 향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표 5>).
다음으로 리츠 자산 특성에 따른 효율성 격차를 분석하기 위해 쇼핑센터, 헬스케어, 지역상점, 오피스, 아파트, 유통, 호텔, 조립식 주택(manufactured home) 등으로 더미변수를 적용했으며, 분석결과 유통, 호텔, 조립식 주택 더미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양(+)이 값이 계측된 반면, 아파트 더미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음(−)의 값을 보였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4차 산업혁명(데이터 센터, 클라우드, 셀타워 등)과 코로나19 팬데믹을 경험하며 비대면 중심의 거래 수요가 급등했고, 이는 유통, 물류, 데이터, 셀타워와 같은 산업 리츠의 임대수요를 자극하고 있으며, 리츠 운용의 효율성 향상으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아파트는 소비자 기호 변화, 도심권 임대수요 감소, 재택근무 확산 등의 영향으로 타 리츠 대비 효율이 낮은 것으로 계측됐다. 특히 아파트 리츠의 경우, 각국 정부가 수익성보다는 주택공급의 공공성에 초점을 두고 사업을 진행하여 여타 리츠 대비 낮은 효율을 보인 것으로 판단된다.
마지막으로 리츠 관련 제도적 차이에서 오는 효율성 격차를 확인하기 위해 레버리지 제한 규제, 배당금 지급 의무 규정 여부를 더미변수로 추가하여 분석한 결과, 레버리지 제한 규제 변수는 효율성과 양(+)의 관계를 가지며, 유의수준 10%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보였다. Myers & Majluf(1984)는 효율적 기업이 부채 혹은 신주발행과 외부 자금조달방식보다는 내부 자금조달 방식을 선호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즉, 적절한 부채관리가 효율적 기업운용의 필수 조건이며, 실증분석 결과를 통해 내부 자금의 효율적 운영을 통해 부채를 조정하는 리츠가 높은 효율성을 보여준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반면, 배당금 의무 규정 변수는 리츠 효율성과 양(+)의 관계를 보이지만 통계적 유의성은 낮게 계측되었다. 이는 배당 의무 규정이 없는 국가 내 리츠들도 실제 90% 이상의 배당 지급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어 규제 적용 효과가 사실상 상쇄된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
Ⅴ. 결론
저금리·저성장·고령화 시대에 접어들며, 투명하고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 대체투자에 대한 관심이 증대하고 있으며, 리츠는 일반 투자자에게 지속적인 인컴형 투자로 각광받고 있다. 이에 본 연구는 2015∼2020년 글로벌 상장 리츠 데이터를 활용하여 각 리츠의 운용 효율성을 추정하고, 효율성 변화의 결정요인을 추가적으로 분석해 보았다. 특히 국내 리츠 시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장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시장 활성화가 빨랐던 글로벌 리츠의 성장 배경을 분석하고, 구체적인 제도적 지원 방향을 모색하는 것이 연구의 주목적이다. 리츠 효율성 산정을 위해 자료포락분석의 산출 지향 거리함수를 적용했으며, 국가별, 규모별, 자산 구성별 효율성 격차를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리츠 섹터별 효율성 비교를 통해 코로나19 충격에도 불구하고, 유통물류, 데이터 센터, 셀타워 관련 리츠의 차별적 성장세를 확인할 수 있었던 반면, 아파트, 모기지 등 주택 관련 리츠의 상대적 비효율을 파악할 수 있었다.
다음으로 Panel Tobit 모형을 적용하여 리츠 효율성 변화의 결정요인을 분석했으며, 분석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자료포락분석을 통한 효율성 추정 결과가 동일하게 리츠 규모의 확대가 효율성 향상을 유도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규모 확대에 따른 운용비용 절감 등 규모의 경제 효과가 확인된다는 뜻이며, 리츠 간 M&A를 통한 효율 향상 가능성을 시사한다. 둘째, 리츠의 부채비율이 운용 효율과 뚜렷한 음(−)의 관계를 보이며,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를 보였다. 이는 Anderson et al.(2002), Dogan et al.(2019)의 연구결과와 다르지 않으며, 과도한 부채가 이자비용 등 운용 상의 비효율을 야기한 결과로 보인다. 특히 레버리지 제한 규정이 있는 국가 내 리츠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효율을 보였는데, 레버리지 감독을 통해 리츠의 안정적 성장에 기여한다고 보여진다. 마지막으로 일정 수준의 배당금을 지급해야 하는 의무 규정은 개별 리츠 효율성과 뚜렷한 통계적 관계를 보여주지 않았으며, 이는 배당금 의무 규정이 없는 국가 내 리츠도 대부분 90% 이상의 수익 배당을 지속적으로 유지한 결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