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론
주택의 가격은 그것을 구성하는 다양한 특성들에 의해 결정된다. 이때 주택가격과 그것에 영향을 미치는 특성의 관계는 일반적인 헤도닉 분석에서 다중선형회귀분석에 적용하기 용이하도록 선형적·독립적으로 묘사된다. 그러나, 이러한 가정은 실제 가격 효과를 왜곡적으로 추정할 가능성을 내포한다. 특히, Clapp & Salavei(2010)에서 제시된 바와 같이, 재개발 가능성이 시장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 직접 관측되는 속성 이외의 가격 효과가 시장 가격에 반영될 수 있으므로, 이때 관련 변수가 갖는 가격 효과를 선형적으로 묘사하는 것은 실제 가치 결정구조를 편향적으로 측정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본문은 우리나라 아파트 시장의 분석에 있어 주택의 노후년수에 따른 비선형적 가격 효과를 고려할 필요성에 대하여 탐구한다. 본문에서 주목하고 있는 것은 본질적으로 주택이 토지와 건물의 결합 자산이며, 그 두 요소의 가치 변화 모두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이때 건물의 가치와 토지 모두는 노후년수의 상승에 따라 가치변화를 일으키나, 그 맥락은 다르다. 건물의 가치는 년수가 지날수록 감가상각을 일으키므로 점진적 가치하락을 일으킨다. 일반적인 헤도닉 가격 모형에서 고려되는 노후년수의 가격효과가 이것이며, 따라서 노후년수와 아파트 가격 간의 선형관계가 가정된다. 한편, 아파트의 소유는 그것으로 인해 획득된 토지의 잠재적 개발이익과도 관련되어 있다. 그러나 토지의 기대 개발이익이라는 속성은 어디까지나 잠재적 속성으로 소유자에게 즉각적인 효용이나 가치를 공여하지 못한다. 뿐만 아니라, 특히 우리나라에서 아파트의 재개발은 당국의 허가 아래에서만 시행될 수 있기 때문에 일정 연한이 되기 전까지는 일반적으로 재개발의 가능성을 고려하기는 어렵다. 그러므로, 재개발을 통한 토지의 잠재적 이득은 일정 연한 이상의 노후 아파트의 가격에 주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리고 이는 노후 아파트에 대하여 일반적인 속성값의 차이로 설명되지 않는 잠재적 가격 효과가 개입할 가능성을 의미한다.
본문에서는 이러한 비선형적 가격 효과를 포착하기 위해 두 가지 모형을 제시하였다. 첫 번째는 노후년수와 아파트 가격 간의 관계의 구조적 변화가 있을 수 있음을 고려하는 것이다.1) 즉, 준공된지 오래되지 않은 아파트의 경우 노후년수는 주로 건물 가치의 감가상각만을 의미하지만, 노후화된 아파트의 경우 노후년수가 경과할수록 재개발의 가능성이 상승함으로써 그로 인한 양의 가격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이는 일정 수준 이상 노후화된 아파트의 노후년수에 추가적으로 나타나는 효과를 포착하는 계수를 추정함으로써 확인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잠재적 개발이득의 수준을 포착하는 대리변수를 사용하여 그 변수로 인한 가격 효과가 노후 아파트에서 더 크게 나타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만약 잠재적 개발이득으로 인한 가격효과가 크다면, 그 효과는 주로 노후 아파트에 대하여 뚜렷한 양의 값을 가질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잠재적 개발이득과 관련되고 있다고 여겨지는 대표적인 변수는 용적률의 역수이다. 용적률이 낮은 경우 재개발 시 용적률을 상승시킴으로써 얻을 수 있는 기대 개발이익 역시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용적률 그 자체를 잠재적 개발이득의 대리변수로 사용하는 경우 분석의 신뢰성이 높지 않을 수 있다. 그 이유는 아파트의 용도지역에 따라 재개발 시 허용되는 용적률의 수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즉, 동일한 용적률을 가진 아파트라고 하더라도 그 아파트가 위치한 지역에 따라 그 용적률이 의미하는 잠재적 개발이익의 크기가 전혀 다를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각 아파트의 용도지역별 용적률의 제한 수준을 근거로 각 아파트의 현재 용적률 대비 재개발 시 추가로 얻을 수 있는 용적률의 수준을 추정하였으며, 이를 재개발의 잠재적 이득을 대리하는 변수로 사용하였다.
서울시에서 2022년 거래된 4,416건의 아파트 데이터를 통해 분석한 결과, 재개발 가능성으로 인한 뚜렷한 비선형적 가격 효과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후년수가 미치는 영향에 대한 구조변화 모형에서는 일정수준 이상 노후된 아파트에 대하여 노후년수가 갖는 부정적 가격효과가 급격히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잠재적 개발이득의 수준을 나타내는 대리변수를 사용한 모형에서는 재개발 이후 추가적으로 상승할 수 있는 용적률 수준이 노후 아파트에 대해서만 뚜렷한 양의 효과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문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2장에서는 관련 이론 및 선행연구들에 대하여 소개한다. 3장에서는 분석 자료를 설명하고 주요한 실증분석의 결과를 제시한다. 마지막으로 4장에서는 결론 및 연구의 함의에 대하여 논의한다.
Ⅱ. 이론적 고찰 및 선행연구 검토
헤도닉 모형은 주택의 특성과 그것의 가격 사이의 관계를 설명하는 핵심적인 틀로 사용되어 왔다. 헤도닉 모형은 기본적으로 Lancaster(1966)의 소비자 모형을 근거로 한다. Lancaster의 모형에서 소비자는 하나의 재화로부터 단일한 효용을 획득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재화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유용한 기능들로부터 효용을 획득한다. 따라서 한 재화의 소비로부터 얻는 효용은 그 재화에 담긴 속성으로부터의 효용의 복합으로 묘사된다. Rosen(1974)은 이러한 모형을 가치 분석 모델로 확장하였다. 경쟁 시장에서 재화의 가격은 가치 또는 그것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효용을 반영하기 때문에, 완전 경쟁 시장과 각 속성 별 효용의 독립성 등을 가정하는 경우 어떤 재화의 가격은 그 재화의 속성의 소비자에게 주는 가치의 합으로 표현이 가능하다.
헤도닉 이론 자체는 재화의 가격과 속성 간의 관계식을 구체적으로 제공해주지는 않는다(Sheppard, 1999). 다만, 헤도닉 가격 모형은 다중선형회귀분석을 통해 추정되기 때문에 그에 용이하게 적용하기 위해 변수 간의 선형 관계와 독립성을 가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는 각 속성을 특정한 하나의 변수가 대리한다는 가정하에서, 그 속성값의 변화가 가격에 미치는 효과가 일정하다는 가정을 하고 있는 것과 동일하다.
그러나, Malpezzi(2002)에서 논의된 바와 같이, 이러한 단순화 과정에서 모형의 정확성이나 신뢰성이 훼손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특히, 주택은 재화이자 동시에 자산으로 상당히 복잡한 가격 결정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이런 경우 하나의 속성값이 여러 변수에 복합적으로 반영되거나 하나의 변수에 상이한 여러 속성값들이 연결되는 등의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전자의 경우는 다중공선성의 제어와 보다 많은 표본의 확보를 통해 어느 정도 대처할 수 있는 반면, 후자의 경우는 가격과 변수 간의 관계식 자체에 비선형성을 고려하지 않으면 추정 결과에 편향성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Clapp & Salavei(2010)는 특히 주택의 재개발 가능성이 있는 경우 이러한 편향성이 나타날 수 있음을 지적하였다. 헤도닉 가격 분석에서 주택 가격과 관련 특성의 관계는 기본적으로 특성값의 일관성을 근거로 추정되나, 재개발이 가능한 경우 주택의 특성값에는 잠재적 변화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 시장 가격이 해당 주택의 재개발 가능성을 고려하여 형성되는 경우 현재는 관측되지 않고 추후에 변화될 주택의 특성값이 가격에 반영되며 결과적으로 추정 결과를 왜곡할 수 있다. 특히, 이런 경우 재개발 옵션의 가능성과 유관한 변수의 추정값에 더욱 큰 편향성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 아파트 시장의 분석에 있어서는 단독주택 위주의 주택시장에 비해 재개발 가능성으로 인한 추정 편향의 위험이 더욱 크게 존재한다. 왜냐하면 아파트 재개발 시 용적률을 상승시키면서 더 많은 주택을 지을 수 있게 되며, 이로 인해 취득할 수 있는 잠재적 이득이 뚜렷하게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윤 취득으로 인해 소유주가 얻을 수 있는 가치의 크기는 일반적으로 단순히 개별 주택의 특성값 변화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치의 크기에 비해 더 클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재개발 가능성이 높은 아파트의 가치를 관측되는 속성값 대비 높게 책정되게 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이때 우리나라에서 아파트의 재건축‧재개발은 일정한 노후수준이 되기 전까지는 허가되지 않기 때문에 위에서 언급된 재개발 옵션으로 인한 가격효과는 주로 일정 노후년수 이상이 된 아파트에 한하여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이런 경우, 노후화된 아파트의 가격에 잠재적 개발 이득으로 인한 가격효과가 있을 수 있음를 고려하지 않고 헤도닉 모형을 추정하는 경우, 노후년수나 용적률 등 주요한 변수의 가격 효과 추정에서 편향성이 발생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문제에 대한 인지는 오래되었으나, 재개발 가능성으로 인한 가격 효과를 직접 분석하거나 모형에서 고려한 연구는 그다지 많지 않다.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비선형적 가격 효과의 가능성을 헤도닉 모형을 통해 직접적으로 분석한 논문들은 김석환‧이현석(2005), 김지나 외(2020), 남형권‧서원석(2017), 이상경‧신우진(2001), 이현석(2001)이 있다.
먼저, 이현석(2001)은 아파트의 매매와 임대 가격을 구별하고 2단계 최소자승법으로 두 가격 간의 차이와 연관성을 분석하였다. 이 분석을 통해 1990년대 서울의 아파트에서 자산으로서의 가치는 연령이 높아질수록 증가하지만, 임대로서의 가치는 오히려 반대의 경향을 보임을 확인하였다.
다음으로, 이상경‧신우진(2001)은 아파트 노후년수의 2차함수를 통해 나눈 변곡점을 기준으로 구간별 선형회귀모형을 적용하여 노후년수 및 용적률의 가격효과를 분석하였다. 분석결과, 아파트는 준공 17년이 지난 후 가격이 오히려 상승하기 시작한다는 것과, 아파트 가격은 용적률에 반비례한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김석환·이현석(2005)은 강남지역 아파트의 사례를 통해 재건축에 대한 기대의 변화와 아파트 가격 변화와의 관계를 분석하였다. 그들은 동일한 모형을 통해 얻은 횡단면분석의 결과를 장기간에 걸쳐 분석함으로써, 재건축에 대한 기대가 상승하는 경우 재건축 관련 특성의 효과가 변화함을 포착하였다.
남형권·서원석(2017)은 노후년수 17년을 기준으로 재건축 기대가 있는 아파트와 그렇지 않은 아파트 구분하여 그 가치 결정 구조를 비교하였다. 분석 결과, 아파트의 특성이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재건축 기대에 따라 다르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김지나 외(2020)는 재건축사업의 5개 주요 단계별로 주택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헤도닉 가격 모형을 통해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재건축 진행 시 주택 가격이 일반적으로 상승하나, 3단계에서는 일시적 가격 하락이 확인되었고, 이는 사업의 불확실성 및 위험 요소에 기인한다고 판단하였다. 이 연구는 재건축사업 각 단계의 영향을 파악하여 시장 참여자와 정책 당국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헤도닉 모형을 활용하지 않은 경우에도, 재개발 가능성으로 인해 아파트 가격의 결정 요소의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분석한 연구들도 있다. 먼저, 이창무(2004)는 서울의 아파트 가격 추세를 건축 연령 그룹 및 지역 시장별로 분석하였으며, 재개발 가능한 아파트와 재개발 불가능한 아파트의 가격 추세가 다르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재개발 불가능한 아파트의 가격 상승률은 연구 기간 동안 소비자 물가 지수의 상승률과 유사했지만, 재개발 가능한 아파트의 가격 상승률은 크게 증가하여 주의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황규완·김재환(2016)은 재건축 아파트의 가격이 비재건축 아파트의 가격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검증하였다. 벡터오차수정모형을 통해 2000년부터 2015년까지의 강남 아파트 시장 자료를 분석 한 결과, 재건축 아파트의 가격 변동성이 비재건축 아파트보다 높았으나 두 아파트 유형의 가격 간에 특별한 연결 관계가 없음을 확인하였다.
본 연구는 위와 같은 연구들의 기여에 더하여 재개발 가능성으로 인한 가격효과가 갖는 비선형성을 보다 직접적으로 포착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었다. 본문은 먼저 구조적 변화 모형을 통해 노후년수가 아파트 가격에 미치는 영향의 비선형적 변화를 확인하였으며, 아파트 재개발에 따른 잠재적 개발이득의 수준을 나타내는 변수를 제시하여 이를 통해 개발이득의 가격 효과를 보다 직접적으로 추정할 수 있도록 제시하였다.
Ⅲ. 실증분석
본문의 첫 번째 모형은 노후년수가 아파트 가격에 미치는 영향에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 구조적 변화를 명시적으로 헤도닉 모형에서 고려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주택의 노후년수는 가격에 부정적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지는데, 이는 주로 주택 건물의 노후화에 따른 감가상각 효과를 고려한 것이다. 그러나 어떤 주택은 본질상 토지와 건물의 결합체이며, 그 두 요소의 가치 모두를 반영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노후년수라는 변수가 사실상 건물의 노후화와 재개발을 통한 잠재이득이라는 상이한 두 속성값을 동시에 대리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아파트의 재개발은 일반적으로 일정 년수 이상이 되기 전까지는 시행될 수 없으므로, 두 속성 값 중 노후년수와 재개발 잠재이득의 관계성도 일정 년수 이상인 아파트에 대하여 성립한다면, 결과적으로 노후년수의 가격 효과 역시 일정 년수 이상의 구간에서 변화하게 될 것임을 예상할 수 있다.
이를 반영하여 본문의 실증분석에서 사용된 식은 아래와 같이 표현된다:
모형 (1)은 노후년수의 구조변화를 고려하지 않은 일반적 헤도닉 가격 모형을 의미하며, 모형 (2)는 구조변화로 인한 비선형적 가격효과가 포함된 모형이다. 식의 종속변수 ln가격_i는 단위면적(m2)당 아파트 매매가격의 자연로그(하첨자 i는 i번째 주택을 의미)를 의미한다. 각각의 변수는 변수명의 속성값을 대표한다. 본문의 모형에서 구조변화의 효과는 <식 2>의 계수 α1로 포착된다. 이때 Iold,i는 아파트의 재건축⦁재개발이 가능한 노후 아파트인지를 구분하는 더미변수이다. 즉, 노후 아파트의 경우 1, 그 외에는 0 값을 갖는 변수이다. 따라서, 계수 α1는 노후 아파트들에서 노후년수가 미치는 가격효과에 나타나는 변화분을 추정하는 요소가 된다.
모형에서 고려된 변수는 노후년수, 용적률, 단지 내 평균주차대수(총 주차대수를 세대수로 나눈 값), 건폐율, 세대수, 전용면적, 공용면적, 난방방식(범주형), 가장 가까운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지하철로부터의 거리, 공간과 시간의 더미변수이다. Iloc,i는 거래된 아파트 i가 위치한 행정동의 더미변수이며 Itime,i 아파트 i가 거래된 월의 더미변수이다. 즉, Iloc,iItime,i로 표현된 입지와 시점의 상호작용항2)은 각 거래시점에서 모든 개별 입지의 고정효과를 모두 통제함으로써 명시적인 변수로 고려되지 않은 시공간적 차이로 인한 효과도 통제하는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투기과열지구의 지정과 같이 지역별 가격 차이의 변동을 유발할 수 있는 효과들의 경우 이러한 입지-시점 간 교차 더미의 가격 효과에 모두 포착될 수 있을 것이다. 본문의 분석은 서울 전지역을 대상으로 포함하므로 입지와 시점에 따른 가격 차이를 통제할 필요성이 뚜렷하다. 모형은 노후년수와 같은 구조적 속성의 계수 값 변화를 추정하고 있는데, 입지와 시점 차이로 인한 가격 효과가 모형에 의해 포착되지 못하는 경우, 입지와 시점 차이로 인한 가격 차이가 해당 시점 혹은 입지의 자산이 특징적으로 갖고 있는 속성의 계수값으로 잘못 반영될 우려가 있다. 마지막으로, β0는 상수항이며 εi는 평균이 0인 정규분포를 갖는 오차항이다.
본문의 모형은 일정 수준 이상의 노후년수를 가진 아파트에 잠재적 개발이득으로 인한 가격효과가 존재할 것이라고 가정하고 있다. 이에 대한 실증분석을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이상의 노후년수가 어느 정도인지를 정의해야 한다. 다만 어느 정도의 노후년수가 유의미한 재개발 가능성을 내포하는 지를 명확하게 판단할만한 독립적 기준을 찾기 어렵기 때문에, 본문에서는 이상경·신우진(2001) 등을 참고하여 노후년수의 이차함수를 고려하여 헤도닉 모형을 추정한 후, 노후년수의 일차항의 계수값과 이차항의 계수값을 통해 적절한 변곡점을 유추하는 방법을 사용하였다. 이때 사용한 회귀식은 아래와 같다:
위 식은 본문의 <식 1>에 노후년수의 이차항을 추가한 것이다. 이는 노후년수 가격효과의 비선형성이 있다는 것을 가정하고 그 곡률을 추정하는 것과 같으므로 사실상 본문의 실증분석이 시도하는 구조적 변화 모형의 다른 표현으로 볼 수 있다. 다만 본문의 경우, 구조적 변화 모형을 통해 노후년수라는 변수에는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른 두 요소(건축물의 노후 정도, 재개발 가능성 상승으로 인한 잠재적 개발이득)를 각각 측정하고 그에 대한 가설검정을 시도하는 데에 비해, 노후년수의 이차항을 포함하는 모형은 노후년수라는 변수의 가격 효과가 가진 비선형성 자체를 뭉뚱그려 포착하는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노후년수의 일차항의 효과와 이차항의 효과를 합산하여 그것의 부호가 바뀌는 시점을 계산하여 이를 노후 여부의 더미로 사용하였다.3)
본문의 두 번째 모형은 잠재적 개발이득의 수준을 포착하는 대리변수를 설정하여 그것의 가격효과를 보다 직접적으로 추정하는 것이다. 첫번째 분석은 노후년수가 갖는 가격 효과에 구조적 변화(즉, 노후화된 아파트에 대하여는 노후년수가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것)를 측정하는 모형을 사용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모형은 재개발 가능성으로 인한 효과를 지나치게 단순화할 수 있다. 본질적으로 노후년수의 효과에 비선형성이 나타나는 이유는 노후화된 아파트의 가격에는 재개발 가능성으로 인한 잠재 이득이 반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구조적 변화 모형은 이때 노후화된 모든 아파트에 노후년수 증가에 비례하는 동일한 잠재적 이득의 효과(<식 2>의 α1값)가 더해진다고 가정하는 것과 같다. 그러나, 실제 재개발로 인한 잠재적 이득의 크기는 동일한 노후년수의 아파트라고 하더라도 크게 다를 수 있다.
잠재적 개발이득의 효과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먼저 이를 정량적 수준을 포착할 수 있는 속성으로 정의해야 한다. 잠재적 개발이득을 나타내는 변수로 먼저 고려될 수 있는 것은 용적률의 역수이다. 일반적으로 용적률이 낮은 경우 재개발 시 용적률을 상승시킴으로써 얻을 수 있는 기대 개발이익 역시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용적률 그 자체를 잠재적 개발이득의 대리변수로 사용하는 경우 분석의 신뢰성이 높지 않을 수 있다.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는데, 첫 번째는 아파트의 용도지역에 따라 재개발 시 허용되는 용적률의 수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표 1>은 서울시의 용도지역별 용적률 제한 규정을 보여주고 있다.4) 동일한 용적률을 가진 아파트라고 하더라도 추가로 허용되는 용적률의 크기가 다르다면 결과적으로 재개발에 따른 잠재적 개발이익의 크기가 크게 다를 수 있다. 또 하나의 이유는 용적률은 그 자체로 아파트의 주요한 구조적 속성을 의미하고 있기 때문에, 잠재적 개발이득으로 인한 효과와 구조적 속성으로 인한 효과를 분리할 수 없다는 데에 있다.
용도지역 | 용적률 제한 |
---|---|
제1종전용주거지역 | 100% 이하 |
제2종전용주거지역 | 120% 이하 |
제1종일반주거지역 | 150% 이하 |
제2종일반주거지역 | 200% 이하 |
제3종일반주거지역 | 250% 이하 |
준주거지역 | 400% 이하 |
본문에서는 이처럼 용적률 또는 용적률의 역수 자체를 잠재적 개발이득의 대리변수로 사용할 때 나타날 수 있는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각 아파트의 용도구역에서 법적으로 허용되는 용적률의 상한과 현재 아파트의 용적률 간의 차이를 통해 잠재적 개발이득의 수준을 직접적으로 추정하는 방식을 택하였다. 본문에서는 이를 잠재 용적률이라 정의하였으며, 각 아파트가 위치한 지역의 용도지역 상 용적률 상한치(<표 1>에 해당)로부터 현재 해당 아파트의 용적률을 차감한 값으로 정의된다. 즉, 어떤 아파트가 용적률이 이미 높으며 그것이 용도지역의 용적률 상한에 근접할수록 0에 가까울 것이다. 또한, 동일한 용적률이더라도 용적률 상한이 높은 곳에서는 잠재용적률의 크기 역시 높게 나타날 것이다.
이를 활용하여 본문에서 두 번째 실증분석에 사용한 식은 다음과 같다:
<식 4>는 <식 3>에 잠재용적률과 그 구조적 변화에 따른 효과 및 노후 아파트 여부를 추가한 것이다. 잠재용적률의 효과에 있는 구조적 변화(α2)는 잠재용적률로 인한 효과가 노후화된 아파트와 비노후화 아파트 간에 다르게 나타나는 경우 뚜렷한 값을 갖게 될 것이다. 본문의 맥락에 따르면, 비노후화 아파트의 경우 잠재용적률이 크더라도 재개발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에 그것이 일으킬 양의 가격 효과가 미미할 것이나, 노후 아파트의 경우 잠재용적률의 크기가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뚜렷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본 연구의 분석 대상은 2022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 사이 서울시에서 일어난 아파트 거래 4,416건으로, 거래된 각 아파트의 속성값은 한국부동산원으로부터 수집되었다. 우리나라에서 아파트는 가장 대표적인 주거 방식으로 표본 수집에 용이할 뿐 아니라 다른 주거 유형(단독주택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택 속성값이 의미하는 바가 체계적이고 균일하기 때문에, 관측 가능한 속성을 통해 개별 속성의 가격 효과를 분석해야 하는 헤도닉 분석의 특성에 적합한 분석 대상이다(Hong et al., 2020).
헤도닉 가격 분석에서는 주택의 구조적 속성과 입지적 속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데, 본 연구에서도 이를 포괄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표 2>는 수집된 자료의 정의와 설명을 제공한다. 먼저, 구조적 속성으로는 아파트의 크기를 의미하는 전용면적과 전용면적 이외의 면적을 의미하는 공용면적(공급면적-전용면적), 아파트가 위치한 층, 난방방식(개별, 지역, 중앙, 혼합, 기타 5가지의 범주로 분류), 노후년수, 아파트 단지의 총 세대수, 아파트 단지의 평균적 주차 대수(총 주차대수/세대수), 용적률, 건폐율을 고려하였다. 입지적 속성으로는, 아파트로부터 가장 가까운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그리고 지하철역까지의 거리5) 및 아파트가 위치한 행정동을 고려하였다. 이때 모형에서 행정동은 더미변수를 통해 구분되었는데, 이러한 입지 더미를 포함한 이유는 관측하기 쉽지 않은 다양한 요소(예를 들어, 입지별 교육여건 등)들도 주택 가치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행정동에 대한 더미변수와 같이 명시적으로 개별 입지의 고정효과를 통제하는 경우, 데이터로 관측하기 어려운 입지 효과를 통제하는 것과 같으므로 모형의 설명력을 향상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결과적으로 다른 속성에 대한 추정치의 신뢰성도 높일 수 있다. 이에 더해, 본 연구에서는 해당 아파트가 거래된 시점(월)을 역시 통제하였으며, 시점에 따른 효과 역시 더미변수 형태로 고려되었다. 경기순환이나 금리 등 시점에 따라 변화하는 여러가지 경제환경 변화는 아파트 가격에 영향을 미치나, 아파트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경제 환경 변화를 모두 각각 관측하기는 어려움이 많다.6) 따라서 경제 환경 변화를 의미하는 개별 요소를 통제하는 것보다는 시점에 대한 더미변수를 통해 이를 동시에 포착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표 3>은 각 변수에 대한 기초통계량을 제시하고 있다. 단위면적(m2) 당 가격은 평균적으로 약 1,165만 원이며, 중위값은 약 1,032만 원으로 중위값에 비해 평균값이 다소 높게 나타난다. 노후년수의 평균은 약 14년이며, 최대는 44년이다. 용적률과 건폐율의 경우 평균값은 각각 340.7%, 27.4%이며, 세대수의 평균은 약 1,242세대이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지하철역으로부터의 평균적 거리는 각각 약 380m, 520m, 767m, 461m로, 상대적으로 초등학교와 지하철역이 조밀하게 분포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추가적으로, <표 4>는 범주형 변수인 난방방식의 분포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표 4>에 나타나 있듯이 가장 많은 수(2,917건)가 개별난방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으며, 그 다음으로 지역난방(1,050건), 중앙난방(128건) 순서로 이어진다. 혼합형(48건)과 기타(22건)는 상대적으로 적은 주택에서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Ⅳ. 실증분석 결과
이 장에서는 본 연구의 실증분석 결과를 제시하였다. 첫 번째로, 모형 1은 <식 1>, 모형 2는 <식 2>에 기반한 결과이다. <표 5>는 이에 기반한 회귀분석의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일반적인 헤도닉 모형(모형 1)에서 노후년수의 계수 추정치는 -0.0166이며 1% 신뢰수준에서도 가설을 기각할 수
모형1 | 모형2 | ||||||
---|---|---|---|---|---|---|---|
변수명 | 계수값 | t-통계량7) | 유의확률 | 계수값 | t-통계량 | 유의확률 | |
상수 | 16.79080 | 268.44100 | 0.00000 | 16.79150 | 265.80100 | 0.00000 | |
노후년 | -0.01160 | -17.22500 | 0.00000 | -0.01170 | -17.12300 | 0.00000 | |
노후년×노후여부(α1) | 0.00460 | 2.02800 | 0.04300 | ||||
용적률 | -0.00030 | -6.59500 | 0.00000 | -0.00030 | -6.50700 | 0.00000 | |
평균 주차대수 | 0.13360 | 12.15200 | 0.00000 | 0.13320 | 12.11800 | 0.00000 | |
건폐율 | -0.01270 | -17.46000 | 0.00000 | -0.01280 | -17.48500 | 0.00000 | |
세대수 | 0.00003 | 5.99700 | 0.00000 | 0.00003 | 5.95900 | 0.00000 | |
전용면적 | -0.00100 | -6.72900 | 0.00000 | -0.00100 | -6.68100 | 0.00000 | |
공용면적 | -0.00290 | -9.05000 | 0.00000 | -0.00290 | -9.01700 | 0.00000 | |
층 | 0.00460 | 9.73800 | 0.00000 | 0.00460 | 9.76700 | 0.00000 | |
난방 방식 | 중앙난방 | 0.05680 | 2.31000 | 0.02100 | 0.05780 | 2.34400 | 0.01900 |
지역난방 | 0.12490 | 8.80300 | 0.00000 | 0.12470 | 8.79200 | 0.00000 | |
혼합형 | -0.02690 | -0.96500 | 0.33400 | -0.02710 | -0.97400 | 0.33000 | |
기타 | -0.37220 | -10.61600 | 0.00000 | -0.37390 | -10.66400 | 0.00000 | |
거리 | 초등학교 | 0.00003 | 1.14100 | 0.25400 | 0.00003 | 1.21500 | 0.22400 |
중학교 | -0.00009 | -5.05600 | 0.00000 | -0.00009 | -5.09100 | 0.00000 | |
고등학교 | 0.00002 | 1.45000 | 0.14700 | 0.00002 | 1.45600 | 0.14500 | |
지하철 | -0.00009 | -5.04000 | 0.00000 | -0.00009 | -5.06400 | 0.00000 | |
R2 | 0.920 | 0.920 | |||||
표본수 | 4,166 |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는 노후년수가 증가할수록 아파트 가격이 평균적으로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이러한 가격효과가 전체 아파트에 대하여 일관적으로 나타난다면(즉, 재개발 가능성으로 인한 비선형적 가격 효과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모형 2의 구조변화 효과인 α1 계수 추정값은 0에 가까울 것이다. 그러나, 모형 2의 분석결과에서도 나타나듯이, 노후화된 아파트의 경우 노후년수가 가격에 미치는 효과가 다른 아파트와 다르게 나타난다. α1 계수의 추정치는 0.0046로 양의 값을 띄며, 5% 신뢰수준에서 유의한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난다. 모형 2에서 노후년수의 계수 추정치는 -0.012로, 구조적 변화 효과를 감안하면, 노후화된 아파트에서는 노후년수가 증가하더라도 그것이 주는 음의 효과가 다른 아파트에 비해 약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모형의 분석 결과에서는 α1의 크기가 노후년수의 계수에 비해 더 크지는 않기 때문에, 노후 아파트라 하더라도 노후년수의 종합적 가격 효과가 양의 효과를 보이지는 않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를 토대로 모형 1과 같이 변수 관계의 선형성을 가정하는 경우 나타날 수 있는 편향 효과에 대해 관찰할 수 있다. 모형 2의 노후년수의 추정 계수는 모형 1의 추정치에 비해 더 강한 음의 영향을 갖는 것으로 나타난다. 즉, 모형 1에서는 노후화된 아파트에서 노후년수의 증가가 의미하는 잠재적 개발 이득으로 인한 가격효과가 노후년수의 계수값에 같이 반영되어 있으므로, 상대적으로 노후화가 덜한 아파트에 대해서는 노후년수의 효과를 과소평가하고 노후화된 아파트에 대해서는 그 효과를 과대평가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때 분석의 R2 값은 모형 1과 2에서 약 0.920로 상당히 높은 편인데, 이는 본문에서 보다 엄격한 계수값의 추정을 위해 행정동(Iloc)과 거래월(Itime,i)의 상호작용을 모두 더미변수로 통제하였기 때문이다. 나머지 모형의 분석결과 역시 전반적으로 헤도닉 가격 모형을 이용한 기존의 연구들과 일관적이다. 용적률, 세대수, 건폐율, 주차대수, 난방형식, 지하철로부터의 거리 등 주요한 변수들이 1% 신뢰수준에서도 유의한 것으로 나타난다. 이때, 전용면적과 같이 아파트의 크기를 의미하는 변수의 계수값이 음수로 나타나 있는데, 이는 종속변수가 아파트의 가격 자체가 아니라 단위면적 당 가격으로 설정되었기 때문이다.
추가적으로, 본문에서는 노후 여부를 구분하는 변수와 관련하여 강건성 테스트를 실시하였다. 본문의 모형에서는 노후년도의 이차항을 통해 변곡점을 계산하는 방식을 택했으나, 이처럼 변곡점을 계산하는 방식은 실제의 기준점에 비해 더 엄격한 기준이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계수의 의미상 변곡점은 노후년수로 인한 음의 효과를 양의 효과가 초과하기 시작한 지점을 의미하므로, 노후년수로 인한 양의 효과가 발생하기 시작한 지점이 아니라 그 효과가 충분히 커지는 지점에 해당할 수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강건성 검정을 위해 노후 여부 기준을 설정할 수 있는 다른 가능성을 추가로 고려하였다. 먼저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은 선행연구의 기준을 참고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한 연구로는 남형권·서원석(2017) 또는 이상경·신우진(2001)을 들 수 있으며, 해당 연구들에서는 변곡점으로 준공 이후 17년 이상을 기준점으로 사용하였다. 다만, 과거 연구에 기반하여 기준점을 설정하는 경우, 김석환·이현석(2005)에서도 언급된 바와 같이, 재개발로 인한 효과와 그 기준점은 당국의 규제 정도나 시장 환경에 의해 달라질 수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두 번째 방법은, 관찰 가능한 정보를 통해 변수를 설정하는 것이다. 본문의 맥락 상 노후 아파트의 기준은 재건축 연한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으므로, 현행 재건축 연한인 30년을 기준으로 노후 아파트를 구분할 수 있다. 재건축 연한은 최소한의 대략적 해당 조건으로 실제 아파트 단지의 재건축 환경은 이보다 훨씬 복잡하므로, 이 역시 하나의 대리변수로써만 이해해야 한다.
<표 6>은 이처럼 노후 아파트를 분류하는 기준점을 변화시키는 경우의 회귀분석 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표는 먼저 이상경·신우진(2001) 등의 선행연구를 참고하여 준공 이후 17년 이상을 기준점으로 사용한 결과와 재건축 연한을 통해 준공 이후 30년 이상을 기준점으로 사용한 결과를 보여준다. 결과는 노후년수의 가격 효과가 일관적으로 뚜렷한 구조 변화의 양상을 나타내며, 그 변화의 방향 역시 본문의 결과와 일관적이라는 것을 확인해준다. 즉, 두 가지 다른 기준점을 사용하는 경우에도 본문의 주요 결과와 그 함의는 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실증분석이 갖는 주요한 의의는, 우리나라 아파트 시장의 가격 분석에 있어 재개발 가능성이 영향을 미치는 대상에 대하여 비일관적(비선형적) 가격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말로, 본문의 결과는 노후년수와 가격 간의 내생적 관계가 노후 아파트와 비노후 아파트 간에서 달라짐을 의미한다. 이런 경우, 헤도닉 가격분석에서 노후년수의 가격효과를 하나의 선형함수로 표현할 수 없다. 만약 노후년수의 가격효과를 하나의 선형함수로만 포착하는 경우, 노후화가 덜한 아파트에 대해서는 노후년수의 효과를 과소평가하고 노후화된 아파트에 대해서는 그 효과를 과대평가하게 될 것이다. 이는 헤도닉 분석에서 노후년수의 이차항을 포함하거나 본문과 같이 명시적으로 구조변화항을 포함해야 한다는 것을 지지한다.
뿐만 아니라, 본문의 구조적 변화 모형은 노후년수의 가격효과가 잠재적 개발이득과 유관할 수 있음을 암시한다. 이러한 분석에서는 잠재적 개발이득이 미칠 수 있는 가격효과를 단순화하여 단지 노후년수가 미치는 효과의 비선형성(교차항 고려를 통한 구조적 변화)로 표현하였으나, 잠재적 개발이득의 대리변수를 통해 이를 보다 정교한 형태로 분석할 수 있다.
<표 7>는 <식 4>에 기반한 실증분석의 결과를 보여준다. 이는 앞의 모형 설정에서 제시한 바와 같이 잠재용적률을 잠재개발이득의 대리변수로 사용한 모형의 결과이다. 결과는 잠재용적률의 비선형적 가격효과가 뚜렷하다는 것을 드러내고 있다. 잠재용적률의 평균적 효과는 작은 음의 값(-0.0002)으로 측정되나, 노후화된 아파트에 대해서는 잠재용적률의 가격 효과가 뚜렷한 양의 값(0.0144)을 추가로 갖게 된다. 이를 해석하면, 비노후 아파트의 경우 잠재용적률이 1% 높다는 것은 아파트 가격을 0.02% 낮추는 효과가 있으나, 노후 아파트의 경우에는 잠재용적률이 1% 높아질수록 아파트 가격이 약 1.42%씩 높아진다는 것이다.
모형3 | ||||
---|---|---|---|---|
변수명 | 계수값 | t-통계량 | 유의확률 | |
상수 | 16.90360 | 285.096 | 0.000 | |
노후년 | -0.03910 | -18.121 | 0.000 | |
노후년2 | 0.00100 | 12.432 | 0.000 | |
용적률 | -0.00040 | -7.558 | 0.000 | |
평균 주차대수 | 0.15590 | 13.052 | 0.000 | |
건폐율 | -0.01200 | -16.792 | 0.000 | |
세대수 | 0.00003 | 5.625 | 0.000 | |
전용면적 | -0.00110 | -6.848 | 0.000 | |
공용면적 | -0.00290 | -9.128 | 0.000 | |
층 | 0.00430 | 9.607 | 0.000 | |
난방 방식 | 중앙난방 | 0.00560 | 0.226 | 0.822 |
지역난방 | 0.10010 | 7.177 | 0.000 | |
혼합형 | -0.00880 | -0.367 | 0.714 | |
기타 | -0.34840 | -9.855 | 0.000 | |
거리 | 초등학교 | 0.00002 | 0.883 | 0.377 |
중학교 | -0.00009 | -5.261 | 0.000 | |
고등학교 | 0.00003 | 2.197 | 0.028 | |
지하철 | -0.00009 | -5.461 | 0.000 | |
잠재용적률 | -0.0002 | -3.663 | 0.000 | |
잠재용적률×노후여부(α2) | 0.0144 | 5.882 | 0.000 | |
노후여부 | -0.0003 | -5.882 | 0.000 | |
R2 | 0.927 | |||
표본수 | 4,1658) |
모형의 함의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잠재적 개발이득은 현시점에서 관찰되는 주택의 속성 변수는 아니지만 그럼에도 가격에 뚜렷한 영향을 줄 수 있다. 둘째, 잠재적 개발이득은 용적률과 유관하며 특히 노후 아파트의 경우 현재 용적률이 낮을수록 가격이 높아지는 효과가 강하다. 셋째, 최대 허용 용적률과 현 시점의 용적률의 차이로 정의된 잠재용적률은 용적률 상향으로 인한 잠재적 개발이득의 대리변수로 사용할 수 있다. 잠재용적률은 노후화된 아파트에 존재하는 가격의 프리미엄을 설명하는 변수로 활용된다.
V. 결론 및 시사점
본 연구는 재개발 가능성이 시장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우리나라 아파트 시장에서는 그로 인한 비선형적 가격효과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분석하였다. 이러한 비선형성은, 우리나라에서 아파트의 재개발이 일정 수준 이상 노후된 아파트에서만 가능하다는 사실로 인해 발생한다. 재개발 가능성은 개별 주택으로부터 관측되는 속성값 이외의 가격효과가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때 그 재개발 가능성으로 인한 가격 효과가 노후 아파트에 집중된다. 그러므로, 이러한 비선형적 가격 효과를 고려하지 않고 일반적인 변수의 선형성 가정하에서 계수를 추정하게 되는 경우 추정값의 편향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다.
본문에서는 이를 포착하기 위해, 1. 노후년수가 갖는 가격효과의 구조변화, 2. 잠재개발이득의 대리변수 모형을 제시하였다. 분석 결과, 재개발 가능성으로 인한 뚜렷한 비선형적 가격 효과가 존재하며, 그 영향의 방향 역시 예상과 부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후년수의 구조변화 모형에서는 노후 아파트에 대하여 노후년수가 갖는 부정적 가격효과가 급격히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대리변수를 사용한 모형에서는 재개발 이후 기대되는 용적률 수준이 노후 아파트에 대해서만 뚜렷한 양의 효과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먼저 헤도닉 모형을 통한 아파트 가격 분석 시 고려해야 할 요소에 대해 함의를 제공한다. 일반적인 가격 속성 분석 모형에서는 속성별 가격효과의 선형성과 독립성을 가정하는데, 이런 경우 아파트 시장에서는 노후년수 또는 용적률의 효과를 왜곡적으로 측정하게 될 수 있다. 특히, 노후년수의 효과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노후의 정도가 덜한 아파트에 대해서는 그 효과를 과소하게 추정하고 상대적으로 노후한 아파트에 대해서는 과다하게 추정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본문에서 제시된 비선형성의 고려는 관련 실증분석의 신뢰성을 제고할 뿐 아니라 주택가격속성 분석에 기반한 다양한 정책 및 실용적 기법의 정확성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본문은 잠재 용적률(해당 입지의 용적률 상한 규정-현재 용적률)과 같이 기존에는 고려되지 않았던 변수를 추가함으로써 잠재적 개발이득의 가격효과를 추정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본 연구의 분석 결과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잠재 용적률은 노후 아파트에 대해서 뚜렷한 양의 효과를 갖는다. 이는 잠재용적률이 노후화된 아파트에 존재하는 가격의 프리미엄을 직접적으로 설명하는 변수로 활용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 변수는 재개발 가능성을 고려하거나 직접 포착하고자 하는 관련 실증분석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본문에서 제시된 모형은 다양한 실천적 분야에서도 고려될 수 있다. 보다 정확한 분석적 모형은 그 자체로 관련 실증분석의 신뢰성을 높일 뿐 아니라 대량평가나 주택가격지수 추정의 정확성에도 기여할 수 있다. 또한, 최근에는 주택을 기반으로 하는 금융상품이 늘어나면서 관련 실증분석의 정확성에 대한 요구가 점증하고 있다. 예를 들어, MBS나 주택연금 등과 같이 담보 주택의 장기 가치를 계산해야 할 때 본문의 모형은 그 정확도를 높이는 데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본문의 실증분석에는 방의 개수나 화장실의 개수와 같이 헤도닉 모형에서 자주 고려되는 몇 가지 구조적 특성들이 고려되지 않았으므로, 이러한 향후 더 정교한 실증분석을 통해 이러한 본 연구의 분석 결과를 검토해야 할 필요성이 여전히 남아있다. 본 연구를 기초로 주택 시장에 존재할 수 있는 다양한 비선형성에 대한 연구가 시도되고, 보다 정밀한 분석 모형의 개발과 신뢰성 높은 통계지표가 제공되는 데에 일조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