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론
국내 주택 시장은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각각 14.3%, 5.5%의 하락을 경험했지만, 경기 회복과 정부의 부양 정책이 맞물리며 빠르게 반등하고 꾸준히 상승해 왔다. 이러한 흐름은 부동산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를 강화하며, "부동산은 결국 상승한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믿음은 심지어 ‘영끌투자’(대출을 영혼까지 끌어모아서라도 집을 사야 한다)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부동산 투자를 대중화시키는 데 기여하였다. 특히, 2020년과 2021년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이 각각 9%, 18% 이상 상승하는 등 부동산 시장은 과열 현상이 두드려졌고, 세종, 인천, 경기 등의 지역에서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급격한 상승은 규제 정책에도 불구하고 가수요와 풍선효과를 유발하며 지역 간 불균형을 심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였다(강길주, 2024; 전형철·형남원, 2018).
이처럼 국내 주택 시장은 아파트 중심의 주거 문화를 특징으로 하며, 아파트는 실거주와 투자 모두에서 중요한 자산으로 인식되고 있다(김상배·이승아, 2021; 방두완 외, 2019; 신종협, 2018; 정대성·박종해, 2022; 정준호, 2022). 이는 아파트 매매가격이 국내 부동산 시장의 주요 지표로 활용되며, 전체 시장을 견인하는 핵심 요소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이성미, 2004). 실제로 아파트는 주택시장 거래에서 연간 70% 이상의 거래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1) 이는 아파트 시장이 주택 시장을 대변하는 주요 영역으로 기능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주택 시장에서 지역 간 전이효과(spillover effect)는 특정 지역의 주택 가격 변화가 인접 지역으로 전이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국내 주택 시장에서 이러한 전이효과는 지역 간 경제적 연계성, 인구 이동, 그리고 정책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발생한다(장병기, 2014). 특히,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지역은 전이효과의 허브(hub)로 기능하며, 서울과 수도권의 주택 가격 상승은 인접 지역뿐만 아니라 지방 대도시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Al-Yahyaee et al., 2021). 이러한 정보 전이는 정책적 개입, 시장 심리와 같은 요인에 따라 강화되거나 약화되며, 지역 간 상호작용의 복잡성을 심화시킨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지역 간 주택 시장 연계성을 형성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이다. 2017년 정부는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목표로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강력한 대출 규제와 세제 강화 등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였다. 이러한 정책은 시장의 과열을 억제하려는 시도였으나, 규제 지역에서 억제된 수요가 비규제 지역으로 이동하며 주택 가격을 상승시키는 '규제의 역설(paradox of regulation)'을 초래하였다(주종웅·권영상, 2023). 예를 들어, 수도권 내 일부 규제 지역에서는 주택 가격 상승이 억제되었지만, 인접한 비규제 지역에서는 투기적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며 전체적인 주택 가격 상승을 초래하였다. 이는 규제 강도와 지역적 차이에 따라 전이효과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음을 시사하며, 국내 부동산 시장의 지역 간 상호작용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구체적으로, 시도별 아파트 시장의 전이 경로는 정책적 요인, 수요·공급 요인, 심리적 요인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고희운·강상훈, 2023; 김미경, 2016; 정대성, 2023). 첫째, 정책적 요인은 전이 경로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특정 지역에서의 투기적 수요가 인근 비규제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가격 상승을 초래한다. 둘째, 수요·공급 요인은 인구 구조 변화와 주택 공급 부족이 결합하여 특정 지역에서의 수요 과포화 현상 또는 수요 이동을 유발한다. 셋째, 심리적 요인은 시장 참여자들의 기대와 투자 심리를 통해 전이효과를 강화하거나 약화시킨다. 특정 지역에서의 가격 상승은 타지역에서도 상승 압력을 만들어내며, 이는 투자 심리가 주택 시장의 지역 간 상호작용에서 중요한 역할을 함을 보여준다.
전이효과의 강도는 지역 간 경제적 연계성과 구조적 특성에 따라 달라지며, 이는 국내 주택 시장의 주요 특징 중 하나이다. 전이효과가 강할수록 특정 지역에서 시작된 주택 가격 상승이 인접 지역으로 빠르게 확산되며 주택 시장의 과열을 초래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러한 전이 과정은 지역 간 주택 가격의 동조성을 강화하고, 시장 변동성을 확대하며, 주택 시장의 불확실성을 증가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특히, 전이효과가 강하게 나타날 경우 투기 심리가 확산되어 주택 가격 상승 압력을 가중시키며, 정부 정책의 효과가 제한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박종훈, 2019; 안지희, 2024). 반면, 전이효과가 감소하는 경우는 지역 간 독립성이 강하거나 규제가 효과적으로 작동할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주택 시장의 특성과 전이 경로를 더욱 심층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단기, 중기, 장기로 구분한 분석이 필수적이다. 주택 시장에서 정책적 및 심리적 요인의 효과는 즉각적으로 나타나지 않고 일정한 시차(lags)를 두고 발생하는 특성이 있다(Jones & Watkins, 2009; Shen et al., 2024). 정책적 개입은 초기에는 시장 참여자들에게 제한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심리적 요인과 결합하여 주택 시장 전반의 불확실성을 확대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주택 구매 제한 정책은 단기적으로는 거래량 감소와 주택 가격 안정화 효과를 가져오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나 제한된 구매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심리가 작용하며 수요를 다시 증가시킬 수 있다(Chen & Wang, 2020). 이는 정책적 개입이 단순한 초기 효과에 그치지 않고, 심리적 반응과 시장 참여자의 기대 변화를 통해 장기적인 시장 구조 변화를 초래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에 따라 본 연구는 주파수 연계성 방법(frequency-domain connectedness)을 활용하여 국내 17개 시도의 아파트 매매지수 데이터를 분석하고, 지역 간 연계성의 시간 가변적 특성과 주기별 효과를 도출하고자 한다. Baruník & Křehlík(2018)이 제안한 주파수 연계성 모형은 Diebold & Yilmaz(2012)의 시간 영역 연계성(time-domain connectedness) 분석을 확장한 것으로, 주택 시장의 단기(1~3개월), 중기(4~12개월), 장기(12개월 이상)로 나누어 각 주기의 연계효과를 분석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이다. 본 연구는 이를 통해 국내 주택 시장의 지역 간 상호작용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한다. 연구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2장에서는 국내 주택 시장의 전이효과에 관한 선행연구를 검토하고, 3장에서는 연구에 사용된 자료와 분석 방법을 소개한다. 4장에서는 지역별 주택 시장의 주파수 연계성 분석 결과를 제시하며, 5장에서는 본 연구의 주요 결론과 시사점을 논의한다.
Ⅱ. 선행연구
주택 시장의 파급효과(ripple effects) 또는 전이효과(spillover effects)는 Meen(1999)의 연구에서 최초로 정의되었다. Meen(1999)은 한 지역의 주택 가격 충격이 인접 지역으로 확산되는 과정을 설명하면서, 이러한 확산이 지역적 구조 차이 및 지역적 연계에서 비롯된다고 설명했다. Meen(1999)의 연구 이후, 다양한 국가와 지역을 대상으로 주택 가격의 상호 연계성과 전이 효과를 분석하는 연구들이 활발히 진행되었다(Autor et al., 2014; Cook, 2005; DeFusco et al., 2018; Yang et al., 2021). 예를 들어, DeFusco et al.(2018)은 미국 94개 지역의 주택 가격 간 전이효과를 분석하며, 한 지역의 주택 가격이 급등할 경우 인접 지역에서도 가격 상승 확률이 두 배 가까이 증가한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인접 지역 간 주택 가격의 상호작용이 주변 시장의 가격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실증적으로 보여주었다. 또한, Yang et al.(2021)은 중국 양쯔강 삼각주 지역 8개 도시를 대상으로 주택 시장 간 거래량을 통한 정보 전이를 분석하며, 상하이가 주요 정보 수신자로 기능하고 거시 경제 요인이 정보 전이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확인하였다.
반면, 국내 주택 시장 간 전이효과에 대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Hwang & Suh(2021)는 TVP-VAR 모형을 활용하여 국내 주택 시장 간 전이효과를 분석하며, 주택 시장 연계성이 경기 호황기(2006년, 2018년)에 급증하고 경기 침체기에는 감소하거나 안정적 양상을 보이는 것을 확인하였다. 김상배·이승아(2021)는 6대 대도시(서울, 부산, 대구, 인천, 광주, 대전)의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성을 분석하며, 상승기와 하락기에서 변동성 전이효과를 비교하였다. 분석 결과, 하락기의 변동성 전이효과가 상승기보다 더 크게 나타났으며, 서울이 다른 대도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반면, 인천과 대전은 외부 영향을 상대적으로 더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대성·박종해(2022)는 Diebold & Yilmaz(2009, 2012)의 모형을 활용하여 국내 17개 지역의 아파트 매매가격 간 정보 전이효과를 분석하였으며, 경기, 인천, 부산, 서울이 주요 정보 송신자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은 다른 지역에 비해 유입 전이효과가 낮아 독립적인 시장으로 분석되었다. 방두완·권혁신(2020)과 정대성(2023)은 국내 대도시 아파트 매매가격 간 전이효과를 분석하며, 서울과 같은 주요 대도시가 다른 지역에 미치는 강한 영향력을 확인하였다. 두 연구는 공통적으로 서울이 중심적 정보 송신자로 기능하며, 부산과 인천 또한 정보 전이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결론지었다. 특히, 방두완·권혁신(2020)은 외환위기 및 금융위기 시기에 서울의 영향력이 감소하는 패턴을 발견하였고, 정대성(2023)은 수도권이 비수도권보다 더 강한 전이효과를 보인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고희운·강상훈(2023)은 분위별 전이지수 방법을 활용하여 국내 주택 시장의 전이효과를 분석하며, 경제적 상황에 따라 주택 시장을 구분하여 분석하였다. 그 결과, 주택 가격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전이효과가 급락 상황보다 더 크게 나타났으며, 이는 투기적 수요에 의해 전이효과가 확대됨을 보여주었다. 특히, 강남 지역은 다른 지역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가격 전이 전달자로 기능하며, 주택 가격 상승 시 전이효과가 더욱 강화되는 양상이 나타났다.
기존 연구를 종합하면, 국내 주택 시장에서는 서울, 특히 강남 지역이 다른 지역 주택 가격에 중요한 전이효과를 미친다는 점이 반복적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상승기와 하락기에 따라 전이효과의 강도가 달라지는 특성이 강조되었으며, 특히 가격이 급등하는 시점에서 전이효과가 급격히 확대되고, 투기적 수요가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는 패턴이 발견되었다. 그러나, 기존 연구는 주로 특정 시점에서의 경제적 상황이나 주택 가격의 전이효과를 시간 가변적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분석한 경우가 많다는 한계가 있다.
주택 시장은 그 특성상 단기, 중기, 장기로 구분하여 분석할 필요가 있다(Gomez-Gonzalez et al., 2024). 주택 시장은 다른 금융 자산에 비해 유동성이 낮고, 주택 공급 및 인프라 개발의 변화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느리게 나타난다(이영훈·김재준, 2016). 따라서 단기적인 경제적 충격과 투기적 수요, 중·장기적인 정책 변화와 주택 공급이 주택 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각각 세분화하여 분석할 필요가 있다. 이에 본 연구는 17개 시도의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를 활용하여 Baruník & Křehlík(2018)이 제안한 주파수 연계성 방법을 적용함으로써, 기간별(단기, 중기, 장기) 지역 간 전이효과를 분석하고자 한다.
Ⅲ. 자료 및 분석 방법
본 연구는 국내 17개 시도의 지역별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를 활용하여 지역 간 주택 시장의 기간별 전이효과를 분석한다. 분석 자료는 행정중심복합도시 세종이 출범한 시점을 포함하기 위해 2012년 12월부터 2024년 8월까지의 월별 자료를 사용하였다. 해당 매매가격 지수는 한국부동산원에서 제공되었으며, 2021년 6월을 기준(2021년 6월=100)으로 작성되었다. 또한, 분석의 신뢰성을 높이고 시계열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각 변수는 로그 수익률로 변환하여 사용하였다.
<표 1>은 분석 자료의 기초통계량을 나타낸다.2) <표 1>을 살펴보면, 각 지역별 평균은 경기, 전남, 경북을 제외하고 모두 양수로 나타나 약 12년간 아파트 가격이 평균적으로 상승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지역별 평균 수익률을 고려했을 때, 울산, 서울, 부산 순으로 평균 수익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제주, 경북, 경기 순으로 수익률이 낮게 나타났다. 최소값, 최대값, 표준편차를 함께 고려했을 때, 강원 지역의 변동이 가장 크고 충남 지역의 변동이 가장 낮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분석 기간 내 지역별 아파트 가격 변동성에서 강원 지역이 가장 크고, 충남 지역이 가장 안정적이었음을 의미한다. 왜도의 경우, 경기, 강원, 충남, 전북, 경남 지역은 양의 값을 보여 오른쪽 꼬리가 길게 나타나는 분포를 보였으며, 나머지 지역은 음의 값을 보여 왼쪽 꼬리가 길게 늘어진 분포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첨도를 살펴보면, 충북, 전북, 경남을 제외한 모든 변수에서 정규분포의 기준값인 3보다 크게 나타나 정규분포보다 뾰족한 분포 형태를 가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Jarque-Bera 검정을 실시한 결과, 충북과 경남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은 정규분포를 따른다는 귀무가설을 기각하여 정규분포가 아닌 다른 형태의 분포를 갖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림 1>는 지역별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 원자료의 추이를 나타낸다. 지역별로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의 추이에 차이가 존재하지만, 전반적으로 COVID-19 시기인 2020년 이후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2022년 이후 미국 금리 인상과 세계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가 감소하는 추세로 전환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지역별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의 정보 전이효과를 살펴보기 위해 Baruník & Křehlík(2018)의 주파수-영역 연계성 방법(frequency-domain connectedness)을 적용하였다. Baruník & Křehlík(2018)의 방법은 Diebold & Yilmaz(2009, 2012)에 의해 개발된 연계성 방법을 주파수-영역으로 확장시킨 것으로 주기별(단기, 중기, 장기 등)로 분석자료의 연계성을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이다.
Diebold & Yilmaz(2009, 2012)의 연계성 방법은 VAR(vector autoregressive regression) 모형을 응용한 것으로, p시차를 갖는 VAR(p) 모형의 분산분해를 활용하여 연계성을 식별할 수 있다. 즉, VAR(p) 모형에서 추출된 분산분해를 활용해 특정 변수로부터 발생하는 충격으로 인해 다른 변수에 유발되는 전이효과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변수 간의 시스템 상호연결성을 측정할 수 있다(Diebold & Yilmaz, 2009, 2012). Diebold & Yilmaz(2009, 2012)에 의해 제안된 연계성 측정 방법은 평균 이동(moving-average) 방법을 통해 전이효과의 시간 가변 효과 즉, 시간-영역(time-domain)을 식별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자료의 주기(단기, 중기, 장기 등) 즉, 주파수-영역(frequency-domain)을 식별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특히, 현실 거시경제(주택 시장, 주식 시장, 거시경제 변수 등)는 주기에 따라 각기 다른 반응을 보인다는 것을 고려할 때, 시간-영역만을 고려하는 것은 경제적 현상을 제대로 식별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김부권·원두환, 2023). 이에 따라 Baruník & Křehlík (2018)은 Diebold & Yilmaz(2009, 2012)의 연계성 방법을 주파수-영역으로 확장시켜 경제적 변수의 다양한 주파수 구성요소를 파악하고 이들 사이의 상호작용과 연결성을 분석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러한 접근법은 변수의 조합(시스템)에서 주기와 시간 가변 효과를 동시에 파악할 수 있는 장점이 존재한다(Baruník & Křehlík, 2018).
Baruník & Křehlík(2018)의 주파수-영역 연계성 방법은 p차 시차를 갖는 VAR(p) 모형을 활용한다. p차 시차를 갖는 VAR(p) 모형은 <식 1>과 같다.
여기서 A1, A2, …, Ap은 계수 행렬이고, εt는 공분산 행렬 ∑를 갖는 i.i.d(independent and identically distribution) 오차항을 의미한다. <식 1>을 이동평균(moving average)으로 변환하면 다음과 같은 <식 2>로 나타낼 수 있다.
<식 2>에서 φ1, φ2, ⋯, φp, ⋯, φ∞ = φ(L)은 이동평균 계수 행렬의 시차 연산자(lag operator)이고, φ(L)은 행렬 계수의 역행렬 [φ(L)]-1 = A(L)으로 도출된다. 이 때, Koop et al.(1996)과 Pesaran & Shin(1998)의 일반화된 분산분해(generalized forecast error variance decomposition)로 분해하면 다음과 같이 나타낼 수 있다.
<식 3>에서 φh는 h시차에서 이동평균 계수 행렬이고, ∑는 오차벡터 ε의 분산행렬, σjj는 변수 j의 표준편차이다. 즉, 는 예측 수평선(horizon forecast)에서 i변수의 예측오차 분산분해에 대한 j변수의 기여도(contribution)를 의미한다. 로 도출한 각 행의 분산분해 비율은 일반화 예측오차 분산분해에서 합이 1이 되지 않기 때문에 표준화를 위해 <식 4>를 적용하여 표준화할 수 있다.
는 수평선(horizon) H에서 i에서 j의 쌍별 연계성(pairwise connectedness)을 계측할 수 있으며, 쌍별 연계성의 합으로 변수의 조합(시스템) 간의 총 연계성을 도출할 수 있다. 즉, Diebold & Yilmaz(2009, 2012) 방법 및 일반화된 예측오차 분산분해로 도출한 연계성은 시간-영역으로 제한 되어 있기 때문에 주기별 연계성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스펙트럴 분산분해(spectral decomposition)를 적용해야 한다(Baruník & Křehlík, 2018). Baruník & Křehlík(2018)은 스펙트럴 분산분해를 적용하기 위해 주파수 충격반응함수를 고려하였다. <식 1>을 푸리에 변환(Fourier transformation)을 적용하면 다음과 같이 표현할 수 있다.
여기서 w는 주파수를 의미하고, 을 의미하고, 주어진 주파수 w에서 yt에 대한 스펙트럴 밀도를 다음과 같이 정의할 수 있다.
여기서 로 표현될 수 있으며, 주어진 주파수 w에서의 공분산을 의미한다. <식 6>의 파워스펙트럼을 활용하여 주파수 범위 w∈(-π, π)에서 스펙트럴 분산분해는 다음 <식 7>로 표현할 수 있다.
<식 7>에서 φh (e-iw)=Σhe-iwhφh는 충격반응함수 φh에 대한 푸리에 변환을 나타내고, (θ(w))ij는 주파수 w범위에서 j변수의 충격으로부터 i변수에 대한 스펙트럼 비율을 의미한다.
위의 <식 7>을 활용하여 주어진 주파수 w에서 표준화된 분산분해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θ(w))ij를 j변수의 주파수 분산 비율로 조정해야 한다. 이를 표현하면 <식 8>과 같다.
<식 8>에서 Ψi (w)는 주어진 주파수 w에서 i변수의 파워(power)를 의미하고, Ω는 주파수 영역(frequency-domain)을 표현하는 변수이다.
<식 5>~<식 8>을 활용해 주파수 충격반응함수를 주파수 분산분해로 확장하고, γ = -π ≤ a ≤ β ≤ π로 정의되고 주파수 구간 w에서 일반화된 예측오차 분산분해(generalized forecast variance decomposition)는 다음과 같이 표현할 수 있다.
<식 9>의 주파수 예측오차 분산분해 결과를 <식 4>를 적용하여 각 열의 합을 1로 표준화할 수 있다. 즉, 에서 표현되는 것처럼 주어진 주파수 w에서 j로부터 i의 의 충격의 비율을 표현할 수 있다. 표준화된 분산 비율을 활용하여 주어진 주파수에서 within 총 연계성(WTC), 유출효과(DTCi→j), 유입효과(DTCi←j), 순 효과(NTC)를 도출할 수 있다.
<식 10>은 총 연계성(total connectedness)으로 주어진 주파수(단기, 중기, 장기 등)에서 전체 예측오차 분산에서 충격에 의해 설명된 비중을 의미한다. 즉, 지역별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 간의 총 연계 정도를 나타낸다. 총 연계성 값이 100에 가까울수록 지역 간 주택 시장의 연계 정도가 매우 높음을 의미하며, 반대로 0에 가까울수록 연계 정도가 낮음을 의미한다.
<식 11>과 <식 12>는 각각 유출효과와 유입효과를 의미한다. 유출효과는 주어진 주파수(단기, 중기, 장기 등)에서 특정 변수 i 의 충격이 다른 변수들 j에 전달되는 정보효과 즉, i지역의 주택 가격 충격이 그 외 지역, j의 주택 가격에 전달되는 정보효과를 나타낸다. 반면, 유입효과는 주어진 주파수에서 다른 변수들 j의 충격이 변수 i에 전달되는 정보효과를 나타내며, 이는 다른 지역 j의 주택 가격 충격이 특정 지역 i의 주택 가격에 전달되는 정보효과를 의미한다.
총 연계성의 값과 유사하게, 유출효과와 유입효과 값이 100에 가까울수록 두 지역 간 주택 시장의 연계 정도가 높음을 의미하며, 0에 가까울수록 연계 정도가 낮음을 의미한다.
<식 13>은 순 효과를 나타내며, 유출효과에서 유입효과를 뺀 값으로 정의된다. 순 효과의 값이 0보다 큰 지역은 다른 모든 주택 시장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을 의미하며, 해당 지역은 순 송신자(net giver)로 정의한다. 반면, 순 효과의 값이 0보다 작은 지역은 다른 지역으로부터 영향을 받는 지역으로 이 지역을 순 수신자(net receiver)로 정의할 수 있다.
Ⅳ. 실증분석 결과
본 장에서는 국내 주택 시장의 지역별 연계성을 파악하기 위해 Baruník & Křehlík(2018)의 주파수-영역 연계성 방법을 적용하였다. 주파수 연계성 분석을 위해 VAR 모형의 최적 시차를 SIC(Schwarz information criterion)에 따라 1시차(lags)로 설정하였으며, 일반화 예측오차 분산분해 기간은 Baruník & Křehlík(2018)에서 제시한 최소 단위인 수평선(horizon) 100으로 설정하였다. 또한, 주택 시장의 주파수(단기, 중기, 장기)는 단기의 경우 1~3개월, 중기의 경우 4~12개월, 장기의 경우 12개월 이상으로 구분3)하여 분석을 진행하였다.
<표 2>~<표 4>는 단기, 중기, 장기의 지역별 주택 시장의 연계성 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먼저 총 연계성(WTC)을 살펴보면, 단기의 경우 5.37%, 중기 18.6%, 장기 60.45%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주택 시장의 총 연계성이 단기에서 장기로 갈수록 점진적으로 증가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러한 결과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정책적 요인, 금리 변동과 같은 거시적 요인들이 주택 시장 전반에 점차 강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시사한다. 즉, 장기적으로 거시경제적 요인이 주택 시장에 반영되면서 지역 간 주택 시장이 더 동조화되고, 통합되는 경향을 보임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기간별 연계성 표를 살펴보면, 단기와 중기의 경우(<표 2>, <표 3>) 자기 자신의 충격(주대각선)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그러나 장기(<표 4>) 장기의 경우 자기 자신의 충격보다 지역 간 연계효과가 더 크게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단기와 중기의 경우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 동안 시장 변동이 외부 요인보다 지역 고유의 특성에 의해 주로 발생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장기에서는 지역 고유 특성 외에도 정책적 효과, 금리 변화와 같은 거시적 요인이 시장에 점차 반영되며 지역 간 연계효과가 강화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이연정 외, 2023).
기간별 지역별 순 전이효과를 살펴보면, 단기의 경우 경기, 부산, 대구, 광주, 대전, 강원, 충남, 전남, 경북, 경남 지역이 주택 시장 전이효과의 순 송신자(net giver)로 나타났으며, 중기의 경우 경기, 인천, 부산, 광주, 대전, 강원, 충북, 충남, 전북, 경북 지역이 순 송신자로 나타났다. 반면, 장기의 경우 서울, 경기, 인천, 부산, 대전, 울산, 충남, 경남 지역이 순 송신자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를 종합하면, 단기와 중기의 경우 총 연계성 지수가 크지 않고, 순 전이효과가 미미하여 지역 간 연계성보다는 각 지역의 고유한 시장 특성이 가격 변화를 주도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Iacoviello & Neri, 2010). 이는 단기와 중기에는 지역별 시장의 독립성이 유지되며, 가격 변화가 지역 내부의 경제적 여건, 수요·공급 요인, 정책적 특성 등에 의해 주로 결정된다는 점을 시사한다.
반면, 장기적으로는 총 연계성과 순 전이효과가 크게 증가하며, 수도권과 주요 광역시와 같은 중심지의 가격 변화가 주변 지역으로 강하게 확산되는 양상을 보인다. 이는 장기적으로 정책적 충격과 같은 외부 요인이 단순히 개별 지역에 흡수되지 않고, 일정한 시차를 두고 경제적 요인 및 지역 간 연계성을 통해 주변 지역으로 점진적으로 확산되기 때문이다(Vansteenkiste, 2007). 예를 들어, 수도권 지역에서 강력한 정책적 규제가 도입될 경우, 초기에는 해당 지역에서 수요 억제 효과로 작용하여 가격 안정화가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시간이 경과하면서 억제된 수요가 인근 지역으로 이동하고, 이러한 수요 이동이 누적됨에 따라 주변 지역에서 주택 가격 상승 압력을 유발하는 전이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주택 시장은 단기 및 중기에는 지역별로 독립적이고 개별적 요인에 의해 움직이는 반면, 장기적으로는 통합된 시장 구조 속에서 연계성이 확대됨을 시사한다.
<그림 2>는 <표 2>~<표 4>에서 계산된 연계성 표를 활용해 정적(static) 지역 간 쌍별 효과를 네트워크 형태로 시각화한 것이다. 이 그림은 단기, 중기, 장기에 따른 주택 시장 간 정보 전이의 방향성과 강도를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그림 2>에서 지역의 색이 붉은색에 가까울수록 다른 지역 주택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지역 간 연결선을 살펴보면, 선의 굵기가 굵을수록 정보 전달 효과가 크며, 선의 색이 붉을수록 강한 전이효과를 나타낸다.
단기의 순 쌍별 네트워크 연계성을 살펴보면, 세종, 경남, 대구의 영향력이 크게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중기의 경우, 대전, 전북, 부산, 인천, 충남, 대구, 강원 순으로 영향력이 두드러졌다. 그러나, 단기(5.37)와 중기(18.60)의 경우 총 연계성의 크기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기 때문에, 단기와 중기의 네트워크 연계성은 특정 지역의 개별적 특성에 의해 주도되는 경향이 있다고 볼 수 있다.4) 반면, 장기의 경우 서울, 부산, 대구, 인천, 경기 등 수도권 및 주요 광역시의 영향력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특히, 서울은 인접 지역과의 높은 경제적·사회적 연계를 통해 다른 지역에 비해 강력한 정보와 가격 신호를 전달하는 구조적 위치에 있다. 이에 따라 서울에서의 주택 가격 변화는 수도권 지역, 특히 경기와 인천의 시장 참여자들에게 기대를 자극하며, 이러한 기대 변화는 타 지역의 주택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는 서울이 국내 주택 시장의 중심 허브 역할을 하고 있음을 시사하며, 서울에서 발생하는 주택 시장의 충격이 경기 및 인천을 포함한 인근 지역으로 확산되는 효과가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희운·강상훈, 2023; 이항용·이진, 2014).
일반적으로 연계성 방법은 전체 기간에 대한 정적(static) 분석에 한정되기 때문에 시간 가변(time-varying) 효과를 고려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는 표본이동분석(rolling window) 방법을 적용하여 지역별 주택 시장의 동적 연계성을 분석하였다. 예측 기간(forecast periods)은 주파수 연계성 분석의 최소 단위인 100일로 설정하였으며, 표본 이동(rolling sample)은 3년(36개월)로 설정하여 분석을 진행하였다.
<그림 3>은 표본이동분석 방법을 적용한 지역별 주택 시장 총 연계성의 시간 가변 효과를 시각화한 것이다. 분석 결과, 지역별 주택 시장의 총 연계성은 <표 2>~<표 4>의 정적 분석 결과와 유사하게 단기, 중기, 장기 순으로 총 연계성이 크게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그림 3>에서는 장기의 총 연계성이 단기와 중기의 연계성 추이와 상이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특징적이다. 즉, 단기적으로는 개별 지역의 고유한 요인이 시장 변동을 주도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정책 요인, 기대 심리, 지역 간 상호작용 등이 시장에 반영되면서 장기적으로는 시장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총 연계성 효과를 시기별로 살펴보면, 크게 4개의 기간(1기: 2016~2018, 2기: 2018~2020, 3기: 2020~2022, 4기: 2022~2024)으로 구분할 수 있다. 1기(2016~2018)의 경우, 총 연계성은 2017년 중반부터 급격히 상승하는 모습을 보인다. 해당 시기 정부는 서울 전 지역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고, 주택담보대출비율(loan to value, LTV)과 총부채상환비율(debt to income, DTI)을 강화하는 등 강력한 주택 규제 정책을 시행하였다. 이러한 정책은 초기에는 서울 지역의 주택 가격 상승을 억제하는 효과를 보였으나, 풍선효과(ballon effects)로 인해 수도권 외곽 지역 및 지방 광역시로 투자 수요가 이동하면서 주택 시장 간 연계성을 강화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구체적으로, 한국부동산원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2017년 8월부터 2018년 8월까지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4.5%에 그쳤다. 반면, 김포는 10.6%, 파주는 9.1% 상승하였으며, 부산 해운대구는 14.1%, 대구 수성구는 13.5% 상승하는 등 수도권 외곽과 지방 광역시에서도 아파트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는 강력한 주택 규제가 서울 내 주택 시장의 연계성을 부분적으로 제한했으나, 대신 서울 외곽 지역과 지방 광역시로의 전이효과를 유발했음을 보여준다.
2기(2018~2020)의 경우, 주택 시장의 총 연계성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이 시기 정부는 주택 시장 안정화를 목표로 2018년 9·13 대책,5) 2019년 12·16 대책,6) 2020년 6·17 대책7)을 연이어 발표하며 규제를 점차적으로 강화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강도 높은 규제에도 불구하고, 주택 가격은 안정화되지 않았으며, 오히려 가격 상승세가 가속화되는 규제의 역설(paradox of regulation)이 나타났다. 규제가 강화될수록 주택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일반적인 기대와는 달리, 실제로는 시장 참여자들의 심리가 규제를 우회하려는 방향으로 작용하면서 가격 상승이 더욱 확대되었다(이애경, 2021). 특히, 6·17 대책 이후에는 규제 지역으로 지정되지 않은 지방 중소도시와 비규제 지역에서 주택 가격이 급등하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KB국민은행 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2020년 6월부터 2021년 6월까지 세종시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44.9% 상승했으며, 천안은 25.9%, 전주는 19.5% 상승하였다. 특히 세종시는 행정수도 이전 논의와 맞물려 투자 수요가 급증하며 전국에서 가장 높은 집값 상승률을 기록하였다. 이는 규제 지역 확대로 인해 투자 수요가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지역으로 몰린 결과로 해석된다. 결과적으로 해당 기간 동안 주택 시장의 총 연계성 증가는 강력한 정책적 충격이 특정 지역의 독립적인 시장 움직임을 억제하고, 시장 간 상호작용을 촉진한 결과로 나타났다. 수도권과 광역시의 주택 가격 변동은 비규제 지역으로 확산되어 총 연계성을 높이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3기(2020~2022)의 경우, 2020년부터 2021년까지 COVID-19로 인한 초저금리와 유동성 확대로 인해 주택 가격이 급등하며 시장 간 연계성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이 시기, 전 세계적인 경기 부양 정책과 유동성 확대는 주택 시장에 대한 투자 수요를 증가시켰으며, 이 시기 전 세계적으로 시행된 경기 부양 정책과 유동성 확대는 주택 시장에 대한 투자 수요를 크게 증가시켰으며, 이러한 수요는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전국적으로 확산되어 주택 시장 간 상호작용을 강화하였다. 특히,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서 시작된 주택 가격 상승세가 지방 대도시 및 중소도시로 전이되면서, 시장 간 연결성이 더욱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4기(2022~2024)의 경우, 미국의 급격한 금리 인상과 이에 따른 이자 비용 증가가 주택 시장의 전반적인 침체를 유발하면서 지역 간 연계성이 감소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 시기 금리 인상은 주택 구입 비용 증가와 대출 여건 악화를 초래하였고, 이로 인해 주택 수요가 급격히 위축되었다. 특히, 금리 인상이 심화됨에 따라 시장 참여자들의 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각 지역 주택 시장 간 연계성이 약화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림 4>는 시간 가변효과를 고려한 동적 순 연계성 추이를 나타낸다. 단기의 경우, 대부분의 지역에서 순 연계성이 0을 중심으로 큰 변동 없이 유지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단기적으로 주택시장의 충격이 발생하더라도, 해당 충격이 대부분 다른 지역으로 파급되지 않고, 지역별 주택 시장 내부에서 흡수되어 독립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2017년 중반에는 세종의 순 연계성 지수가 급격히 상승하는 현상이 관찰되었다. 이는 정부의 주택 안정화 정책(투기과열지구 지정 및 대출 규제)과 행정수도 이전 논의가 세종 지역에 국소적인 충격을 유발했음을 시사한다. 단기적으로 이러한 정책적 충격은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기보다는 개별 지역에 국한된 영향을 미치는 경향을 보인다.
중기의 경우, 단기에 비해 순 연계성 지수의 변동 폭이 확대되며, 특정 지역의 영향력이 보다 뚜렷하게 나타나는 양상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정책적·경제적 충격이 일정한 시차를 두고 점차적으로 시장에 반영되면서 지역별 영향력이 강화되거나 약화되는 과정을 반영한다. 특히, 서울과 수도권(경기, 인천) 지역은 여전히 주요 순 송신자로 나타나며, 중기에서도 이들 지역의 영향력이 다른 지역에 비해 크게 확대되었다.
반면, 대구와 부산과 같은 광역도시는 중기적으로 순 수신자로서의 특성이 강화된 지역으로 나타난다. 이는 이들 도시가 서울 및 수도권에서 발생한 시장 변화와 정책적 충격을 점차적으로 흡수하는 역할을 했음을 의미한다(장한익, 2023). 예를 들어, 강력한 규제 정책으로 인해 억제된 수도권의 투자 수요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대구와 부산으로 전이되었고, 이러한 전이 효과는 해당 지역의 주택 가격 상승과 함께 이들 지역을 시장 내 주요 순 수신자로 부각시켰다.
장기의 경우, 단기, 중기에 비해 순 연계성 지수의 추이가 <그림 3>에서 나타난 총 연계성 지수의 움직임과 유사한 패턴을 보이며, 특정 시기(1기, 2기 등)에 발생한 정책적·경제적 충격으로 인해 지역별 특성이 뚜렷하게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서울이 다른 지역에 비해 지속적으로 높은 순 연계성을 보이며, 특정 시점(1기, 2기)에서는 그 영향력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이는 주요 부동산 정책, 거시경제적 요인, 주택 가격 상승에 대한 시장 참여자들의 기대가 장기적으로 반영된 결과로, 서울이 국내 주택 시장의 중심 허브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희운·강상훈, 2023).
종합적으로, 단기, 중기, 장기의 총 연계성과 순 연계성 지수를 분석한 결과, 주택 시장에서 시간에 따른 지역 간 상호작용과 영향력의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단기에서는 충격이 개별 지역으로 흡수되어 지역 간 연계성이 제한적이고 독립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반면, 중기에는 정책적·경제적 충격이 시차를 두고 점차적으로 반영되면서 특정 지역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지역 간 상호작용이 강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장기에서는 총 연계성과 순 연계성 모두에서 변동 폭이 커지며, 정책적 충격과 경제적 요인이 시장에 장기적으로 반영되어 지역 간 연계성이 더욱 뚜렷해지고, 서울이 국내 주택 시장의 중심 허브로서 역할을 강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Ⅴ. 결론
본 연구는 지역별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의 정보 전이효과를 분석하기 위해 Baruník & Křehlík(2018)의 주파수-영역 연계성 방법을 적용하였다. 주파수 영역을 단기(1~3개월), 중기(4~12개월), 장기(12개월 이상)로 구분하여 정적 및 동적 연계성, 순 연계성을 통해 지역 간 주택 시장의 상호 연계성을 분석하였다. 주요 실증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정적 연계성 분석 결과 국내 주택시장의 총 연계성은 단기에서 장기로 갈수록 시간이 지남에 따라 증가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단기와 중기에서는 세종, 경남, 대구, 대전, 전북, 부산 등 일부 지역의 고유한 특성이 네트워크 연계성을 주도하는 경향이 있었으나, 전반적인 연계성 수준이 낮아 지역 간 상호작용은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장기적으로는 서울, 부산, 대구, 인천, 경기 등 수도권과 주요 광역시가 높은 전이효과를 보였으며 특히, 서울은 주요 정보와 가격 신호를 전달하는 중심 허브로 기능하며, 이러한 신호는 경기와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 및 전국적으로 파급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둘째, 동적 총 연계성 분석에서는 시기별로 주택시장의 전이효과가 다르게 나타나는 것을 확인하였다. 구체적으로, 단기에는 개별 지역의 고유한 요인이 시장 변동을 주도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정책적 요인과 지역 간 상호작용이 점차 반영되면서 총 연계성이 크게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총 연계성은 2016~2024년 기간 동안 주요 정책적 충격과 경제 환경 변화에 따라 네 가지 시기로 구분할 수 있었다. 1기(2016~2018)와 2기(2018~2020)에는 강도 높은 부동산 규제가 수도권 외곽과 지방 광역시로 투자 수요를 이동시키며 연계성을 강화하는 데 기여하였다. 반면, 3기(2020~2022)에는 COVID-19로 인한 초저금리와 유동성 확대로 연계성이 크게 증가하였으며, 4기(2022~2024)에는 금리 인상과 주택 수요 감소로 인해 지역 간 연계성이 약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셋째, 순 연계성 분석 결과, 단기에는 대부분의 지역에서 순 연계성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며, 충격이 개별 지역으로 흡수되는 독립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2017년 중반 세종에서 관찰된 순 연계성 지수의 급격한 상승은 특정 정책(투기과열지구 지정 및 대출 규제)과 같은 충격이 국소적으로 작용했음을 보여준다. 중기와 장기에서는 순 연계성과 총 연계성 모두에서 변동 폭이 확대되며, 정책적·경제적 충격이 점진적으로 반영되면서 지역 간 상호작용이 강화되었다. 특히, 장기적으로는 서울이 국내 주택 시장의 중심 허브로 기능하며, 정책 및 거시경제적 요인이 장기 연계성을 강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의 위 실증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정책적 시사점을 제시한다. 첫째, 정책 설계 시 지역 간 전이효과를 체계적으로 반영하고, 규제의 역설을 완화할 방안이 필요하다. 본 연구의 총 연계성 분석 결과, 2017년 8·2 대책과 2020년 6·17 대책은 국내 주택 시장에서 풍선효과와 규제의 역설이 발생했음을 실질적으로 보여준다. 8·2 대책은 서울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고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을 강화하여 초기에는 매수 심리를 억제하며 단기적 안정 효과를 보였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투자 수요가 김포, 파주 등 수도권 외곽으로 이동해 풍선효과를 초래했다. 6·17 대책은 규제 지역을 수도권과 지방 광역시로 확대했지만, 규제를 우회하려는 심리가 자극되며 세종, 천안, 전주 등 비규제 지역에서 주택 가격이 급등했다. 이는 규제가 시장 심리를 적절히 안정화하지 못할 경우, 단기적으로는 효과가 있더라도 중·장기적으로는 투기적 요소와 비합리적 기대를 차단하지 못해 시장 왜곡을 초래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강력한 규제가 주택 시장의 과열을 완화하려면 규제의 신뢰성을 높이고, 투기적 요소와 비합리적 기대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접근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정책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을 유지하며, 시장 참여자들에게 규제의 목적과 기대 효과를 명확히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동시에, 실시간 데이터 기반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투기적 수요와 이상 거래를 조기에 감지하고, 시장 과열을 방지할 수 있는 예방적 메커니즘을 마련해야 한다.
둘째, 전이효과를 활용한 장기적이고 균형적인 시장 안정화 전략이 필요하다. 본 연구는 단기적으로는 주택 시장의 전이효과가 지역별 고유 특성에 의해 제한적으로 나타나는 반면, 중·장기적으로는 정책적·경제적 요인으로 인해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양상을 확인하였다. 이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려면 단기적 규제 효과에 의존하기보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전이효과를 안정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정책적 틀을 구축해야 한다. 예를 들어, 거래세 및 보유세를 조정하여 투기적 거래를 억제하고, 공공 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함으로써 특정 지역에 집중된 수요를 분산시킬 수 있다. 또한, 지역 균형 발전을 목표로 지방 거점 도시의 인프라를 개선하여, 수도권에 집중된 주택 수요를 완화하고 지역 간 연계성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전략이 요구된다. 나아가, 데이터 기반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지역별 전이효과를 실시간으로 추적하고, 이를 바탕으로 정책의 효과를 사전에 평가하여 심리적 불안을 최소화하고, 맞춤형 규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셋째, 투기적 수요 억제와 시장 신뢰성 강화를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 연구 결과는 강도 높은 규제가 투기적 거래를 억제하지 못하면, 오히려 가격 상승 기대를 자극하여 시장을 더욱 과열시킬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를 방지하려면 다주택자에 대한 세제 강화, 단기 보유 주택에 대한 양도세 중과 등 투기적 수요를 억제하는 맞춤형 정책이 필요하다. 또한, 실수요자를 지원하기 위한 생애 첫 주택 구입 지원, 청년 및 신혼부부를 위한 금융 혜택 확대 등을 통해 주택 시장에서 정책의 신뢰성을 제고해야 한다.
본 연구는 주파수 연계성 방법을 활용해 국내 17개 시도의 아파트 매매가격 데이터를 단기, 중기, 장기로 구분하여 지역 간 부동산 시장의 시간 가변적 특성을 분석하였다. 특히, 단기와 중기에는 지역별 시장 특성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중·장기에는 정책적 충격과 거시경제 요인이 상호작용을 강화함을 실증적으로 밝혀낸 데에 의의가 있다.
다만, 본 연구는 외부적 충격과 인구학적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한계가 있다. 예를 들어, 2024년 11월 현재 서울·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주택 시장의 탈동조화(de-synchronization)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하였다. 현재 한국은 인구 감소와 지방 소멸 문제에 직면해 있으며, 2021년 기준으로 전체 시군구의 약 40%에 해당하는 지역이 인구 감소 지역으로 지정된 바 있다. 이러한 변화는 지방의 경제 활력 저하와 주택 시장 위축으로 이어지며, 지역 간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향후 연구에서는 외부적 충격과 인구학적 요인을 통합적으로 반영하여 지역 간 주택 시장의 구조적 차이를 더욱 심층적으로 규명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