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론
2024년 2분기말 가계신용 잔액은 1,896.2조 원으로 전분기말 대비 13.8조 원 증가하며 최고 수준을 기록하였다(한국은행, 2024). 가계신용은 가계대출과 판매신용으로 구성되는데, 가계대출 잔액 증가분이 13.5조 원으로 가계신용 증가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여타 가계대출 항목들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예금은행을 중심으로 주택담보대출이 16.7조 원 증가하여 가계신용 잔액이 늘어난 것이다. 경제성장과 자산가치 상승이 지속되는 과정에서 가계신용 잔액이 최고 수준을 계속해서 경신하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그러나 거시경제 상황과 주택시장이 괴리되는 상황에서 영끌과 같은 현상을 동반하는 가계신용의 변화는 중요한 연구 주제라고 할 수 있다.1)
가계대출의 가파른 증가를 제어할 수 있는 효과적인 정책 수단으로 이자율을 활용할 수 있다. 이자율은 소비와 투자에 대한 기회비용을 결정하는 중요한 가격변수로서, 이자율이 상승할 때 소비와 투자는 감소하고, 부동산 가격은 대체로 하락한다(Kaplan et al., 2020). 따라서 이자율이 상승할 때 가계대출이 감소하거나 가계대출의 증감율이 하락할 수 있다.
한편, 주택매매가격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정책을 통해서도 가계대출 증가속도를 조절할 수 있을까? 주택매매가격의 변화가 발생했을 때 가계대출 증감율이 상승하거나 하락한다면, 주택매매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정책을 통해서도 가계대출 증가속도를 조절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본 연구는 임계 벡터자기회귀(threshold vector autoregressive, TVAR) 모형을 활용하여 주택가격과 가계대출 사이의 관계를 추정한다. 임계자기회귀(threshold autoregressive, TAR) 모형은 특정 변수의 임계값을 중심으로 시계열 변수들 사이의 비선형 관계를 분석하기 위해 Tong(1978)과 Tong & Lim(1980)이 제안한 일종의 국면전환(regime-switching)모형이다.2) 본 연구에서는 TVAR 모형을 통해 주요 거시경제 변수들과 주택가격, 그리고 가계대출 사이의 관계를 분석하는데, 세 가지 측면에서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다. 첫째, 주택시장과 경기변동 사이의 관계를 분석할 수 있다. 둘째, 거시경제 변수들 사이에 비선형 관계가 존재한다면 이를 검정할 수 있고 이러한 비선형성을 시계열모형에 반영할 수 있다. 셋째, 국면에 따라 주택가격의 변화와 가계대출 사이의 관계가 달라질 수 있음을 살펴볼 수 있다.
우선 주택시장과 경기변동 사이의 관계와 관련하여, 주택가격 상승률을 임계변수로 설정하고 특정 임계값(들)을 추정하면 국면들을 식별할 수 있다. 하나의 임계값을 추정하면 두 개의 국면을 식별할 수 있는데, 특정 시점에 주택시장이 어떤 국면에 있었는지를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VAR 구조를 활용하여 산업생산과 인플레이션, 금리와 같은 주요 거시변수들을 포함한다면, 식별된 국면이 경기변동과 얼마나 밀접한 관계를 갖는지 확인할 수 있다.
둘째, 주택시장을 포함하여 주요 거시변수들 사이에 비선형관계가 존재할 수 있다. 변수들 사이의 관계가 국면에 따라 다르다는 가설을 검정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본 연구에서는 TVAR 모형을 활용하여 비선형성을 검정한다.
셋째, 국면에 따라서 주택가격의 변화와 가계대출 사이에 비선형관계가 존재한다면, 주택시장과 관련한 정책이나 금융기관 대출 관련 정책들의 효과가 국면별로 상이할 수 있다. 어떤 국면에서는 금리 변화와 같은 거시경제 충격이 가계대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나, 다른 국면에서는 그렇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금리, 주택가격, 가계대출 사이의 비선형관계는 중요한 정책적 시사점을 갖는다. 다음 장에서 소개하는 다수의 연구들은 변수들 사이의 선형관계를 가정하는 VAR 모형 또는 VECM(vector error correction model)을 사용하였다. 이 경우, 단기 주택가격과 가계대출 사이의 동태적 관계는 인과관계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는데, 인과관계 측면에서 주택가격의 변화가 가계대출의 변화를 설명하지 못한다면, 주택가격과 관련한 정부 정책이 가계대출 관리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결론에 이를 수 있다. 그러나, 거시경제가 특정 국면에 들어갔을 때에만 가계대출의 변화가 주택가격의 변화에 영향을 받는다면, 선형모형은 모형설정의 오류(misspecification error)를 갖게 된다.3)
본 연구는 주택가격 상승률을 임계변수로 갖는 TVAR 모형을 구축하고 주요 거시변수들과 주택가격, 가계대출 사이의 동태적 관계를 분석한다. 주요 거시변수들로는 산업생산, 인플레이션, 금리를 고려하였다. TVAR 모형을 통해 임계값을 추정하고 구조적 충격을 식별하여 금리 변화와 주택가격 상승률의 변화가 가계대출 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다. TVAR 모형을 활용한 대표적인 연구에는 곽노선 · 김원기(2023), Atanasova(2003), Avdjiev & Zeng(2014), Balke(2000), Baum & Koester(2011) 등이 있다. 문헌조사 결과, 국내에서 TVAR 유형의 모형을 활용하여 주택시장을 분석한 연구는 윤성민(2018)이 유일한 것으로 알고 있다.
II장에서는 VAR 모형 및 VECM을 중심으로 주택가격과 가계대출 사이의 관계를 분석한 선행연구들을 정리하고, 이어서 국면전환모형을 사용하여 주택시장을 분석한 연구들을 소개한다. 분석 방법과 자료에 대한 논의는 III장에서 이루어진다. 먼저, 하나의 변수로 이루어진 TAR 모형, TAR 모형의 추정 방법, 그리고 추정에 이용한 자료를 소개한다. 이어서 두 국면으로 이루어진 TVAR 모형을 구축하고 산업생산지수, 소비자물가지수, CD금리, 주택가격지수, 가계대출 등의 자료를 사용하여 모형을 추정한다. 여기에서는 시계열 자료들 사이의 선형관계를 가정하는 구조적 VAR 모형의 추정결과와 비선형관계의 TVAR 추정 결과도 비교한다. 추정 결과를 바탕으로 몬테 카를로 시뮬레이션 방법을 사용하여 비선형 충격반응함수와 국면전환 확률도 추정한다. 마지막으로 IV장에서 연구의 결과를 요약하고 정책적 시사점을 제시한다.
Ⅱ. 선행연구
주택가격과 가계대출 사이의 동태적 상호작용에 대한 연구는 매우 다양하다. 여기에서는 시계열자료를 이용한 실증분석 연구들을 중심으로 선행연구들을 정리하였다. 특히, 분석에 포함된 변수들과 모형 구분에 초점을 맞추었다. 구체적으로, 첫 번째 선행연구에 대한 논의는 분석을 위해 선택한 변수들 가운데 주택가격과 가계대출이 포함된 국내 연구들로 한정하였으며 시계열자료들 사이의 선형관계를 가정하는 VAR 모형 또는 VECM을 살펴보았다. 이어서, 본 연구에서와 같이 국면전환모형을 사용하여 주택시장을 분석한 선행연구들을 정리하였다. 윤성민(2018)을 제외한 대다수의 연구가 마코프 국면전환(MS) 모형을 사용하였다. 다른 국가의 주택시장과의 비교가 연구의 목적은 아니기 때문에, 대체로 국내 연구를 중심으로 선행연구들을 정리하였다.
2010년대 중반까지 가계대출 관련 국내 연구들은 가계대출을 시장 유동성 지표(대리변수; proxy)로 해석하여 유동성과 주택가격 사이의 관계를 분석하는 경향을 보였다. 즉, 유동성의 증가(가계대출의 증가)가 주택가격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가가 주된 관심사였다고 할 수 있다. 2010년대 중반 이후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한 가계대출 자체에 대한 연구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가계대출 증가를 결정하는 주된 요인으로 주택가격 및 주택시장을 분석하고 있다.
가계대출과 주택가격 사이의 동태적 관계 분석은 주로 VAR 모형과 VECM을 이용하여 이루어진다. 오차수정모형을 사용한 정규일(2006)은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민간대출, KOSPI, 국내총생산 등 사이의 관계를 분석하였다. 유동성이 주택가격에 미치는 효과를 살펴보기 위해서 민간대출을 분석 모형에 포함하였다. 아파트 매매가격지수와 민간대출 사이에 장기균형 관계를 검정하였으며 두 변수는 단기에도 서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김세완 · 김은미(2009)는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산업생산지수, 가계대출, KOSPI 등의 관계를 VECM을 사용하여 추정하였다. 외환위기를 전후로 가계대출이 아파트 매매가격지수에 미치는 효과의 차이를 구분하여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가계대출이 아파트 매매가격지수에 미치는 영향은 외환위기 이후보다 증대되었음을 확인하였다.
손종칠(2010)은 가계대출, 주택가격지수, 국민총소득(GNI), 최종소비지출(가계와 정부), GDP 디플레이터, 콜금리, 국제원유가격, 환율 등 10변수 VAR 모형을 구축하고 베이지언 추정기법을 사용하여 모형을 추정하였다. 주택가격지수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변수들을 식별한 결과, 가계대출에 나타나는 충격이 주택가격지수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변수임을 확인하였다. 반면, 콜금리의 변화가 주택가격지수에 미치는 영향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박연우 · 방두완(2012)은 주택시장과 은행건전성 사이의 관계를 분석하기 위해서 예금은행 총대출금액,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국내총생산, 유동성 지표(M2) 등을 사용하여 VECM을 추정하였다. 정규일(2006)과 마찬가지로 총대출금액과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사이에 공적분관계가 나타난다. 특히, 두 변수 사이에 상호 동태적 인과관계가 존재하는데, 총대출금액의 증가는 아파트 매매가격지수의 상승을 야기하고, 아파트 매매가격지수의 상승은 총대출금의 증가를 초래한다.
임대봉(2013)은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주택담보대출, CD금리, 산업생산지수 등을 이용하여 VECM을 추정하였다. LTV와 DTI와 같은 금융권 대출규제도 분석에 포함하였다. VECM 분석 결과, 선행연구들(박연우 · 방두완, 2012; 정규일, 2006)과 마찬가지로 주택담보대출의 증가는 아파트 매매가격지수의 상승을 유도하고, 아파트 매매가격지수의 상승은 다시 주택담보대출의 증가를 초래한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특히, 충격반응함수로부터 산업생산지수의 증가가 강남3구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상승을 야기할 수 있음도 확인하였다.
전수민 · 이기성(2013)은 주택가격과 가계대출 사이의 상관관계 여부를 검정하고 VECM을 통해 장기균형관계를 추정하였다. 이를 위해서, 예금취급기관의 주택담보대출,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금리(주택담보대출금리), KOSPI, 유동성 지표(M2) 등을 선택하였으며, 정부의 부동산정책 변화를 포착하기 위해서 정책 더미변수도 포함하였다. 분석 결과, 주택담보대출의 변동이 아파트 매매가격지수의 변동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못하지만 아파트 매매가격지수의 변동은 주택담보대출 변동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두 변수 사이에 상호 동태적 인과관계가 존재한다는 기존 연구들과 구분되는 뚜렷한 차이점이다.
김순용(2017)은 가계대출,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국고채수익률, 유동성 지표, KOSPI, 금리 스프레드(가계대출금리와 국고채수익률 차이) 등을 이용하여 VAR 모형을 추정하였다. 주된 관심은 글로벌 금융위기 기간을 전후로 가계대출과 같은 유동성 변수와 주택가격 사이의 관계 변화에 있다. 기존 연구들과 구분되는 특징은 임대료-매매가격 비율을 무위험이자율 기댓값, 위험프리미엄 기댓값, 임대료증가율 기댓값 등으로 분해한 것이다. 분석 결과, 가계대출 증가율이 임대료증가율 기댓값에 영향을 미치고, 임대료증가율 기댓값의 상승이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상승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참고로, 김순용(2017)을 포함하여, 김세완 · 김은미(2009), 정규일(2006) 등은 모두 가계대출 자체보다는 유동성에 관심을 갖고 유동성에 대한 대리변수로 가계대출을 사용하였다.
본 연구와 가장 유사한 윤성민(2018)은 가계신용(가계대출과 판매신용), 주택매매가격, 국내총생산, 금리(주택담보대출금리), 유동성 지표 등을 사용하여 임계 벡터오차수정모형을 추정하였다. 윤성민(2018)은 두 개의 국면을 식별하였고 두 국면에서 가계신용과 주택매매가격 사이의 관계가 다르게 나타남을 확인하였다. 특히, 가계신용 관리를 통해 주택매매가격의 변화를 조절하려는 정책 또한 국면에 따라 다를 수 있음을 보였다.
장한익 · 김병국(2022)은 주택담보대출(은행과 비은행), 주택매매가격지수, 주택거래량(한국부동산원) 3개의 변수로 이루어진 VAR 프레임에 CD금리, 소비자물가지수, 산업생산지수 등을 외생변수로 설정한 VARX 모형을 구축하였다. 특히, VARX 모형의 계수행렬들이 시간에 따라 변화한다고 가정하여 모형을 추정하였다. 추정 결과, 주택매매가격 상승률의 변화가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에 미치는 영향이 2018년 이후 지속적으로 확대되었음을 실증적으로 확인하였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이 주택매매가격 상승률에 후행하기 때문에 주택담보대출 규제 정책을 통한 주택가격 조정이 어려울 수 있다고 보았다. 이는 임계모형을 활용한 윤성민(2018)과 유사한 결론이라고 할 수 있다.
TAR 모형은 다양한 국면전환모형 가운데 하나로 구분할 수 있다(Franses & van Dijk, 2000). 여기에서는 주택시장을 분석하기 위해서 국면전환모형을 사용한 연구들을 중심으로 소개한다. 참고로, 국내 주택시장의 국면을 분석한 연구들은 대체로 Hamilton(1989, 1994) MS 모형을 사용하였다.
박헌수(2010)는 서울시 구별 주택매매가격지수를 사용하여 2국면(확장기와 수축기) MS 모형을 추정하였고 전해정(2015)은 주택시장의 경기변동 국면을 두 가지 상태(호황기와 불황기)로 구분하고 한국감정원의 아파트 실거래가격지수를 이용하여 MS 모형을 추정하였다. 전해정(2015)은 주택시장의 경기변동 국면이 수도권과 비수도권 사이에 상이함을 확인하였다. 전해정(2017)은 아파트 매매가격지수와 아파트 전세가격지수, 그리고 아파트 월세가격지수(부동산114) 등을 사용하여 2국면 MS 모형을 추정하였다. 통제변수로는 소비자물가지수, 인구, 실업률과 CD금리를 고려하였다. 앞서 소개한 윤성민(2018)은 두 개의 국면을 갖는 임계벡터오차수정모형을 추정한 논문으로, 본 연구와 가장 유사한 연구라고 할 수 있다. 이영수(2020)는 자기회귀계수와 오차항의 분산이 국면에 따라 상이한 값을 갖는다고 가정하고 주택 매매가격지수와 KOSPI 자료를 이용하여 2국면(저변동성과 고변동성) MS 모형을 추정하였다. 추정 결과, 주택시장의 국면 지속기간이 선행연구들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길고, 고변동국면에서 주택 매매가격 상승률이 저변동국면에서 보다 높음을 확인하였다. MS-VAR 모형을 분석한 이영수(2021)는 이영수(2020)를 VAR 모형으로 확장한 연구라고 할 수 있다. 이영수(2021)는 아파트 실거래가격지수와 아파트 매매거래량(한국감정원), 금리(주택담보대출) 등 3변수 VAR 프레임을 가정하고 이영수(2020)에서와 같이 계수행렬과 오차항 벡터의 공분산행렬이 국면에 따라 상이한 값을 갖는다고 가정하였다. 그러나, 이영수(2020)와 달리 주택담보대출금리가 포함된 VAR 모형이므로 금리변화 충격의 동태적 효과를 국면별로 분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분석 결과, 금리변화 충격이 아파트 실거래가격과 매매거래량 증감율에 미치는 효과가 저변동성 국면 보다 고변동성 국면에서 5배 이상 크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이영수(2022)는 이영수(2021)의 2국면 MS-VAR 모형을 3국면 모형으로 확장한 연구이다. 이영수(2021)에서는 주택가격, 주택거래량, 금리를 사용했으나, 이영수(2022)에서는 아파트 실거래가격지수, 주택담보대출, 금리(주택담보대출)를 사용하였다. 마지막으로 최차순(2022)은 아파트 매매가격지수와 아파트 전세가격지수, 토지매매가격지수(한국부동산원) 등과 금리(회사채수익률), KOSPI, 그리고 부동산정책의 변화와 같은 더미변수들 사이의 관계를 2국면(불황기와 호황기) MS 모형을 통해 추정하였다.4)
앞서 소개했듯이 주택매매가격과 가계대출, 금리 등 주요 거시경제변수들 사이의 장단기 관계를 분석한 대다수의 선행연구들은 구조적 VAR모형, VECM 또는 MS 국면전환모형을 채택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잠재변수(latent variable)를 이용하는 MS 국면전환모형 대신 명시적인 임계변수를 활용한 TVAR 모형을 채택하였다는 점에서 선행연구들과 구분되는 뚜렷한 차이점이 있다. 특히, 주택매매가격 증감율을 임계변수로 활용함으로써 주택매매가격 증감율이 특정 값을 상회할 때 국면이 전환된다는 사실을 직관적으로 보일 수 있다.
참고로, 본 연구는 윤성민(2018)의 연구와 상당 부분 유사하지만, 몇 가지 측면에서 구분되는 차이점이 있다. 첫째, 윤성민(2018)은 2002년 12월부터 2018년 3월까지를 분석대상 기간으로 선정하였으나, 본 연구에서는 2003년 12월부터 2024년 3월까지로 분석대상 기간을 확장하였다. 둘째, 윤성민(2018)은 벡터오차수정모형과 임계벡터오차수정모형을 각각 사용하였으나, 본 연구에서는 단기제약을 부여하는 구조적 VAR 모형과 TVAR 모형을 각각 사용하였다. 셋째, 윤성민(2018)은 어떤 시계열자료를 임계변수로 채택했는지 구체적으로 기술하지 않고 있으나, 본 연구에서는 주택매매가격 증감율을 임계변수로 사용했음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였다. 넷째, 윤성민(2018)은 광의의 유동성과 예금은행 주택담보대출금리를 모형에 포함하였으나 소비자물가지수 증감율은 배제하였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와 관련한 통화정책이 소비자물가지수 증감율에 크게 좌우된다는 사실을 감안하여 소비자물가지수 증감율과 CD금리를 모형에 포함하였다. 주택가격은 소비자물가지수에 반영되지 않으나, 전월세가격은 동지수에 반영되기 때문에 시계열분석에 포함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하였다.
Ⅲ. 분석 방법 및 자료
본 절에서는 주택가격 증감율을 임계변수로 활용하여 산업생산과 가계대출 변화 프로세스를 단일방정식을 통해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임계 자기회귀모형(TAR)을 생각할 수 있다.5)
yt는 t시점의 반응변수(산업생산 증감율 또는 가계대출 증감율), zt-d는 t-d시점 임계변수로서 본 연구에서는 주택가격 상승률의 6개월 이동평균(moving average)을 사용하였다.6)γ는 임계값, I ()는 괄호 안의 값이 참이면 1의 값을 갖고 그렇지 않으면 0의 값을 갖는 지시함수, ɛt는 오차항을 가리킨다.
<식 1>은 주택가격 증감율이 일정 수준(γ)을 넘어서면 반응변수 yt가 α0 + α1yt-1 + α2yt-2 + α3yt-3)의 프로세스를 따르지만, 주택가격 증감율이 일정 수준(γ) 아래로 떨어지면 반응변수 yt는 β0 + β1yt-1 + β2yt-2 + β3yt-3의 프로세스를 따른다는 것을 가정한 것이다.7)
Franses & van Dijk(2000), Hansen(2000a)의 방법을 따라서, 조건부 최소자승법을 통해 얻은 잔차 ɛ̂t (γ,d)의 제곱 평균을 최소화하는 임계값(γ̂)과 임계변수의 시차(d̂)를 찾는다.
Γ = 가능한 임계값들의 집합
D = {1,2,...,d*}로 임계변수의 지연 시차 집합
T = 관측치의 수 <식 2>
임계변수가 취할 수 있는 가능한 임계값들의 집합 Γ를 다음과 같이 표현할 수 있다.
여기서 z(0), z(1), ..., z(T-1)은 임계변수 zt-d의 순서통계량(order statistics)으로 z(0) ≤ z(1) ≤ … ≤ z(T-1)과 같다. 즉, z(0)는 관측치의 최소값, z(T-1)은 관측치의 최대값을 가리킨다. 통상적으로 하위 15%와 상위 15%에 해당하는 관측치들 제외한 나머지들 가능한 임계값들로 고려한다. 따라서 <식 3>에서 j는 0.15(T-1), k는 0.85(T-1)로 둔다.
이하에서는 단일방정식 임계모형을 이용하여 산업생산지수 및 가계대출의 전기대비 증감율을 분석한다. 구체적으로, 산업생산지수를 Y로 표현하고 가계대출을 D 로 표현하면, 산업생산지수의 전기대비 증감율은 1200×△ ln(Yt), 가계대출의 전기대비 증감율은 1200×△ ln(Dt)와 같다. △ ln(xt)는 lnxt-lnxt-1과 같다. 두 변수 모두 평균을 차감하여 분석에 이용하였다. 분석 대상 기간은 2003년 12월부터 2024년 3월까지이며 산업생산지수와 가계대출의 전기대비 증감율은 <그림 1>과 같다. 산업생산지수 증감율에 대한 통상적인 AR(3) 추정 결과와 임계모형 TAR(3)의 추정 결과는 <표 1>의 A와 같고, 가계대출 증감율에 대한 AR(3) 및 TAR(3) 추정 결과는 <표 1>의 B와 같다.
2) 괄호 안의 값은 표준오차이며, σ̂2는 본문의 <식 2>.
<표 1>의 (A) 산업생산지수 전기대비 증감율에 대한 AR(3) 추정 결과 상수항 및 시차 변수들 가운데 t-1기 변수에 대한 추정치가 –0.276으로 5% 유의수준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고, 잔차 제곱의 평균은 224.1과 같았다. 한편, 주택가격 증감율을 임계변수로 활용한 TAR(3) 추정 결과, 임계값과 지연시차는 각각 1.46%와 3개월로 추정되었다. 전체 관측치 가운데 39%는 임계값보다 높은 국면(국면 1)에 해당하고 나머지 61%는 임계값보다 낮은 국면(국면 2)에 해당한다. <그림 2>의 (A) 왼쪽 그림에서 지연시차가 3개월일 때 잔차 제곱의 평균이 대체로 작은 값을 갖게 된다. <그림 2>의 (A) 오른쪽 그림에서는 국면 1에 속하는 주요 시기가 2005∼2008년과 2020∼2021년임을 확인할 수 있다. 국면 1에서는 상수항 및 시차 변수들의 계수에 대한 추정치가 모두 통상적인 유의수준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갖지 않는다. 반면, 국면 2에서는 t-1기 변수에 대한 추정치가 –0.498과 같았고 1%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갖는다. 특히, AR(3) 모형에서의 추정치와 비교했을 때 추정치의 크기가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주택가격이 빠르게 상승하지 않거나 오히려 하락하는 국면 2에서는 산업생산지수 증감율이 비교적 강한 자기회귀성을 보이지만 주택가격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상승하는 국면 1에서는 산업생산지수 증감율이 뚜렷한 자기회귀성을 보이지 않는다.
<표 1>의 (B)는 가계대출 증감율에 대한 AR(3)와 TAR(3) 추정 결과를 정리한 것이다. AR(3) 모형의 추정 결과 t-1기 변수에 대한 추정치(0.48)가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고, 잔차 제곱의 평균은 49.17과 같았다. 주택가격 증감율을 임계변수로 활용한 TAR(3) 모형에서의 임계값과 지연시차 추정 결과는 각각 –2.57%와 1개월과 같았다. 전체 관측치 가운데 79%는 임계값보다 높은 국면(국면 1)에 해당하고 나머지 21%는 임계값보다 낮은 국면(국면2)에 해당한다. 국면 2는 주택가격이 상대적으로 크게 하락했던 기간으로, <그림 2>의 (B) 오른쪽 그림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2000년대 초, 글로벌 금융위기 기간, 그리고 2022∼2023년 기간이 국면 2에 속한다. TAR(3) 모형의 추정 결과에서 주목할 점은 상수항의 차이에 있다. 상수항 추정치는 각각 국면 1에서 1.2%, 국면 2에서 –3.5%와 같았다. 주택가격이 크게 하락했던 국면 2에서 가계대출 증감율의 조건부 평균이 –3.5%p 낮다는 것은 일견 타당하다. 그러나 임계값이 –2.57%보다 높은 국면1에서는 가계대출 증감율의 조건부 평균이 1.2%p 높있다. 이는 주택가격이 빠르게 상승하지 않는 시기에도 가계대출은 지속적으로 상승해왔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사실을 AR(3) 모형을 통해서는 확인할 수 없다.
주택가격 증감율을 임계변수로 갖는 TAR 모형을 분석한 결과, AR 모형에서는 관측할 수 없는 몇 가지 특징들이 나타나는데, 여기에서는 국면에 따른 지속성의 차이와 국면에 따른 조건부 평균의 차이를 살펴보았다. 뿐만 아니라, 어떤 변수의 확률과정을 분석하느냐에 따라서 지연시차와 임계값의 추정치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산업생산지수 증감율의 경우 임계변수의 지연시차가 3개월이었으나 가계대출 증감율의 경우 동일한 임계변수의 지연시차는 1개월이었다. 주택가격 증감율 임계값의 경우, 산업생산지수 증감율은 1.46%, 가계대출 증감율은 –2.57%로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그렇다면 통계적 추론을 위해서 AR 모형 대신 TAR 모형을 사용하는 것이 좋을까? 기본적인 AR 모형과 2개의 국면을 갖는 TAR 모형의 비교를 위해서 Hansen(1996, 2000b)의 방법을 따라 임계모형의 비선형성에 대한 가설검정을 수행할 수 있다. 귀무가설은 <식 1>의 α0 = β0, α1 = β1, α2 = β2, 그리고 α3 = β3과 같다. 귀무가설 H0와 대립가설 H1을 각각 아래의 <식 4>와 같이 표현할 수 있다.
임의의 γ∈Γ 와 d ∈ D 에 대해서 <식 1>을 추정하여 얻은 잔차 제곱의 평균 σ̂2(γ,d)과 귀무가설 하에서 추정된 모형 AR(3)로부터 얻은 잔차 제곱의 평균 σ̂2를 이용하여 F-통계량을 구축할 수 있다. 그리고 F-통계량은 F 분포를 따르기 때문에 통상적인 가설검정이 가능하다. 그러나 <식 2>에서와 같이 최소화된 σ̂2(γ̂,d̂)를 이용할 경우 통상적인 F 검정을 시행하면 잘못된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Hansen, 2022). 본 연구에서도 다수의 선행연구(곽노선 · 김원기, 2023; Avdjiev & Zeng, 2014; Balke, 2000)를 따라 세 가지 Wald 통계량(sup-Wald, avg-Wald, 그리고 exp-Wald)을 사용하여 통계치를 제시하고, Hansen(1996, 2000b)의 붓스트랩 알고리즘을 통해 p값을 계산하였다. 검정 통계치는 <표 2>와 같다.
귀무가설: 비대칭성이 없음 | 검정통계량과 p값 | |||
---|---|---|---|---|
sup-Wald | avg-Wald | exp-Wald | ||
산업생산지수 증감율 TAR(3) | 검정통계치 | 8.739 | 2.982 | 2.005 |
p값 | 0.656 | 0.664 | 0.653 | |
가계대출 증감율 TAR(3) | 검정통계치 | 29.602 | 10.436 | 10.725 |
p값 | 0.000 | 0.003 | 0.000 |
주: 1) 귀무가설과 대립가설은 <식 4>를 참고.
<표 2>에서 산업생산지수 증감율의 경우 세 가지 Wald 통계치에 대해 p값이 0.6보다 크지만 가계대출 증감율의 경우 p값은 0.01보다 작다. 따라서, 산업생산지수 증감율의 확률 프로세스에 비대칭성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귀무가설을 5% 유의수준에서 기각할 수 없지만 가계대출 증감율의 경우에는 귀무가설을 기각할 수 있다.
단일방정식 임계모형을 통해 확인했듯이 국면에 따라 시계열 변수의 조건부 평균이나 자기상관성이 달라질 수 있다. 여기에서는 임계모형을 구조적 VAR 모형에 적용하여 금리와 가계대출 사이의 관계, 주택가격과 가계대출 사이의 관계가 국면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통해서 국면에 따라서 주택가격 상승률에 미치는 충격이 가계대출 증감율에 상이하게 작용하는지 분석할 수 있다.
본 절에서는 주택가격 증감율을 임계변수로 활용하여 임계 벡터자기회귀(TVAR) 모형을 분석한다. 구체적은 모형은 다음 식과 같다.
<식 5>의 Yt는 5개의 변수로 구성된 벡터로서 본 연구에서는 산업생산지수 증감율, 소비자물가지수 증감율, CD금리 차분, 주택가격지수 증감율, 가계대출 증감율을 순서대로 이용하였다.8) 증감율 변수는 로그 차분한 뒤 1,200을 곱하여 연율로 변환한 것이다. 산업생산지수와 가계대출 증감율, 그리고 주택가격 상승률은 <그림 1>과 <그림 2>에 제시하였으므로 여기에서는 나머지 변수인 인플레이션율(소비자물가지수 증감율)과 CD금리만 <그림 3>에 정리하였다.9) 월별자료인 산업생산지수는 GDP를 대체하는 변수로서 전반적인 경제활동 및 소득을 대리하는 변수이다. 산업생산지수의 상승은 소득의 증가로 해석할 수 있고 이는 주택수요의 증가에 따른 주택가격 상승, 그리고 가계대출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소비자물가지수와 CD금리는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을 반영하는 것이다.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은 대체로 전반적인 경제활동과 인플레이션율에 반응한다. 인플레이션율이 중앙은행의 목표율을 상회할 때 기준금리가 상승하여 CD금리도 상승하며, 인플레이션율이 중앙은행의 목표율을 하회하거나 경제활동이 크게 둔화될 때 기준금리 및 CD금리가 하락한다. 한편, CD금리는 가계대출의 중요한 가격변수인 코픽스 금리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안세륭, 2015). 따라서, 인플레이션율은 CD금리에 영향을 미치고, CD금리는 가계대출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두 변수를 분석에 포함하였다.
이어서 <식 5>의 A0와 B0는 각각 5×1 벡터, Aj와 Bj(j=1,2,...,p)는 5×5 계수행렬, ut는 Σ5×5의 공분산 행렬을 갖는 오차항 벡터를 가리킨다. 구조적 충격을 식별하기 위해서 촐레스키 분해를 이용할 수 있다. 촐레스키 분해를 통해 얻은 하삼각행렬(lower triangular matrix)을 P 로 나타내면 ut = Pɛt를 만족한다. 여기서 ɛt는 구조적 충격을 가리킨다.
<식 5>를 추정하기에 앞서 일반적인 구조적 벡터자기회기(structural vector autoregressive, SVAR) 모형을 통해 5개 변수들 사이의 관계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일반적인 SAVR 모형은 다음과 같이 표현할 수 있다.
<식 5>에서와 같이 동일한 변수 및 변수의 순서를 가정하여 <식 6>을 추정하고 충격반응함수를 도출할 수 있다. 3개월부터 12개월까지 다양한 시차를 갖는 모형 <식 6>을 비교한 결과, AIC 기준 적정시차는 3개월과 같았다.
본 연구에서는 여러 변수들 가운데 가계대출 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1-표준편차에 해당하는 금리 충격과 주택가격 상승률 충격이 각각 발생했을 때 가계대출 증감율의 충격반응함수는 <그림 4>와 같다.10) 금리상승 충격이 발생하면 4개월 후 가계대출 증감율은 -1%까지 하락한 후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간다. 90% 신뢰구간을 고려했을 때 금리변화에 따른 가계대출 증가율의 반응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주택가격 상승률 충격이 1-표준편차만큼 발생할 경우 충격 직후 가계대출 증감율은 0.4% 가량 상승하고 이후 최대 0.6%까지 상승한 뒤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간다. 그러나 90% 신뢰구간을 고려하면, 금리 충격과는 달리 통계적 유의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주택가격 증감율을 임계변수로 갖는 임계 벡터자기회귀모형 <식 5>의 경우 임계값, 임계변수의 시차 및 계수행렬을 추정하기 위해서 우도함수를 극대화한다. 단일 방정식의 경우, 조건부 최소자승법을 통해 얻은 잔차 ɛ̂t (γ,d)의 제곱 평균을 최소화하는 임계값(γ̂)과 임계변수의 시차(d̂)를 찾을 수 있지만(Franses & van Dijk, 2000; Hansen, 2000a), 구조적 자기회귀모형의 경우 선행연구들(Avdjiev & Zeng, 2014; Balke, 2000)과 같이 구조적 잔차들의 행렬식 로그값(log determinant)을 극대화하는 임계값과 임계변수의 시차를 찾는다. Juselius(2006)에 따르면 극대화된 로그 우도함수와 잔차 공분산 행렬식의 로그값 사이에 비례관계가 있으므로, 우도함수를 극대화하는 임계값과 임계변수의 시차를 찾아도 결과는 동일하다. <식 5>의 TVAR 모형에서 임계값과 지연시차의 추정 결과는 <표 3>과 같다.
국면 | 임계값 γ̂ = 2.128 지연시차 d̂ = 2 |
---|---|
국면1: 과열국면 γ̂ ≥ 2.128 관측치의 비중 | 32.37% |
국면2: 정상국면 γ̂ 〈 2.128 관측치의 비중 | 67.63% |
귀무가설: 비대칭성이 없음 | 검정통계량과 p값 | |||
---|---|---|---|---|
sup-Wald | avg-Wald | exp-Wald | ||
TVAR(3) | 검정통계치 | 199.97 | 147.86 | 95.78 |
p값 | 0.000 | 0.000 | 0.000 |
주: 1) 귀무가설과 대립가설은 <식 4>를 참고.
<표 3>의 TVAR 추정 결과, 주택가격 상승률의 임계값은 2.13%이고 지연시차는 2개월과 같았다. 편의상, 임계값 2.13%보다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던 시기를 ‘과열국면’으로 정의하고 임계값보다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던 시기를 ‘정상국면’으로 정의한다. 분석 대상 기간 2004년 3월부터 2024년 3월 사이 과열국면으로 구분할 수 있는 시기는 약 3분의 1(32.4%)에 해당하고 정상국면으로 구분할 수 있는 시기는 약 3분의 2(67.6%)에 해당한다.
임계값을 기준으로 두 개의 국면이 존재하는가를 검정하기 위해서 Wald 검정통계량을 이용하였다. 귀무가설은 하나의 국면이고 대립가설은 두 개의 국면이다. <표 3>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붓스트랩 알고리즘을 통해 얻은 p값은 통상적인 유의수준 5%보다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두 개의 국면 사이에 차이가 없다는 귀무가설을 기각할 수 있다.
금리상승이나 주택가격상승과 같은 충격이 발생했을 때 두 개의 국면을 갖는 TVAR 모형에서의 가계대출 증감율을 어떤 모습일까? 이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비선형 충격반응함수를 추정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H 기간에 해당하는 충격반응함수를 추정할 경우, 내생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국면전환을 반드시 반영해야 한다. t기에 σt에 해당하는 충격이 발생할 때 변수 Yt+h(h=0,1,...H)의 충격반응은 다음과 같은 기댓값의 차이로 정의한다.
여기서 는 j번째 변수에 나타나는 충격을 가리키고, Ωt-1은 t-1기까지의 정보집합으로서 t기 초 충격이 발생하기 직전에 어떤 국면에 있었는지를 결정한다. 비선형 충격반응함수의 추정을 위한 몬테 카를로 시뮬레이션 방법은 Baum & Koester(2011), Killian & Lütkepohl(2017), Koop et al.(1996) 등을 참고할 수 있다.
금리와 주택가격 상승률에 1-표준편차에 해당하는 충격이 발생할 때의 충격반응함수는 <그림 5>와 같다. 충격 발생 직전에 어떤 국면에 있었는가에 따라 충격반응함수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이를 구분하기 위해서 첫 번째 패널(패널A)의 과열국면과 두 번째 패널(패널B)의 정상국면으로 구분하여 각각의 충격반응함수를 추정하였다.
<그림 4> SVAR 모형의 충격반응함수를 통해서 확인했듯이, 금리상승 충격이 1-표준편차만큼 발생하면 가계대출 증감율은 충격 직후 4개월 뒤에 –1%까지 하락한 다음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간다. 이와 유사한 변화가 <그림 5>에서도 관찰된다. 금리상승 충격이 발생하기 직전에 과열국면(패널A)에 있을 경우, 정상국면(패널B)일 때와 비교했을 때 금리상승 충격의 효과가 조금 더 크게 나타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과열국면에서 금리상승 충격이 발생하면 가계대출 증감율이 뚜렷한 V자 형태의 충격반응을 보인다. 가계대출 증감율은 충격 발생 후 4개월이 지나면 –1.1%까지 하락하지만, 6개월이 지나면 –0.2%까지 회복된다. 반면, 정상국면(패널B)에서는 가계대출 증감율이 충격 발생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가는데 비교적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정상국면에서 금리상승 충격이 발생하면 가계대출 증감율은 4개월 후 –1.0%까지 하락하지만 –0.2%까지 회복되는데 11개월의 시간이 소요된다.
<그림 5>의 오른쪽 두 개의 그림은 주택가격 상승률 충격이 1-표준편차만큼 발생할 경우의 가계대출 증감율의 충격반응을 그림으로 표현한 것이다. 주택가격 상승률 충격이 발생하기 직전 과열국면에서의 충격반응은 패널A이고 정상국면에서의 충격반응은 패널B와 같다. 과열국면에서 주택가격 상승률 충격이 1-표준편차만큼 발생하면 가계대출 증감율은 3개월 뒤 0.5%까지 상승하지만 <그림 4> SVAR 모형의 충격반응함수와 같이 통계적 유의성을 확인하기 어렵다. 특히, SVAR 모형의 충격반응함수는 과열국면에서 나타나는 가계대출 증감율의 모습과 유사하다고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정상국면에서 주택가격 상승률이 1-표준편차만큼 발생하면 3개월 후 가계대출 증감율은 1.3%까지 상승한 후 하락한다. 특히 가계대출 증감율의 반응이 0.5%를 상회하는 경우 붓스트랩 알고리즘을 사용하여 계산한 90% 신뢰구간은 0을 포함하지 않는다. 통상적인 구조적 VAR 모형을 통해서는 주택가격 변화와 가계대출 사이의 관계를 확인할 수 없지만, 2국면 임계변수 VAR을 통해서는 주택가격 변화와 가계대출 사이의 유의적인 관계를 확인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과열국면과 정상국면 사이에서의 국면전환 확률을 추정한다. 국면전환 확률은 <식 8>과 같다.
여기서 h=0, 1, ..., H. 주요 변수들의 충격반응함수를 추정하듯이 지시함수 I (⋅)의 충격반응함수를 추정하여 국면전환 확률을 계산할 수 있다. j번째 변수로는 금리와 주택가격 상승률을 고려하며, 는 0, ±1, ±2 등의 값을 가정하였다. <식 8>의 추정 결과는 <그림 6>과 같다.
<그림 6>의 첫 번째 패널(패널A)은 과열국면에서 정상국면으로 전환될 확률을 보여주고 두 번째 패널(패널B)은 정상국면에서 과열국면으로 전환될 확률을 보여준다. 이어서 왼쪽 두 개의 그림은 금리상승 충격에 따른 국면전환 확률이고, 오른쪽 두 개의 그림은 주택가격 상승률 충격에 따른 국면전환 확률이다.
여타 충격이 발생하지 않는다면(no shock) 과열국면에서 정상국면으로 전환될 확률(패널A)은 초기에 소폭 감소한 후 지속적으로 높아져서 65%에 수렴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반면, 정상국면에서 과열국면으로 전환된 확률(패널B)은 초기에 소폭 증가한 후 대체로 35% 근처에서 일정한 값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상승 충격이 발생하면 과열국면에서 정상국면으로 전환될 확률 또는 P (과열 ⇒ 정상)은 상승하고 정상국면에서 과열국면으로 전환될 확률 또는 P (정상 ⇒ 과열)은 하락한다. 그러나 현재 어떤 국면에 있는가에 따라서 두 확률의 반응 정도는 달라진다. 구체적으로, 1-표준편차에 해당하는 금리상승 충격이 발생하면 P (과열 ⇒ 정상)이 최대 10%포인트가량 상승하고, 2-표준편차에 해당하는 금리상승 충격이 발생하면 동 확률은 최대 20%포인트가량 상승한다. P (정상 ⇒ 과열)도 금리 변화에 영향을 받지만 P (과열 ⇒ 정상)보다는 제한적이다. 1-표준편차에 해당하는 금리하락 충격이 발생하면 P (정상 ⇒ 과열)은 최대 7%포인트 정도 상승하고 2-표준편차에 해당하는 금리하락 충격이 발생하면 동 확률은 최대 15%포인트 정도 상승한다.
<그림 6>에 따르면 임계변수로 사용하는 주택가격에 충격이 발생할 때 국면전환 확률은 비교적 크게 반응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주택가격 상승 충격이 발생하면 P (과열 ⇒ 정상)는 하락하고 P (정상 ⇒ 과열)은 상승한다. 과열국면에서 주택가격 상승률에 마이너스 1-표준편차에 해당하는 충격이 발생하는 경우, P (과열 ⇒ 정상)는 최대 66%까지 상승하고 마이너스 2-표준편차에 해당하는 충격이 발생하는 경우, 동 확률은 최대 78%까지 상승한다. 한편, 정상국면에서 주택가격 상승률 충격이 1-표준편차만큼 발생할 때 P (정상 ⇒ 과열)가 최대 49%까지 상승하고, 2-표준편차만큼 발생할 때에는 최대 62%까지 상승한다.
분석 결과, 주택가격 상승률의 임계값 2.13%를 중심으로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국면(과열국면)과 상대적으로 낮은 국면(정상국면)에서 금리변화와 주택가격 상승률, 가계대출 증감율 사이에 비교적 뚜렷한 비선형 관계가 관찰되었고, 통상적인 유의수준에서 비선형 관계가 없다는 귀무가설을 기각할 수 있었다.
주택가격 상승률이 임계값을 넘어서는 과열국면에서는 주택가격 상승률 충격이 발생할 때 가계대출 증감율 또한 상승하지만 통계적 유의성은 찾아볼 수 없었다. 반면, 주택가격 상승률이 임계값을 넘어서지 않는 정상국면에서는 가계대출 증감율이 과열국면보다 2배 이상 크게 상승하며 통계적 유의성도 확인되었다. 이러한 비선형성 관계가 표준적인 구조적 VAR 모형에서는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는다.
금리변화에 따른 가계대출 증감율에 대한 반응도 국면에 따라 다소 상이한 모습을 보였다. 금리상승 충격이 발생할 때 가계대출 증감율이 하락하는 정도는 두 국면에서 대체로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충격의 지속 기간에서는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과열국면에서는 가계대출 증감율이 6개월 후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가지만 정상국면에서는 12개월가량의 시간이 소요된다.
Ⅳ. 맺음말
본 연구에서는 국면 변화에 따라 금리와 주택가격 상승률, 그리고 가계대출 증감율 사이의 비선형 관계를 분석하였다. 이를 위해서 산업생산지수 증감율, 소비자물가지수 증감율, CD금리의 차분, 주택가격 상승률, 가계대출 증감율 등 다섯 개의 월별 변수를 이용하여 임계 벡터자기회귀(TVAR) 모형을 추정하였다. 임계변수로 주택가격 상승률의 6개월 이동평균(moving average)을 사용하였으며, 임계값 및 지연시차를 추정하여 2개의 국면을 식별하였다.
분석 결과, 주택가격 상승률이 임계값을 넘어설 때와 그렇지 않을 때, 주택가격 상승률 충격은 가계대출 증감율에 상이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난다. 금리변화에 따른 가계대출 증감율에 대한 반응도 국면에 따라 상이한 모습을 보인다.
주택가격 상승률이 임계값을 넘어설 때 가계대출 증감율에 대한 주택가격 상승률 충격의 통계적 유의성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사실은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주택시장 과열국면에서 주택가격 상승률이 추가로 상승한다고 해서 반드시 가계대출보다 빠르게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정상국면에서 주택가격이 보다 빠르게 상승할 조짐이 보이면 가계대출도 가파르게 증가하는 것이다.11)
금리변화가 가계대출 증감율에 미치는 효과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과열국면에서 금리가 상승할 경우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일 수 있으나 그 효과는 6개월 정도에 불과하여 장기적인 정책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에서 다루지 못한 몇 가지 중요한 문제들을 기술하고 논문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첫째, 최근 비대칭정보와 불완전계약으로 인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전세제도를 명시적으로 분석하지 못하였다. 주택가격이 상승하는 과정에서 전세가격도 함께 상승하기 때문에, 전세자금에 대한 대출 수요도 빠르게 증가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주택매매가격과 전세가격, 가계대출 사이의 관계는 추후 연구과제도 남겨두고자 한다. 둘째, 본 연구에서는 주택가격 상승률을 통해 두 개의 국면을 식별하였다. 두 국면은 주택가격 상승률 2.13%를 중심으로 정상국면과 과열국면이다. TVAR 모형은 3개 이상의 국면을 식별하는 것도 가능하므로 추후 연구에서는 3개의 국면을 식별하고 3번째 국면이 통계적으로 의미를 갖는지 검정하고자 한다. 3개 이상의 국면을 식별할 수 있다면, 정책당국이 부동산 시장에 언제 개입하는 것이 적절한지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셋째, 주요 변수들 사이의 이론적 메커니즘을 설명하는 것은 실증연구의 중요한 한계라고 생각한다. 추후 연구에서는 주택매매와 가계대출이 발생하는 동태적 거시모형을 사용하여 주요 거시변수들 사이의 동태적 비선형관계를 설명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