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론
최근 주택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사태 발생 이후로 급격한 변동을 겪고 있다. 코로나19발 경제위기를 막고자 시행했던 정부의 확장적 재정 및 통화정책은 경기회복의 기대감과 함께 주택가격 상승을 견인하였으나, 최근 극심한 인플레이션 우려로 인한 긴축적 통화정책에 따라 주택 수요가 감소하며 주택가격이 급격히 하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예상보다 빠른 금리인상의 속도가 주택가격의 하방압력을 더욱 증가시키고 있어 매수심리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1) 풍부한 유동성과 저금리기조로 인해 주택가격이 급등했었기에 현재의 경제 상황은 주택가격의 급락의 가능성을 키우고 있으며, 이로 인해 지역간 하락 연계성도 커질 수 있다. 따라서 주택가격의 급등과 급락에 따른 주택가격의 전이현상에 대해 심도있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주택가격은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일반적인 상품이 아니기에 지역 간의 가격 전이 발생에 제약이 있을 수 있지만, 성장률, 자금조달여건 등과 같은 거시경제 여건의 영향을 많이 받고 개별지역의 입지환경 변화와 그 효과의 주변 지역으로의 확산에도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특정 지역의 거주 환경에만 국한되는 정책도 외부효과를 통해 주변지역 및 전국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김찬우 외, 2022). 특히 우리나라의 부동산은 가계 자산에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거주 및 저축 목적뿐만 아니라 투자수단으로도 크게 치중되어 있어 부동산 대체재로 인한 인접한 지역으로의 가격 전이만을 고려할 수 없다. 게다가 가격상승 억제를 위한 규제정책이 풍선효과를 불러 타 지역으로 가격이 전이되어 상승하는 현상도 발생하기도 하였다. 우리나라의 주택시장은 서울과 수도권의 일부지역이 주택시장 전체에 크게 영향을 주는 특성이 존재하고, 그 중에서도 특히 서울 강남의 주택가격이 주변을 비롯한 타 지역의 주택가격의 동조화를 촉발시키는 데 지대한 역할을 한다(이항용·이진, 2014; Al-Yahyaee et al., 2021). 그렇기에 지역 간 주택시장의 전이효과를 분석하는 것은 주택가격결정의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요소이다. 또한 전이효과 분석은 지역 간 주택시장의 충격 전파의 경로와 정도를 파악하는 데 효과적이기 때문에 지역별 부동산 정책 수립과 위기대응전략 마련에 매우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
주택시장은 거시 및 금융환경에 크게 영향을 받으므로 그에 따른 가격 전이효과 또한 지대한 영향을 받는다. 즉, 경기에 따라 전이효과의 영향도 달라지므로 순환주기 및 국면의 식별이 중요하다. 박진백·홍민구(2019)는 전이효과를 살펴볼 때 분석기간 식별의 중요함을 강조하며 변동성 국면확률을 기반으로 주택시장의 분석기간을 구분하여 분석하였고, 박영준·김기호(2017)와 방두완 외(2019)는 주택가격의 순환변동을 추정함으로써 지역간 전이효과를 살펴보았다. 이러한 접근은 주택시장의 기간별 특성을 고려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접근법은 주택시장의 갑작스러운 급등과 급락에 따른 극단적 상황에 대해서는 살펴보기 어렵다. 본 연구에서는 급등과 급락의 극단적 상황을 가정한 주택시장의 전이효과를 살펴보기 위해 분위수를 활용하였다.
일반적으로 전이효과를 분석하기 위해 활용되는 방법론은 매우 다양한데, 대표적으로 그랜저 인과관계(Granger causality), 벡터자기회귀모형(vector auto-regressive model, VAR), 다변량 GARCH 모형 등이 있다. 최근에는 시간가변적인 전이효과를 살펴보기 위해 다양한 모형이 개발되었는데, 주로 Diebold & Yilmaz(2012, 2014)가 개발한 GVAR(generalized VAR, 일반화된 VAR) 모형을 활용한 연구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 모형은 시간가변적인 전이지수를 추정함으로써 전이되는 정도와 방향을 직관적으로 살펴볼 수 있고, 이를 통해 경제적 요인을 분석하는 데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어 주택시장뿐만 아니라 경제·금융시장에 다양하고 활용되고 있다(Alomari et al., 2022; Ji et al., 2018; Yoon et al., 2019). 이와 같은 기존의 방법론은 본 연구에서 보고자하는 극단적인 상황에서의 전이현상을 추정하는 데 어려움이 있기에 Ando et al.(2022)이 제안한 분위별 전이지수모형(quantile spillover index model)을 이용하여 실증분석을 수행한다. Ando et al.(2022)는 GVAR 모형을 확장한 모형인 분위별 전이지수모형의 활용을 제안하며, 분위별로 추정이 가능하여 예상치 못한 충격의 전파(propagation)와 전염(contagion) 현상을 연구하는 데 적합함을 입증하였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 연구는 평균에 기반한 방법론(mean-based approach)으로 일반적인 상황의 전이현상을 살펴보는 기존 연구의 미진한 부분을 채우고 그 틀을 확장하는 데 의미가 있다.2) 그리고 분위수 기반의 방법론(quantile-based approach)을 활용하는 것은 극단적인 상황에서의 주택시장 전이현상의 메커니즘을 파악하고 지역별 전이 특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본 연구의 목적은 우리나라 주택시장에서의 전이효과를 분석하되, 분위별로 분석함으로써 시장의 극단적인 상황에서의 전이현상을 살펴보는 것이다. 특히, 외부충격에 의해 주택시장이 급격하게 변동할 때에 시장을 주도하는 지역은 어디인지 알아보고, 우리나라 주택시장의 전이 특성을 파악하고자 한다.
본 연구는 다음의 측면에서 학술적 공헌도를 지닌다. 첫째, 시장의 상황을 구분하고 분석을 할 때 기간별로 나눠 분석하는 기존의 연구들과는 달리 분위별로 상황을 나누고 이를 통해 급등과 급락의 극단적 상황에서의 전이현상을 추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점을 지닌다. 둘째, 전이효과를 보기위해 많이 활용되던 기존의 전이지수 모형을 확장한 분위별 전이지수모형을 활용함으로써 기존의 모형의 한계점을 보완하였다. 셋째, 본 모형을 국내 주택시장에 처음으로 적용하여 분석했다는 점이다.
본 연구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Ⅰ장은 서론과 Ⅱ장은 선행연구이다. 선행연구는 주택시장에서의 전이효과에 대한 연구들을 정리하고, Quantile VAR 모형을 적용한 연구의 결과를 정리하였다. Ⅲ장은 방법론이고, Ⅳ장은 실증분석 결과를 다룬다. 실증분석은 모형을 통해 얻은 추정결과를 정리하고 네트워크 분석을 통해 극단적 상황에 따른 지역별 전이효과의 차이를 살펴본다. Ⅴ장은 결론을 정리하였다.
Ⅱ. 선행연구
전이효과에 관한 연구는 주로 금융시장에서 많이 다뤄졌으나, 주택시장에 대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많이 다뤄지지 않았다. 주택시장에서의 전이효과는 물결효과(ripple effect)가 비슷한 개념으로 볼 수 있다. 이 효과는 지역 간의 상관관계가 존재하며 한 지역의 가격변화가 다른 지역의 주택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일컫는다(Apergis & Payne, 2012; Pollakowski & Ray, 1997). 지역 주택시장의 상호 연결성과 물결효과에 관한 논의는 Giussani & Hadjimatheou(1991)와 MacDonald & Taylor(1993)의 연구에서 시작되었고, 당시 지역 간 주택시장의 움직임을 장기적 관계에 대해 다루었다. 이후 꾸준히 이와 관련된 연구들이 진행되어왔다. Miao et al.(2011)은 미국의 16개의 대도시들 간의 수익률과 변동성의 전이효과를 다양한 분석모형을 활용하여 실증분석을 통해 살펴보았다. 그 결과, 수익률과 변동성의 전이효과를 주도하는 시장에는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중앙과 산악을 끼는 지역은 외부영향에 독립적인 모습을 보이는 결과를 얻었다. Antonakakis et al.(2015)은 영국의 지역 주택가격의 전이효과를 Diebold & Yilmaz(2014)가 개발한 GVAR 모형을 활용하여 살펴보았다. 지역 간 주택가격 수익률의 충격의 전이는 영국의 지역 주택시장의 수익률 변동을 설명하는 데 중요한 자료이며, 갑작스런 경제적 사건에 대한 높은 의존적 모습을 보였고 지역 간 상호의존성도 강한 것을 발견하였다. Zhang & Fan(2019)는 중국의 지역 주택가격의 동학적 연계성에 대해 분석하였는데, 주택가격은 도시 전역이 점차 강하게 연계되고 있고 이로 인해 더 높은 시스템리스크와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Al-Yahyaee et al.(2021)는 한국 주택시장의 지역 간 전이효과와 네트워크 연계성을 GVAR 모형을 활용하여 살펴보았다. 한국의 주택 매매와 전세시장은 1997년 외환위기에 지역 간 전이효과가 가장 강했으며 거시·경제적 요인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고, 강남이 주요 전이자로서 역할을 하는 것을 발견하였다.
국내에서는 2000년 초기부터 관련 연구들이 등장하기 시작하였고, 여전히 활발하게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박영준·김기호(2017)는 수도권 지역 간 주택가격 변동의 동조화 및 변동성 전이 현상에 대한 실증분석을 하였다. 하위 지역적 관점에서 수도권 주택시장 분석을 위해 수도권을 하위지역 8개로 분류하여 분석을 실시하였고, 그 결과 수도권내 동조화를 발견하였으며 변동성 전이현상은 과열·침체·회복기 모두에서 강남과 버블7지역이 순유출지역으로 나타났다. 박진백·홍민구(2019)는 변동성 국면확률을 기반으로 기간을 구분하여 서울지역 주택시장의 전이효과를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나눠진 기간에 따라 전이효과를 주도하는 시장이 각기 다른 것으로 나타났으며, 대체로 글로벌 금융위기 전에는 동북권이, 이후에는 동남권이 영향력이 큰 지역으로 나타났다. 김진수(2021)는 전국 주택시장 간의 전이관계와 시장구조 파악을 위해 GARCH-BEKK 모형을 이용하여 전이 네트워크 특성 분석을 하였다. 그 결과, 서울 5개 권역 간과 6대 광역시 간의 전이효과는 존재하였으나, 서울과 지방 광역시 간의 전이는 상대적으로 약하며 강남이 포함된 서울의 동남권이 시장의 주도자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Ⅲ. 분석 방법 및 자료
본 연구는 부동산 전이효과를 분석하기 위해서 극단적인 가격 변화에 따른 전이효과를 분석하였다. 부동산 시장에 외부적인 충격이 있을 때 외부적인 충격이 지역별로 전이되는 과정을 분석하기 위해서 정상적인 시장과 극단적인 시장 상황으로 구분하여 분석할 필요가 제기된다. 이에 Ando et al.(2022)는 분위별 전이지수 모형(quantile spillover index model)을 사용하여 극단적인 전이현상을 설명하였다. 분위별 전이지수 모형은 Diebold & Yilmaz(2014)가 제안한 GVAR 모형을 확장하여 분위수별(q=0.05, 0.5, 0.95)로 전이지수를 분석한다. 여기서, 분위수 q값은 변수의 조건부 분포상에서 q가 0과 1 사이의 구간 내 값으로서, 분포의 중간에 위치한 중위수는 0.5이고, 양쪽의 극단을 의미한 0.05와 0.95를 각각 급락상황과 급등상황으로 볼 수 있다. 먼저, 공분산 정상성(covariance stationary)을 만족하는 Quantile VAR(p) 과정을 정의하면 <식 1>과 같다.
여기서 지역별 아파트매매가격지수 수익률간의 상호 연계성을 분석하기 위해서 GVAR을 이용하여 H기간 일반화된 예측오차분산분해(generalized forecast error variance decomposition, GFEVD) 모형을 적용하였다. Koop et al.(1996)의 H-GFEVD 는 <식 2>와 같이 정의한다.
여기서 Σ는 오차벡터 e의 분산행렬을 나타내고, σjj는 j번째 식의 오차항의 표준편차를 의미한다. 또한 ei는 i번째 성분에 대해 1 아니면 0을 가지는 N×1벡터이다. 일반화된 분산분해행렬 하에서 자기 자신의 분산의 기여도는 그들의 합이 1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분위수별 분산분해행렬의 각 성분을 행의 합으로 다음과 같이 표준화를 한다.
<식 3>에서 이고, 로 정의된다. GFEVD를 활용하여 분위수별 총 전이지수(total spillover index)를 <식 4>와 같이 설명할 수 있다.
다음으로, 분위수별 전이지수의 방향성 ‘TO’ 와 ‘FROM’으로 구별하였다. 먼저, TO는 한 지역의 부동산 수익률(i)이 전체 지역 부동산 수익률(j)에 영향을 주는 분위별 전이지수의 크기를 나타낸 것이다(<식 5>).
반대로, FROM은 전체 지역 부동산 수익률(j)이 한 지역 부동산 수익률 (i)에 영향을 주는 크기를 나타낸다(<식 6>).
여기서 TO와 FROM의 방향성 전이지수를 활용하여 순 전이지수(net spillover index, NSI)를 계산할 수 있다. 순 전이지수는 TO와 FROM의 차이로 <식 7>과 같이 계산한다.
순 전이지수의 값이 양의 값을 갖게 되면 순 전이전달자(net spillover transmitter)로 정의하고 반대로 순 전이지수의 값이 음의 값을 갖게 되면 순 전이수신자(net spillover recipient)로 정의할 수 있다. 분위별 전이지수모형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GVAR 모형의 최적 시차를 1로 하고 10개월의 예측기간을 적용하였다. 그리고 시간가변적 전이효과를 분석하기 위해서 75개월(7년간) rolling window 기법을 활용하여 분석하였다.
본 연구는 한국의 지역별 아파트매매가격지수를 활용 부동산시장의 전이효과를 분석하였다. 지역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서울 지역과 광역시로 분류하였다. 서울지역을 강북(Gangbuk)과 강남(Gangnam)으로 나누고 부산(Busan), 대구(Daegu), 인천(Incheon), 광주(Gwangju), 대전(Daejeon), 그리고 울산(Ulsan) 광역시 자료를 사용하였다.3) 표본자료는 KB부동산에서 제공하는 아파트매매가격지수를 활용하였고 분석기간은 1986년 1월부터 2022년 1월까지 월별 자료를 활용하였다. <그림 1>은 지역별 아파트매매가격지수 추이를 보여주고 있다. 전체적으로 가격은 상승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2010년 이후 가파르게 상승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 2020년 코로나19 이후 아파트 매매가격이 지역에 구분 없이 매우 급격하게 상승한 것을 알 수 있다.
<그림 2>는 지역별 아파트매매가격지수 수익률을 보여주고 있다. 지역별로 가격변동에 대한 변화는 시간에 따라 차이를 보이기는 하지만 2020년 코로나19 이후 양의 수익률 패턴을 보여주고 있다.
<표 1>은 아파트 매매 가격 지수 수익률의 기초통계량과 단위근 검정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서, 수익률 데이터는 월별 지수를 로그차분하였고, 기초통계량은 수익률의 시계열 분포의 특성을 보여준다. 평균은 투자론적 측면에서 월별 투자 기대수익률이고, 최대값과 최소값은 가장 높은 수익률과 낮은 수익률을 의미하며 표준편차는 수익률 변동의 위험을 알려주는 지표로 볼 수 있다. 기초통계량(Panal A)을 자세히 살펴보면, 모든 지역에서 평균 수익률은 양의 값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강남(Gangnam) 지역이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여주고 있으며 다음으로 울산(Ulsan) 지역이 높은 수익률을 보여주고 있다. 표준편차를 살펴보면 강남지역이 가장 높은 투자 위험을 보여주고 있으며 다음으로 대구(Daegu) 지역이 높은 위험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왜도의 경우 울산을 제외하고 양의 값을 보여주고 있으며 첨도는 모든 지역 수익률에서 3보다 큰 값을 갖고 있다. 또한 J-B(Jarque-Bera) 통계량이 귀무가설(수익률 시계열은 정규분포를 따른다)을 기각하고 있기 때문에 아파트 매매가격 수익률은 정규분포를 따르지 않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한편 아파트 매매지수 수익률의 시계열의 안정성 여부를 검정하기 위해 ADF(augmented Dicky-Fuller) 단위근 검정과 KPSS(Kwiatkowski–Phillips–Schmidt–Shin) 안정성 검정을 실시하였다. <Panel B>를 살펴보면, ADF 검정결과, 모든 수익률에 ‘단위근이 있다’는 귀무가설을 기각하였다. 그리고 KPSS 검정결과, 시계열은 안정적이다는 귀무가설을 기각하지 못한다. 이는 지역별 매매 가격 수익률이 안정적인 시계열로 분석되고 있다.
Ⅳ. 실증분석
본 연구는 주택시장에서의 시장상황별 전이효과를 분석하기 위해서 분위수 전이모형을 적용하였다. <표 2>는 주택가격 급락기(q=0.05), 정상상황(q=0.5), 그리고 급등기(q=0.95)로 구분하여 전이효과를 분석하였다. 우선 총전이지수(TCI)를 살펴보면, 주택시장 정상상황(q=0.5)의 총전이지수(TCI)는 61.58%의 전이효과를 보여주고 있다. 반면 주택가격이 급락기(q=0.05)의 총전이지수는 81.05%이고, 가격이 급등기(q=0.95)의 총전이지수는 85.72%로 나타났다. 이는 주택시장의 가격이 극단적으로 하락하거나 상승하는 시점에 전이지수 효과가 커지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가격 급등기와 급락기의 총전이지수 값을 비교해 보면 가격 급등기의 전이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상대적으로 주택가격 급등기에 전이효과가 증대되고 있다는 것은 부동산에 대한 자산의 구성 비중이 큰 우리나라의 가계 자산구성4)을 고려할 때 초과 수요에 따른 영향과 함께 투기적 요소 등으로 인하여 가격 전이효과가 더 크게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된다.
주택시장 지역별 순전이효과(NET)를 살펴보면, 주택가격 정상상황에는 강남, 강북, 대구지역의 순으로 양의 순전이지수 값을 보이며 그 수치는 각각 40.86, 15.26, 그리고 6.72으로 나타났다. 이는 강남, 강북, 대구지역 주택시장이 전이효과 순전달자(net-transmitter)의 역할을 하고 있으며 특히, 강남의 경우에는 전이효과의 허브시장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다른 지역의 주택시장(부산, 광주, 인천, 대전, 울산)은 음의 순전이효과를 보여주고 있는데 이는 전이효과 순수신자(net-recipient)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부산지역의 순전이효과의 값은 –21.28로 가장 큰 음의 값을 갖는 것으로 분석되었으며 타 지역의 주택시장 가격에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는 부산 주택시장이 타 지역의 투기자본의 유입을 통해서 주택시장의 가격 변동성이 커지는 것을 의미한다.
주택시장의 가격 급등기(q=0.95)과 급락기(q=0.05)를 비교해 보면, 순전이 전달자의 지역적 및 규모적 차이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적 측면에서, 가격 급등기에는 수도권지역(강북, 강남, 그리고 인천)이 양의 순전이지수 값을 보이고 있어 가격 전이효과의 순전이 전달자의 역할을 하고, 급락기에는 대구와 강남의 지역이 순전이 전달자의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강남은 급등과 급락 모두에서 순전이 전달자의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나 정상상황에서와 마찬가지로 주택시장의 흐름을 주도하는 지역으로 인식할 수 있다. 특히 대구는 급등기에 가장 큰 순수신자(-19.49)로서 역할을 하는 반면 급락기에는 가장 큰 순전달자(12.74)로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의 이러한 특성은 상대적으로 타 지역에 영향을 많이 받아 형성된 가격이 주택시장이 급락하며 침체기에 접어들면 그 영향이 급격히 빠지며 가격하락 전이를 주도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표 2>는 시장상항별 총전이지수와 지역 간의 전이정도를 설명하고 있으나 시간가변적인 변화를 보여주지 못한다. 이에 총전이지수의 동태적인 변화를 설명하고 금융위기와 같은 사건과 어떠한 관련이 있는지를 직관적으로 설명하기 위해서, 75개월 rolling window 기법을 활용하여 분석하였다. 이를 분석한 결과는 <그림 3>에서 볼 수 있으며 이는 각 분위별로 총전이지수의 시간적인 변화를 설명하고 있다. 우선 주택시장이 정상적인 시기(q=0.5)인 경우, 1998년 시점과 2021년 시점에서 총전이지수가 상대적으로 높을 값을 보이고 있다. 이는 1997년 IMF 사태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하여 전이효과가 강화되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하락추세였던 전이지수가 상승추세로 전환되는 모습이다. 이는 그 시점 이후 저금리 기조의 영향으로 인한 결과로 보여진다. 또한 가격 급등기(q=0.95)와 급락기(q=0.05)에는 전이효과 강도가 더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1997년 IMF 사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그리고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전이효과가 더 강화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최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저금리 및 유동성 확대 정책을 펼친 2020년 이후의 시기에는 주택가격이 상당히 급등한 시기이다. 이때는 급등상황에서의 전이효과의 영향이 급격히 상승하는 모습을 볼 수 있고, 반대로 급락상황에서의 전이효과의 영향은 급격히 하락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을 종합해보면, 주택가격의 급등락시기에 금융위기와 같은 경제상황들이 전이효과를 증폭시키고 주택시장에서 지역 간의 상호의존성이 높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특히 주택시장은 하락보다 상승상황에서 전이효과가 강함을 발견하였다.
<그림 4>는 상대적 극단치 의존성(relative tail dependence, RTD) 강도를 보여주고 있다. 상대적 극단치 의존성은 주택 가격 상위분위수(q=0.95)와 하위분위수(q=0.05)의 전이지수의 차이를 계산한 값으로 양의 값을 갖게 되면 가격 상승 시 전이효과가 크게 나타나는 것을 의미하고 음의 값을 갖는다면 가격 하락 시에 전이효과가 크게 나타나는 것을 의미한다. <그림 4>에서 볼 수 있듯이 상대적 극단치 의존성 강도는 1997년 이후부터 2005년까지의 구간에서 음의 영역을 보여주고 있다. 해당기간동안은 가격의 급등보다 급락에 대한 전이효과가 더욱 큰 시기이며 외환위기 이후 주택시장이 쇠퇴기를 겪으며 다양한 주택경기 부양을 위한 정책들이 제시되었다. 반면 2005년 이후부터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시점은 전체적으로 양의 값을 보인다. 2005년부터 2006년까지의 기간은 저금리와 부동산 규제완화로 인하여 발생한 부동산 투기적 요인이 강화되며 가계부채가 크게 증가하며 가격 상승에 대한 전이효과가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나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후, 금융·자본시장의 발달과 함께 GDP 대비 가계신용의 규모가 지속적으로 확대되었고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개발사업들이 주를 이루며 투기적 수요들이 늘어나며 주택가격 상승 전이효과가 강하게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연속적인 경기침체 이슈(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1년 유럽발 금융위기 등)와 부동산 규제는 주택시장의 하방압력을 강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기에 충분하였으나, 전 세계 중앙은행들은 경기를 활성화를 위한 저금리 정책을 실시하였고 이로 인하여 유동성이 증대되어 막대한 자본이 부동산 투자에 유입되면서 가격 상승시기에 전이효과 및 동조화 현상이 크게 나타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코로나19 펜데믹 시점에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저금리 정책과 전례 없는 유동성 공급 정책이 시중의 유동성을 확대시켰고 이러한 풍부한 유동자금이 부동산 시장에 빠르게 유입되며 가격 상승시에 전이효과가 강화된 것으로 판단된다.
<그림 5>는 시장상황별 전이효과를 네트워크 그림으로 분석하였다. 그림에서 청색 노드는 순전이 전달자를 의미하고 오렌지색 노드는 순전이 수신자 역할을 하고 있다. 그리고 회색 엣지는 순전이의 전달 강도를 의미하며, 엣지의 굵기가 굵을수록 전달강도가 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표 2>와 같이 시장상황별 순전이효과는 동일하게 표시되어 있다. 전체적으로 부동산 시장상황에 상관없이 강남지역은 순전이 전달자의 역할을 하고 있고, 지역별 주택시장에서 강남지역이 전이효과 허브시장인 것을 판단할 수 있다. 전이지수 네트워크 분석은 지역별 시장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직관적으로 설명할 수 있으며 또한 전이 연결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가격 전이 전달 경로를 파악하고 위험 전이효과를 차단하거나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위험 조기경보 시스템으로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주택시장에서 가격이 하락할 때 대구지역이 전이효과를 전달하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지역적인 부동산 정책을 실시하여 위험의 전달 강도를 완화시켜 가격 하락에 따른 위험의 전이가 타 지역에 전달되는 것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반면에 가격 상승 시에는 수도권(강북, 강남, 인천)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 전이 전달자의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수도권에서 부동산 투기 억제 정책을 실시하여 가격 전이효과를 완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Ⅴ. 결론
본 연구는 한국 주택시장에서의 지역별 전이효과를 분석한 연구로써 분위별 전이지수(quantile spillover) 방법을 활용하여 분석하였다. 이를 수행한 목적은 한국의 지역별 주택시장에서 전이효과의 강도와 방향을 분석하고 전이효과 전달자와 수신자를 구분하여 지역별 맞춤형 부동산 정책을 설정하는데 활용 가능성을 살펴보는 것이다. 또한 전이효과 네트워크를 작성하여 가격전이 전달경로를 분석하고 전이효과의 위험을 제어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본 연구에서는 분위별 전이지수방법을 활용하여 지역별 아파트 매매지수를 활용하여 지역별 전이효과를 분석하였다. 특히 주택시장의 가격변화를 세 가지 시장상황으로 구분하여 분석하였다. 예를 들어, 정상적인 주택시장(분위수 q=0.5), 주택가격이 급등하는 시장(분위수 q=0.95), 주택가격이 급락하는 시장(분위수 q=0.05)으로 구분하여 지역별 전이현상을 분석하였다.
실증 분석결과, 첫째, 총전이지수효과는 가격이 급등하는 시점에 전이효과의 강도가 가격이 급락하는 시점보다 더 크게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는 투기거래자에 의해서 한국 주택시장의 지역별 전이효과 커지는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강남(GangNam) 주택시장이 다른 지역의 시장에 영향을 주는 가격 전이 전달자(transmitter)의 역할을 하고 있다. 그리고 주택가격 상승 시에 강남 주택시장의 전이효과는 증대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는 강남 주택시장이 한국의 주택시장의 가격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둘째, 극단적인 가격상승(q=0.95)과 하락(q=0.05)의 시기에는 전이효과 강도가 더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1997년 IMF 사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그리고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전이효과가 더 강화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가격 급등과 급락시점에 금융위기와 같은 경제상황들이 전이효과를 증폭시키고 부동산 지역별 시장간 의존성이 높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전이효과 네트워크 분석을 통해 지역별 전이전달 경로를 직관적으로 제시하였다. 가격 급등 시에는 수도권(강북, 강남, 인천)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 전달자의 역할을, 급락 시에는 강남과 대구가 그 역할을 하였다.
이러한 주택시장의 전이 특성을 바탕으로, 주택시장을 바라볼 때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투자자의 관점에서 시장상황에 따른 지역간 전이효과를 통해 합리적인 헷지전략을 수립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리고 정책입안자의 측면에서는 부동산 시장의 안정화를 위한 정책 개발 및 대응 전략 수립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주택시장의 가격이 하락할 때에는 지역별 부동산 정책을 실시함으로써 위험의 전달 강도를 완화시켜 타 지역에 위험이 전달되는 것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주택가격의 하락으로 인해 주택시장이 침체국면에 들어섬에 따라 발생하는 지역별 미분양에 대한 선제적 관리 및 대응이 가능할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주택가격이 급락하는 상황에서 가격하락을 주도하는 시장과 그 규모가 큰 시장을 중심으로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선정할 때 보조지표로 활용하여 선제적 관리와 대응이 가능할 것이다. 반면, 가격 상승 시에는 수도권에 대한 부동산 투기 억제 정책을 고안하여 실시함으로써 가격 전이효과를 완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급격히 상승하는 시기에는 주택가격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가격상승을 주도하는 시장이자 전달자 역할을 하는 지역을 중심으로 투기지역 관리 및 고분양가관리지역으로 지정할 때 보조지표로 활용하여 과도한 투기수요로 인한 가격 급등 가능성을 줄일 수 있는 정책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본 연구의 한계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지역 간의 주택시장 전이효과를 살펴봄에 있어서 지역시장의 특수성에 대한 통제가 이뤄지지 않았다. 둘째, 주택시장 상황에서의 전이효과를 분석하고 있으나 전이효과가 발생되는 원인에 대한 설명은 미흡한 부분이 있다. 이러한 한계점을 보완하기 위해 향후 연구는 주택시장의 공통요인과 지역적 요인으로 분해 및 결정요인 분석을 진행하고자 한다. 특히 전이효과의 방향과 강도가 경제상황에 영향을 받는 것을 분석하였기 때문에 거시경제 지표를 활용하여 전이효과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분석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