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론
2004년 4월에 처음 개통된 고속철도(KTX)는 올해 4월 개통 20주년을 맞이하였다. 그간 고속철도 개통이 미치는 영향은 국토 균형발전, 전국의 1일 생활권화 등 경제, 사회, 여러 가지 측면에서 많은 변화를 주었다. 특히 그동안 고속철도의 불모지인 경기 동부권과 강원권, 충북권 그리고 경북권에도 강릉선(2017년 12월, 청량리-강릉)과 중앙선(2021년 1월, 청량리-안동)이 개통되어 고속철도의 수혜를 누리고 있으며 2024년 현재에는 청량리역에서 서울역까지 연장하여 운행하고 있다.
임병호(2008)는 고속철도 개통으로 여러 가지 영향요인이 발생하는 데 특히 직접요인은 접근성의 요인으로 고속철도 이용객수의 변화, 통근·통학의 변화가 있고, 간접요인으로는 인구변화 및 인구수 이동, 지가변화(지가변동률) 등이 있다고 하였다.1) 특히 KTX의 개통은 해당 지역의 부동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 지가변동 뿐만 아니라 아파트 가격 등 주택시장에도 크게 영향을 미칠수 있다.
그 간 국내 고속철도 개통이 미치는 연구는 지역경제, 편익, 수요 등을 총 망라하고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 왔다. 그러나 국내 선행연구는 주로 경부·호남선을 주축으로 연구되어 왔으며, 40만 미만의 중소도시를 대상으로 한 연구는 아직 미흡한 실정이다.2) 작금의 지방 중소도시는 저출산과 고령화, 인구감소 등으로 지방소멸 위기에 처해 있으며 지방정부에서는 도시 재생과 경쟁력을 갖추기 위하여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특히 중소도시에 있어서 지역 인구와 부동산시장 특히 주택시장은 지역경제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중소도시의 인구감소는 주택시장에도 영향을 미쳐 악성 미분양주택 증가, 빈집 증가 등 지역경제 기반을 흔들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중소도시의 KTX 개통이 인근 도시 간 교통 접근성 향상으로 지역 인구와 주택시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혹은 KTX 개통효과는 있는지 의문점에서 출발하였다. 본 연구는 2021년 1월 중앙선 고속철도 개통 이후 강릉·중앙선 KTX 정차역 6개 중소도시를 대상으로 KTX 이용객수와 지역 인구 그리고 주택시장 상호 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살펴보고 연구결과에 대하여 KTX 개통이전 사례, 선행연구와 비교분석 하면서 시사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본 연구의 시간적 범위는 중앙선 개통인 2021년 1월부터 2023. 12월까지이며 공간적 범위는 강릉·중앙선에 KTX가 정차하는 6개 중소도시이다.3) 내용적 범위는 월 단위 패널자료이며 분석방법은 그랜저 인과관계 분석이다. 본 연구결과는 소멸 위기에 있는 중소도시의 도시 재생, 주택시장 등 정책수립에 귀중한 참고자료가 될 것이다.
한편 본 연구대상 도시에서 KTX 정차역 중 군 단위의 중소도시는 지역경제의 대표적인 요인 중 부동산 관련 지표에 대하여 자료 미 공표 등으로 자료 획득에 어려움이 있어 제외하였다.4)
Ⅱ. 이론적 논의
먼저 고속철도 운영현황은 본 연구대상 노선인 강릉선과 중앙선에 한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현재 강릉, 중앙선에는 KTX-이음이라는 준고속열차5)가 운행하고 있는데 본 연구에서는 편의상 고속철도(KTX)로 통일하여 기술하고자 하며 운영현황은 다음 <표 1>과 같다. 2023. 12. 26. 코레일의 열차 운행 개편으로 현재 강릉선은 주중 왕복 40회, 주말 60회가 강릉·동해역에서 서울·청량리역을 오가고 있으며 중앙선은 주중 16회, 주말 18회가 안동역과 서울·청량리역을 운행하고 있다. 주말기준으로 보면 강릉선의 운행횟수가 중앙선 운행횟수 보다 3배 정도 많다. 종착역 기준으로 최단 소요시간을 보면 서울-강릉은 1시간 49분, 청량리-강릉은 1시간 28분, 서울-동해는 2시간 25분, 청량리-동해는 2시간 10분이며 서울-안동은 2시간 28분, 청량리-안동은 2시간으로 서울역 기준으로 강릉행은 안동행보다 39분, 청량리역 기준7)으로는 32분 정도 소요시간이 적게 걸린다.
자료: 코레일 내부자료를 근거로 재작성(한국철도공사, 2023b).
한편 최근 3년간 강릉·중앙선 주요 KTX 주요 정차역 총 이용객수를 살펴보면 위의 <표 2>와 같다. 단연 수도권 동북부 관문인 청량리역 이용객수가 17,752천 명으로 최대이고, 그 다음으로 강릉역과 원주역의 이용객수로 각각 8,304천 명과 6,050천 명으로 나타났다. 주요 이용객수는 강릉역은 휴양도시로 관광객이, 원주역은 혁신도시로 인한 주변 도시의 통근자로 보여지며, 제천역의 이용객수도 4,222천 명으로 나타났다.
주요역 | 청량리 | 원주 | 강릉 | 동해 | 제천 | 영주 | 안동 |
---|---|---|---|---|---|---|---|
이용객수6) | 17,752 | 6,050 | 8,304 | 2,222 | 4,222 | 2,182 | 2,089 |
자료: 코레일 내부자료를 근거로 재작성(한국철도공사, 2021, 2022, 2023a).
고속철도 개통 후 고속철도가 미치는 지역경제에 대한 연구사례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꾸준히 진행되어 왔다. 김용래(2022), 나영·김용구(2016), 박미숙·김용구(2016), 이제용·김영표(2020), 최성관(2018), Chen & de Abreu e Silva(2011), Zhang et al.(2014) 등은 연구결과에서 고속철도(KTX) 개통은 지역의 경제활동 촉진 및 지역 생산성 향상 등 지역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하였다. 반면 일부 연구학자는 고속철도(KTX) 개통만으로는 지역경제 발전은 어렵고 또한 KTX 개통으로 인해 지역내총생산과 인구 부분에서 지역 불균형을 심화시켰으며 이는 중소도시의 성장을 저해하는 원인이 되었다고 주장하기도 하였다.8)
본 연구에서는 선행연구와 관련하여 지역경제는 부동산시장 부문에 국한하여 살펴보며 크게 KTX 개통이 인구나 부동산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인구가 부동산시장에 미치는 영향 두 가지 관점에서 살펴보기로 한다. 먼저 KTX 개통이 지역인구나 부동산시장에 미치는 연구를 보면 김진옥(2023)은 고속철도 개통이 주변 아파트 매 매가격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하였고, 하유진(2018)도 고속철도 개통이 경기 남부 신도시 공동주택 가격에 고속철도역까지의 거리에 따라 아파트 가격수준이 차등화되며 개통공사가 진행될수록 상대적으로 아파트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하였다. 마찬가지로 Che(2011), Xia & He(2015)도 중국 고속철도 개통이 집값에 미치는 연구에서 주택과 역과의 거리는 매우 큰 영향(반비례)을 미친다고 하였다. 반면 Andersson et al.(2010)은 대만 고속철도와 집값 연구에서 고속철도 요금이 비싸고 편의성도 좋지 않아 고속철도 개통이 주변 집값에 영향력이 없다고 하였다. 장붕천(2021)도 중국 징호고속철도를 중심으로 한 연구에서 고속철도 계획기간과 착공기간 중 과도한 이중 지가상승으로 오히려 고속철도 개통시 주변 부동산 가격은 5.8% 하락하였다고 하였다.
다음으로 인구가 부동산시장에 미치는 연구를 보면 한동근(2008)은 지역내총생산과 인구가 주택가격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라고 한 반면 최은영·조대헌(2005)은 서울 강남의 사례를 근거로 주택가격이 인구의 규모와 이동을 결정한다고 하였다. 박민근 외(2017)는 서울시 주택가격, 인구, 지역내총생산 간 인과분석에서 서울시 인구는 지역내총생산과 주택가격에 의하여 영향을 받지만 그 반대인 인구는 지역내총생산과 주택가격에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하였다.
이상과 같이 선행연구에 대해 살펴보았으며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점에서 선행연구와 차별성이 있다. 먼저 KTX 개통이 실질적으로 중소도시 인구 증가에 유의한 영향이 있는지 즉 수도권 등으로 빨대효과가 있는지 대한 실증적인 연구이고, 두 번째로 선행연구에서는 상반된 결과를 보이고 있는 주택가격과 인구 간의 상호 영향에 대한 실증분석이다. 또한 KTX 개통 전후를 비교분석 해 봄으로써 실질적인 KTX 개통 효과에 대한 분석을 가름해 볼 수 있을 것이다.
Ⅲ. 분석의 틀
본 연구는 KTX 개통에 따른 강릉·중앙선 중소도시의 KTX 이용객수와 지역인구 그리고 주택시장 상호 간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따라서 주요 변수는 다음과 같이 설정하였다. 먼저 KTX 이용객수 변수는 강릉선과 중앙선에 KTX가 정차하는 6개 중소도시(원주, 강릉, 동해, 제천, 영주, 안동9))의 월 승하차인원으로 2021. 1월부터 2023. 12월까지 36개월간이다. KTX 이용객수 변수는 선행연구(김용래, 2022; 박미숙·김용구, 2016)에서 이미 지역경제와 연관성을 알아보기 위하여 변수로 활용한 사례가 있었다.10) 그 다음으로 지역인구 요인으로 KTX 정차역 도시의 인구 증가율을 변수로 선정하였다. KTX의 개통으로 인한 접근성 향상은 정차도시의 인구유입 또는 인구유출을 가져올 수 있고 인구유입은 부동산시장 특히 주택시장에 중요한 요인으로 판단될 수 있다. 박민근 외(2017)는 서울시의 주택가격과 인구 그리고 지역내총생산 인과관계 분석에서 거주인구를 변수를 사용한 사례가 있었고, 한동근(2008)도 같은 맥락에서 인구규모를 변수를 사용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거주인구, 인구증가율, 순이동인구 등의 변수를 고려해 볼 수 있으나, 거주인구와 순인구이동을 포함할 수 있는 인구증가율을 변수로 선정하였다.
다음으로 주택시장 지표와 관련해서는 주택거래량과 주택가격지수를 선정하였다. 주택시장에서 주택거래량과 주택가격지수 지표는 부동산시장과 밀접한 대표적인 관계로 선행연구에서도 많이 다루고 있다. 김경환 외(2019)는 1인당 지역내 총생산 (GRDP)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에서 부동산특성(주택보급량 등)을 통제변수로 활용하였으며, 박민근 외(2017)도 서울시 지역내 총생산(GRDP)과의 인과분석에서 주택가격지수를, 임규채(2017)는 대구지역 경제성장 요인에 관한 동태적 연구에서 아파트매매가격지수를, 나영·김용구(2016) 및 박미숙·김용구(2016)도 고속철도 개통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연구에서 주택매매가격지수를 변수로 활용하였다.
한편 본 연구에서 변수 선정에 있어서 주택시장의 여러 가지 지표인 아파트 거래량, 주택매매가격변동율(%), 아파트 매매, 전세, 월세가격지수 등을 고려해 볼 수 있으나 일부 지표는 아직 공표가 되지 않았고 아파트에 국한된 지표는 중소도시의 전체적인 주택시장을 대표하는 데 한계점이 있어 주택시장을 대표할 수 있는 주택거래량과 주택가격지수를 선정하였다. 변수 선정에 관한 내용은 다음 <표 3>에 정리되어 있다.
구분 | 변수명 | 내용 | 단위 | 출처 | 기간 |
---|---|---|---|---|---|
접근성 | KTX 이용객수 | 월별/역별 KTX 이용인원 | 명 | 선행연구 코레일 내부자료 | 2021.01. ~ 2023.12. |
지역 인구 | 인구증가율 | 해당도시 순 인구 증가율11) | % | 선행연구 KOSIS 국가통계포탈 | |
주택 시장 지표 | 주택거래량12) | 아파트, 연립, 다세대, 단독주택 등 전체 거래 면적 총 합계13) | 천m2 | 선행연구 한국부동산원 | |
주택가격지수14) | 종합주택(아파트, 연립, 단독주택)매매가격지수 | 숫자 | 선행연구 한국부동산원 |
다음으로 본 연구자료의 기초통계량은 다음 <표 4>에 정리되어 있다. 먼저 2021년 1월 대비 2023. 12월 KTX 이용객수를 살펴보면 원주역은 1.7배 증가한 222,717명, 강릉역은 1.8배 증가한 288,080명, 제천역은 1.6배 증가한 142,669명, 안동역은 1.7배 증가한 73,157명으로 나타났다. 인구 증가율은 동해와 영주·안동에서 증가하였으나 그 증가폭은 미비하였다. 주택거래량(면적)을 보면 강릉시만 제외하고는 5개 중소도시에서 모두 감소하였는데 마찬가지로 주택거래량 거래호수도 감소하였다.15) 주택가격지수를 보면 6개 도시에서 모두 증가하였으며 증가폭은 강릉시와 제천시가 가장 컸으며 원주시가 2.65%로 가장 낮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본 연구에 있어서 연구모형과 연구가설은 다음 <그림 1>과 <표 5>와 같다. 앞서 언급한 대로 KTX 개통에 따른 지방 중소도시의 공간에 한정하여 KTX 이용객수와 지역인구 그리고 지방 주택시장 간 삼변량 시계열 자료를 근거로 상호 영향 관계를 파악하고자 하였다. 연구가설은 크게 4가지로 구분하였으며 삼변량 변수외 추가로 KTX 개통 이후 지방도시 주택시장 내 주택거래량과 주택가격지수 간에도 상호 영향 관계가 있는지 살펴보고자 하였다.
본 연구에 있어서 분석자료는 패널데이터이며 분석방법은 시계열분석인 VAR 모형의 그랜저 인과관계 검정법(Granger causality test)이다. 그랜저 인과관계 검정법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일련의 몇 가지 선행 검정 조건이 필요한데 이하 자세한 내용을 설명하기로 한다.
시계열 자료는 기본적으로 시간의 변화에 대한 특성이 반영되며 이러한 시계열 자료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평균 또는 분산이 달라지는 불안정한 시계열 자료가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만약 이러한 자료를 그대로 적용하게 되면 변수 간에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외견상 의미 있는 것처럼 보이는 가성적 회귀 현상(spurious regression)16)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러한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여 분석에 이용하게 되면 잘못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김용래, 2019; 남준우 외, 2016). 그래서 기초 시계열 자료가 안정적인지 불안정적인지 검증하는 과정이 바로 단위근 검정(unit root)과 공적분 검정이다. 일반적으로 패널 단위근 검정으로는 LLC(Levin, Lin and Chu)와 IPS(Im, Pesaran and Shin), ADF-Fisher, PP-Fisher 검정 등이 있으며 크게 공통적 단위근 과정을 가정하는 검정과 개별적 단위근 과정을 가정하는 검정으로 나눌 수 있다. Levin et al.(2002)은 공통 단위근 과정의 패널 검정기법이며 Im et al.(2003)은 개별 단위근 과정의 패널 검정기법이다. LLC와 IPS는 기본적으로 전통적인 ADF의 원리에 따르고 있지만, LLC의 경우 모든 패널 자료에 대한 자기상관 계수에 대해 동질성을 가정한다. 하지만, IPS는 그러한 동태성에 있어서 이질적인 수 있는 가능성을 허용함으로써 LLC를 포함한 다른 패널 단위근 분석기법보다 일반적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공통단위근의 대표적인 기법인 LLC와 개별단위근의 대표기법인 IPS 두가지 검정방법을 선택하여 단위근 존재여부를 검정하고자 한다.17)
한편 공적분 검정은 단위근이 존재하는 시계열 데이터 간의 분석을 위해 고안된 방법이다(Engle & Granger, 1987). 공적분 검정은 불안정한 시계열 자료 간 선형결합이 안정적인 시계열인지 검정하는 것으로 비록 단위근이 존재하더라도 공적분을 통해 변수 간 자료가 안정적인 선형결합이 존재할 경우 그랜저 인과관계 검정을 통하여 상호 인과관계를 검정할 수 있다.18)
패널 공적분 검정으로는 Kao(1999), Pedroni(1999), Fisher형 검정(Maddala & Wu, 1999) 등이 있다. Pedroni, Kao는 Engle & Granger(1987)의 잔차에 기초한 공적분 검정 방법을 패널자료에 적용하기 위하여 확정한 것이며, Maddala & Wu는 Johansen 검정 방법을 이용하는 Fisher형 검정 방법이다(배진성, 2014). 위 3가지 검정방식의 귀무가설은 Pedroni는 ‘공적분 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이고, Kao는 ‘공적분 벡터가 없다.’이며, Fisher는 ‘공적분 방정식이 없다.’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 있어서는 위 3가지 패널 공적분 검정 방식을 모두 검정하여 공적분 존재여부에 대하여 신뢰성을 높이고자 하였다.
독립변수와 종속변수 혹은 설명변수와 반응변수 사이에 있어서 어느 일방이 아니라 종속변수가 독립변수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고 어느 변수가 종속변수이고 독립변수인지 애매모호한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럴 때 상호 변수에 대한 인과관계를 분석할 수 있는 검정 방법이 바로 그랜저 인과관계 검정법(Granger causality test)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 방법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변수의 패널 단위근 존재 여부 및 공적분 검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랜저 인과관계 검정은 시계열 변수 간의 선후 인과관계를 분석하는 방법으로써, 안정적인 시계열 또는 공적분 관계에 있는 두 개의 불안정적인 시계열(패널 단위근 존재) 중 하나의 자기회귀항이 다른 하나의 시계열을 통계적으로 설명하는지를 검정하는 방법으로 F검정을 통해 이루어진다(김진유, 2006). 즉 X와 Y라는 두 개의 안정적인 시계열(stationary time series)이 있을 때 두 시계열의 자기회귀항(AR항: auto regression terms)을 설명변수로 하는 이변량 시계열 모형에서 Y의 AR항이 X에 유의적인 영향을 미치는지(또는 X의 AR항이 Y에 유의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보는 것이다(이용만·이상한, 2004).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KTX 이용객수와 인구증가율, 주택시장 주요변수 간 상호 또는 선후 인과성과 유의성에 대하여 그랜저 인과관계 검정을 시행하였다.
Ⅳ. 실증분석
본 연구에 있어서 4개 변수에 대한 기술통계량은 다음 <표 6>에 정리되어 있다. 강릉·중앙선의 6개 정차역 월 평균 KTX 이용객수는 116,076명이고 최대 이용객수는 2022년 8월 강릉역을 이용한 304,815명이고, 최소 이용객수는 25,394명으로 2021년 1월 동해역을 이용한 이용객수이다. 6개 중소도시의 평균 인구증가율은 0.0046%로 미비한 수준이며 최대 인구증가율은 0.8874%로 2023년 3월 제천시의 인구증가율이다.
주택거래량은 평균 36.81천m2, 최대는 원주시의 2021년 12월 거래량인 219천m2이다. 주택가격지수는 100(2021.6월 기준) 대비 평균 103.42이고 최대지수는 제천시 2021년 10월 지수인 109.55이고, 최소지수는 강릉시의 2021년 1월 지수인 96.68이다.
앞서 언급한 대로 본 연구에서는 패널 단위근 검정기법은 공통단위근의 대표적인 기법인 LLC기법과 개별단위근의 대표기법인 IPS 두가지 검정 방법을 선택하여 비교 검정하였다.19) 검정결과는 다음 <표 7>에 보는 바와 같으며 두가지 검정 모두 KTX 이용객수, 인구증가율, 주택거래량 변수에서는 단위근이 존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으나, 주택가격지수 변수에서는 단위근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변수 | KTX 이용객수 | 인구증가율 | 주택거래량 | 주택가격지수20) | |||||
---|---|---|---|---|---|---|---|---|---|
귀무가설 | 검정법 | 통계량 | 확률 | 통계량 | 확률 | 통계량 | 확률 | 통계량 | 확률 |
공통단위근 | LLC t | -4.177 | 0.000 | -7.284 | 0.000 | -5.639 | 0.000 | -2.548 | 0.005 |
개별단위근 | IPS w | -2.282 | 0.011 | -8.036 | 0.000 | -4.585 | 0.000 | -1.118 | 0.132* |
따라서 그랜저 인과관계 검정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KTX 이용객수, 인구증가율, 주택거래량 그리고 주택가격지수 간 장기적으로 공적분 관계가 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패널 공적분 검정은 Pedroni, Kao, Fisher형 3가지 방식으로 시행하였으며 다음 <표 8>과 <표 9>에는 공적분 검정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위 검정결과는 보면 KTX 이용객수, 인구증가율, 주택거래량 그리고 주택가격지수 간 Pedroni의 검정 통계량, Kao의 ADF t-Statistic, Johansen-Fisher의 Trace와 Max-eigen 검정 모두에서 공적분 방정식이 존재함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그랜저 인과관계 분석을 할 수 있는 데이터의 강건성(robustness)은 확보되었다고 볼 수 있다.
앞장에서 본 바와 같이 변수 간 패널 단위근 및 공적분 검정을 통해 그랜저 인과관계 검정이 가능하였다. 일반적으로 그랜저 인과관계 검정시 적정차수의 결정은 크게 2개의 정보 기준인 AIC 정보기준(Akaike information criterion)과 SC 정보기준(Swartz information criterion) 중 연구자가 선택할 수 있으며 본 연구에서는 SC 정보기준을 적정차수로 선택하였다.21) 그러나 본 연구자료가 월별 자료이고 KTX 이용객수의 교통 접근성 요인을 고려하여 적정차수에 대해서만 인과관계를 검정하는 것보다 1기에서 6기까지22) 모두 검정하여 분석하고자 하였으며 분석 결과는 다음 <표 10>에 정리되어 있으며 연구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KTX 이용객수와 인구증가율 간에는 상호 영향을 주는 유의미한 관계가 존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KTX 이용객수는 KTX 정차역 해당 도시의 인구증가율에 영향을 미치고 있었고 그 반대의 경우인 해당도시의 인구증가율도 KTX 이용객수에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다만 적어도 상호 영향을 미치는 시기는 6개월 정도 지나야 영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행연구에서는 인구유입에 대한 긍정적인 효과와 수도권의 빨대효과 등 부정적인 효과가 상존하였으나, 본 연구에서는 긍정적인 효과로 나타났다. 둘째, KTX 이용객수와 주택거래량 간에도 상호 영향을 주는 유의미한 관계가 존재하였다. 적정차수는 1기이지만 4기에서도 KTX 이용객수가 주택거래량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KTX 이용객수와 주택가격지수 간에는 4기에서 상호 영향을 주는 유의미한 관계가 존재하였으며 특히 KTX 이용객수가 주택가격지수에 미치는 영향은 3기부터 6기까지로 그 영향력은 그 반대의 경우보다 훨씬 컸다. 넷째, 인구증가율과 주택거래량 간에는 1기, 3기, 4기에서 상호 영향을 미치고 있었으며, 주택거래량은 1기부터 6기까지 매기마다 인구증가율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섯째, 인구증가율과 주택가격지수 간에는 5기와 6기에서만 주택가격지수가 인구증가율에 영향을 미치는 있었고 그 반대의 경우인 인구증가율은 주택가격지수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최은영·조대헌(2005)의 주택가격이 인구의 규모와 이동을 결정한다고 연구결과와 비슷하게 도출되었다. 여섯째, 주택거래량과 주택가격지수 간에는 1기에서 상호 인과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와 같은 연구결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면 KTX 개통 효과로 인한 주요 정차역에 KTX 이용객수가 증가하면 해당 도시의 인구와 주택시장에 활성화가 되는 등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예측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위와 같은 KTX 개통 효과에 대하여 추가적인 실증적인 효과 분석이 필요하여 다음과 같이 KTX 개통 전의 효과분석을 추가적으로 시행하였다.
서론에서 언급하였듯이 강릉선은 2017년 12월, 중앙선은 2021년 1월에 각각 KTX가 개통되었다. 앞장에서 살펴 본 KTX 개통 이후의 구체적인 효과 분석을 위해서는 강릉·중앙선의 KTX 개통 이전의 인구와 주택시장 간 그리고 주택거래량과 주택가격지수 간 상호 효과분석이 필요하다. 그러나 강릉선과 중앙선의 KTX 개통 시기가 4년이나 차이가 나고 특히 강릉선 개통 이전의 자료(2014∼2016)는 개통이후 자료(2021∼2023)와 시간적 갭이 존재하는 불균형 패널자료로 자료의 강건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한계점이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부득이 강릉선을 제외하고 중앙선 개통이전 3개 중소도시(제천, 영주, 안동)를 대상으로 36개월간(2018.1∼2020.12) 효과를 분석하였으며 분석결과는 다음 <표 11>과 같다.
중앙선 KTX 개통 전 인구와 주택시장 간 상호 인과관계를 보면 주택가격지수만 인구증가율에 영향을 미치고 있었으며 나머지 변수 간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택가격지수가 인구증가율에 영향을 미치는 결과는 KTX 개통 이후에도 같은 결과가 도출되어 이는 KTX 개통 효과와는 아무런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위와 같이 KTX 개통 전후를 종합적으로 비교·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KTX 개통 효과로 인한 KTX 이용객수는 강릉·중앙선 6개 중소도시의 인구증가율과 주택거래량 간 상호 유의한 영향을 주고 있다. 또한 KTX 이용객수는 주택가격지수에도 유의한 영향을 미치고 있었는데 이는 소멸 위기에 처해 있는 지방 중소도시로서는 인구감소와 미분양주택 증가 등 침체된 주택시장 활성화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둘째, KTX 개통 효과로 인한 도시 지역내 인구증가율은 주택거래량과도 상호 유의한 영향을 미치고 있었는데 특히 주택거래량이 인구증가율에 더 유의한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이는 KTX 접근성 향상으로 전원주택, 농가주택, 세컨 하우스 등 주택거래량이 지역내 인구증가를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셋째, KTX 개통 효과는 지역 도시내 주택거래량과 주택가격지수 상호 간에도 유의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이는 선행연구와 비교해 볼 때 KTX 개통은 인근 부동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같은 결론이 도출되었으나 이는 개통 초기 효과로 지속적인 효과에 대해서는 현재로선 의문이며 향후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넷째, KTX 개통과 무관하게 주택가격지수는 인구증가율에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이와 같은 연구결과는 박민근 외(2017), 한동근(2008)의 주택가격이 인구에 영향을 미친다는 선행연구와 같은 결과로 통상 주택가격은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의거하여 수요측면인 인구가 주택가격을 결정해야 하는데 그 반대의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이는 지방 도시별 특색이나 개인이 주택구매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인프라, 교육, 교통, 커뮤니티 등)에 대하여도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V. 결론 및 시사점
본 연구는 강릉·중앙선 6개 중소도시 KTX 이용객수를 중심으로 KTX 이용객수와 인구, 주택시장 간 상호 영향 관계 여부를 알아보기 위하여 KTX 개통 전후 관계를 그랜저 인과관계 검정을 통해 비교·분석하였다. 본 연구결과는 대부분 선행연구와 같은 결과를 도출하였으며 연구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KTX 개통 효과로 인한 KTX 이용객수는 강릉·중앙선 6개 중소도시의 인구증가율과 주택거래량 그리고 주택가격지수에 상호 유의한 영향을 주고 있었다. 둘째, KTX 개통 효과로 인한 중소도시의 인구증가율은 주택거래량과도 상호 유의한 영향을 미치고 있었는데 특히 주택거래량이 인구증가율에 더 유의한 영향을 미치고 있었으며 이는 KTX 접근성 향상으로 인한 주택거래량 증가가 지역내 인구증가를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셋째, KTX 개통 효과는 중소도시 내 주택거래량과 주택가격지수 상호 간에도 유의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이는 개통 초기의 효과로 나타났으며 지속적인 효과 분석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넷째, KTX 개통 효과와는 무관하게 주택가격지수는 인구증가율에 KTX 개통 전후로 꾸준히 영향을 미치고 있었는데 이에 대해서도 지방도시 특색, 개인 주택 구매 성향, 요인 등에 대해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소멸위기에 처해 있는 지방 중소도시로서는 KTX 개통이 인구감소와 침체된 주택시장 활성화 등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는 신설 개통되는 노선에 지자체에서 KTX 정차역 유치에 사활을 거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최수상, 2024).
한편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한계점을 가진다. 먼저 본 연구결과는 지역별로 특색이 있고 아직 연구결과가 없는 동해선, 전라선 등 일부 노선에 일반화하기에는 어렵다는 한계점이 있다. 둘째, 주택시장거래 지표, 지역내 총생산(GRDP) 등의 미 공표로 중소도시의 군 단위 도시를 연구대상에 포함하지 못한 점과 KTX 개통에 따른 지역내 총생산(GRDP)과 주택시장 간 인과관계 분석을 하지 못한 점은 못내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는 앞서 언급한 추가적인 연구과제와 함께 후속 연구과제로 남긴다. 이러한 한계점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결과는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내포한다. 저출산, 인구감소 등으로 소멸위기에 처해 있는 지방 중소도시로서는 도시 재생에 KTX가 지렛대 역할을 할 것이며 향후 인구 및 주택시장 정책수립에 귀중한 참고자료가 될 것이다.